▲ '통합돌봄과 사회적경제의 역할 토론회'가 '사회적기업의 날' 기념식 세션으로 1일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라이프인
▲ '통합돌봄과 사회적경제의 역할 토론회'가 '사회적기업의 날' 기념식 세션으로 1일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라이프인

2026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지역 기반 돌봄에서 사회연대경제의 역할과 과제를 모색하는 '통합돌봄과 사회적경제의 역할 토론회'가 7월 1일 '사회적기업의 날' 기념식 세션으로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현장에서는 돌봄 분야에 활발히 진출한 사회적협동조합 등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현실과 가능성, 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진단과 제안이 나왔다.
 

▲ 정승국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 ⓒ라이프인
▲ 정승국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 ⓒ라이프인

정승국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은 인사말에서 "사회적협동조합 등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이 돌봄 분야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으나, 서비스 단가의 낮음, 기관 간 경쟁, 지역 간 격차 등 여러 현실적 제약으로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영세성을 극복하고, 품질 높은 돌봄서비스 제공 준비가 필요하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구체적인 과제를 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 김연아 성공회대 사회적기업연구센터 교수. ⓒ라이프인
▲ 김연아 성공회대 사회적기업연구센터 교수. ⓒ라이프인

김연아 성공회대 사회적기업연구센터 교수는 "통합돌봄은 단순히 서비스 확충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이자 장기적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며, 사회연대경제의 역할로 혁신적인 돌봄 인프라 구축과 주민 주체 기반의 공동체성 회복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사회연대경제는 단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주민과 함께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생산자이자 정책의 거버넌스 주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면서 사회연대경제가 돌봄의 공공성을 확장하고 지역 돌봄 생태계의 핵심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합돌봄을 위한 지역사회 조례와 제도 설계에서 주민참여와 공공성 강화를 명확히 하고, 기초지자체에 과도한 책임을 떠넘기지 않도록 국가와 광역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사회연대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촉구했다.
 

▲ 오영택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성장지원팀 팀장. ⓒ라이프인
▲ 오영택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성장지원팀 팀장. ⓒ라이프인

오영택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성장지원팀 팀장은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통합돌봄 참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기초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통합돌봄과 사회연대경제 지역 모델 분석'에서는 20개 지역을 대상으로 ▲민관협력 체계 구축 ▲의료사회적협동조합 역할 ▲지역 통합돌봄 네트워크 형성 ▲주민 참여 돌봄사회적협동조합 구성 등 4가지 기준으로 평가했으며, 서울시 노원, 광주시 광산구,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등이 우수 모델로 꼽혔다.

조사 결과, 사회연대경제 조직은 지역 내 다양한 주체와 협력해 주민 중심 돌봄을 제공하는 데 기여하고 있었으나, 지역별로 역량과 협력체계 수준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맞춤형 지원, 네트워크 활성화, 자원 공유 체계 마련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오 팀장은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이 통합돌봄의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현장 역량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필수적이며,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사회연대경제가 돌봄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통합돌봄과 사회적경제의 역할 토론회' 패널. (왼쪽부터)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돌봄지원정책개발센터 센터장, 홍진주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윤봉란 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이사장, 김연아 성공회대 사회적기업연구센터 교수. ⓒ라이프인
▲ '통합돌봄과 사회적경제의 역할 토론회' 패널. (왼쪽부터)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돌봄지원정책개발센터 센터장, 홍진주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윤봉란 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이사장, 김연아 성공회대 사회적기업연구센터 교수. ⓒ라이프인

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돌봄지원정책개발센터 센터장은 통합돌봄의 핵심 과제로 '보편적 돌봄으로의 인식 전환과 복지에서 보건까지 확장된 공급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취약계층 중심 돌봄에서 벗어나 누구나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위험을 경험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지역 수요를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연대경제 주체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책임성과 공공성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보건·의료 협동조합 등과 협업해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유 센터장은 "개인적으로 나는 협동조합이 있어서 진짜 행복했다"며 대전시 대덕구에서 활동하는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언급했다. 그는 민들레의료사협이 운영하는 방문 의료 체계와 예방 중심 건강돌봄학교 등 지자체와 협동조합 간 협력을 통한 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지역 맞춤형 모델을 사회연대경제가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혜경 부산돌봄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사회연대경제가 고령화 사회에서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돕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돌봄 인력의 의료 역량 강화와 복합 욕구 해결을 위한 '케어 코디네이터'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단순한 서비스 양 확대보다 지역 실태 조사와 사회적 목적에 맞는 통합 돌봄 지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진주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연대경제가 반드시 통합돌봄을 주도해야 하는지 비판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서울 등지에서 단가와 공급 방식 충돌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지역 거버넌스 약화와 중간 지원 조직 역할 회복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오영택 팀장 조사 결과에 대해 "현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과거 데이터 활용과 심층 분석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돌봄 분야에서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통합돌봄과 사회적경제의 역할 토론회' 패널. (왼쪽부터)오영택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성장지원팀 팀장, 이형배 마을과자치협동조합 이사장, 안혜경 부산돌봄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한복남 사회적협동조합 강서나눔돌봄센터 센터장. ⓒ라이프인
▲ '통합돌봄과 사회적경제의 역할 토론회' 패널. (왼쪽부터)오영택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성장지원팀 팀장, 이형배 마을과자치협동조합 이사장, 안혜경 부산돌봄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한복남 사회적협동조합 강서나눔돌봄센터 센터장. ⓒ라이프인

이형배 마을과자치협동조합 이사장은 "동료 상담가가 전문 복지사보다 더 신뢰를 받는 사례처럼, 지역사회와 당사자의 참여가 핵심"이라며, 통합돌봄에서 전문성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직접적인 참여와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이 서비스 공급과 소비자(주민)의 간극(사회연대경제 조직이 제공 가능한 서비스와 주민이 실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서비스 사이의 차이)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단순한 서비스 공급 확대보다 지역과 당사자가 함께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역할에 대해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이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브랜딩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사회연대경제가 단순히 법인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조직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봉란 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이사장은 광주 지역에서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통합돌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실제 참여율은 12~13%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이 적극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정책 기획자들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지역 민간 협치 구조와 상설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사회연대경제의 진입과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이사장은 "사회연대경제가 통합돌봄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복지 정책 당국이 이를 인지하고 공공조달 정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지역 사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정책의 안정적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복남 사회적협동조합 강서나눔돌봄센터 센터장은 "사회연대경제 기업들이 지역 기반 통합 돌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실제로는 안정적인 일감 부족과 과도한 자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며, "하반기에는 동종·이종 기업 간 네트워크 지원 사업과 실질적 멘토링·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더 이상 각자 도생하지 않고 사회연대경제 돌봄 생태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라이프인은 사회연대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사회적경제'에서 '사회연대경제'로의 용어 변경을 제안한다. 다만, 원활한 내용 전달을 위해 사회연대경제 용어가 정착되기 전까지 사회적경제와 사회연대경제를 병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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