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명'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5억 원의 저예산 제작비, 2개월여의 초단기 제작 기간, 그리고 오컬트 모큐멘터리라는 낯선 장르로 기존 흥행 공식을 비껴갔지만, '신명'은 대중의 후원과 참여를 기반으로 흥행에 성공한 대표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전 정권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는 2024년 12월 3일 계엄령 선포 이후 기획돼, 각종 음해와 논란 속에서도 제작을 강행하며 2025년 6월 2일 개봉에 이르기까지 5개월 만에 완성됐다.
총 제작비 15억 원은 대중의 후원과 투자로 마련됐다. 영화 제작사 측은 후원형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병행해 진행했고, 그 결과 4,200여 명의 후원자와 투자자들로부터 총 19억 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관객들은 비교적 소액으로 영화 제작에 참여할 수 있었고, 투자자는 관객 수에 따라 수익을 분배받는 방식이었다.
개봉 이후 영화는 관객들 사이에서 'N차 관람' 릴레이를 일으키며 누적 관객 수 70만 명을 돌파, 손익분기점인 3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이에 따라 증권형 펀딩 투자자는 최대 90%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100만 원을 투자한 경우 190만 원을 돌려받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오마이컴퍼니의 한송이 대표는 "영화 '신명'의 제작비 마련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기로 했을 때, 정치 상황의 혼란과 짧은 제작일정 및 조기 개봉 계획에 솔직히 걱정이 컸다. 그러나 4,000명이 넘는 수많은 시민들의 후원과 투자 그리고 지지의 말씀이 책임감을 키웠고, 다행히 성공적으로 대형 영화관 개봉과 흥행까지 이어져 감사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실험적인 저예산영화 및 창작 프로젝트가 돈 걱정 없이 제작될 수 있도록 오마이컴퍼니가 그 연결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신명'의 성공은 관객과 투자자가 주체가 되는 새로운 제작·유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오마이컴퍼니에는 다른 저예산 영화 제작을 위한 상담 문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신명'의 흥행을 이을 차기 저예산 영화를 확정해 올해 하반기 펀딩을 준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