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차 한살림연합 대의원총회' 참석자들 모습. ⓒ한살림연합
▲ '제15차 한살림연합 대의원총회' 참석자들 모습. ⓒ한살림연합

"지난해 성과는 패배감을 자신감으로 돌리는 계기였다."(한살림연합 곽현용 전무이사)

한살림연합은 지난 2023년 한살림 운동의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고 비전 및 미션을 구체화해서 3개년 중기 계획을 수립했다. 중기계획의 핵심은 생산의 지속성 및 안정성, 사업의 지속성 및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 한살림연합은 이를 위해 지난해 생소협동(생산자-소비자 협동)을 통한 농업 생산 기반의 지속성을 높이고, 공동사업 시스템에 기반해 조합원 이용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지속 가능한 농업 생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사적 노력으로서 '생명(유기농) 논 350평 지키기'를 실천하여 조합원의 쌀 이용률이 8.3% 증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와 같은 성과와 올해 사업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로서 지난 19일 오후 대전청소년위캔센터에서 '제15차 한살림연합 대의원총회'가 열렸다.

■ 한살림 운동의 지속 가능성 확보 위해 생소협동·권역 협업 강화해야

▲ 한살림연합 곽현용 전무이사. ⓒ한살림연합
▲ 한살림연합 곽현용 전무이사. ⓒ한살림연합

1부 기념식은 한살림 운동의 지향 낭독, 연혁 보고, 내빈 및 각 권역 대의원 등 소개, 감사패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유장수 친환경농산물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대표로 인사말을 나누며 "대한민국 농업이 암울하다고 말하지만 여기 와서 보니까 희망이 보인다. 대한민국의 젊은 농업인, 그리고 젊은 소비자들이 있기에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에도 희망이 있지 않나 싶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한살림연합 곽현용 전무이사는 기념사를 통해 "지난해는 (생산과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전환적 계기를 마련한 한 해였다. 올해는 지속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토대를 확대해 나가는 한 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전체 조합원, 생산자, 실무자가 함께 한살림의 지속 가능성을 더 굳건히 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 감사패는 쌀 책임 소비 기반과 식량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데 협력한 한살림생산자연합회 벼 작목모임에 돌아갔다.

이어 곽 전무이사는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생소협동의 강화 제안'이라는 주제로 2022년부터 운영한 '한살림 농업살림특별위원회'(이하 농특위)의 성과와 후속과제를 공유했다.

농특위는 3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후속과제로서 ▲기후위기와 고령화에 따른 주요 작목별 정책 수립 ▲생산조직 역량 강화 방안 마련 ▲후계 세대 육성 방안 마련 ▲입법과제 및 농정 개혁을 위한 대(對) 사회 연대 등을 설정하고, 각 과제를 담당할 추진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각 추진팀은 기후위기에 따른 작물 품위 변화를 수용하는 책임소비 체계 구축, 복합영농에 기반한 경작 체계 확대, 기후위기에 따른 산지의 재배치 및 약정량 조정, 보온 조치 확대, 지역별·품목별 특성에 따른 작기 조정, 청년 생산자 100세대 육성, 농업살림 예산 마련 등의 계획을 세웠다.

▲ 한살림연합 조직정책특별위원회 김은주 위원장. ⓒ한살림연합
▲ 한살림연합 조직정책특별위원회 김은주 위원장. ⓒ한살림연합

조직정책특별위원회의 김은주 위원장은 한살림의 조직 체계와 정책을 검토한 결과를 공유하고,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정책으로서 '권역 협업 강화'를 제안했다. 그는 생산 및 소비 기반 약화, 지역 소멸 문제, 생협의 어려움 증대, 조직의 지속 가능성 위기 등으로 인해 '지속 가능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대두됐고,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논의 체계가 아니라 협력 체계로서 권역 협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고 밝히며 권역 협업을 강조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권역 협업은 조직 전반의 혁신을 동반할 때 가능하다고 부연했고, 권역 협업 사례들을 공유하며 "권역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권역 협업 과정에서 의사결정의 주체는 각 지역생협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비용, 효율성을 넘어 (권역 협업을 통해) 사람과 경험이 성장하며 지역 조직의 미래를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특위는 '한살림 공동체, 하나의 한살림'이라는 목표하에 ▲지역을 살리기 위한,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는 지속 가능한 연대와 협력 ▲미래를 위한 금융 자원 준비와 조성 및 실행 ▲객관적 진단, 공통의 학습과 실천을 통한 개선 방안 모색 ▲지역에서의 한살림 운동 확산, 지역생협의 새로운 도약으로 등의 권역 협업 방향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변화해야 할 때 변화하지 않으면 가는 길이 험난해진다. 지금 필요한 연대와 협력을 만드는 것이 현재 우리 앞에 놓인 과제다"며 "현재의 위기를 개별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함께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며 권역 협업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또한 협력의 중점은 권역 자체가 아니라 지역과 지역생협의 지속 가능성이며, 권역 협업은 사업모델이자 운동모델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해 3.4% 사업 성장 달성, 생산과 사업의 지속성 및 안정성 제고에 집중할 것"

▲ 한살림연합 좌수일 상무이사. ⓒ한살림연합
▲ 한살림연합 좌수일 상무이사. ⓒ한살림연합

2부 본회의는 성원 보고, 전차 회의록 승인, 의사일정 확정, 부의 안건 심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2024년도 사업 결과는 한살림연합 좌수일 상무이사가 보고했다. 좌 상무이사는 3개년 중기 계획의 실행 1년차였던 지난해를 돌아보며 "(생산의 안정과 지속을 위한) 과제 수행과 공동사업 시스템 고도화를 병행하는 사업 전략을 펼쳐왔고 그 결과 3.4% 사업 성장과 5천억 원 공급고 달성이라는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27개 지역생협 중 13개 생협에서 결손이 발생하고 대도시와 지방 중소도시의 지역생협 간 격차가 커졌다는 점을 들어 "조직 운영에 적신호가 켜져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한살림연합은 지속 가능한 농업 생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생소협동의 방식으로 쌀 책임소비를 독려했으며, 농특위 활동을 토대로 기후위기, 고령화, 후계 세대 부재, 소비 정체 등 농업 생산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에 대응해 왔다. 또한 병 재사용 운동, 옷 되살림 운동 등 조합원 참여를 기반으로 한 자원순환 활동을 펼쳤고, 지역생협의 돌봄 사업이 한살림의 새로운 사업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기본 모델 도출 및 주야간보호 센터 설립을 위한 TF팀 구성 등의 방식으로 지원했다.

이 외에 조합원의 생활 양상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활동 체계와 참여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당면 과제로 지목돼, 모심과살림연구소와 협업하여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권역 연석회의 시범 운영, 권역 공통 사안에 대한 활동 프로그램 논의, 조합원 활동 담당자의 역량 향상을 위한 정기 교육 과정 운영 등의 대안을 모색 중이다.

아울러 좌 상무이사는 지역생협들이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공동사업 시스템 모색이나 권역 협업과 관련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고 연합과 사업연합에서는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역량의 재배치도 이루어져야 한다"며 전사적 차원에서 전환적 관점과 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좌 상무이사가 밝힌 한살림의 올해 사업기조는 ▲지속 가능한 농업 생산 기반 구축 ▲회원 조직의 자립 역량 강화 ▲기후위기 대응 계획 이행을 위한 조직별 계획 수립 및 조합원 실천 확대 ▲먹거리 및 돌봄 의제의 저변 확대를 통해 지역살림 운동 지원 ▲조합원 생활 변화에 부합하는 조합원 활동 체계 검토 및 개선 ▲한살림의 차별적 가치를 부각한 홍보 강화 등 5가지다.

이를 바탕으로 농업살림기금 조성 운동, 생산 기반 안정화 과제 추진 및 이행 점검, 청년농 양성 지원, 쌀 이용 확대 및 이용 습관 확대 캠페인 지속, 지역생협 현황 진단 및 개선 제안, 핵심그룹 역량 강화, 법률·노무·인사 관련 리스크 대비 등 생산 및 사업 안정성을 위한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병 재사용 관련 전반적인 체계 점검 및 시스템 개선, 집중 캠페인을 통한 병 회수율 제고, 옷 되살림 지역 활동 지원 확대, 지역돌봄거점 모형 설계 및 고도화 지원, 수도권 통합재가 모델 구축, 한살림 돌봄학교 정규과정 및 심화과정 시행, 한살림 먹거리 운동의 정비 및 구체화, 단골 조합원 안착 사업, 식생활센터 등의 프로그램과 연계해 조합원 활동 활성화 등 운동성과 사업의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세부계획 역시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한살림사업연합 대표 상무이사를 한살림 연합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추가한다는 내용을 담은 임원선출규약 개정안과 임원 선출안을 가결했다. 이날 임원 선출을 통해 한살림연합 권옥자 상임대표의 연임이 확정됐다.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질의를 통해 기후위기 상설 위원회 설치, 앱 내 불편 사항 개선, 연합 활동과 지역생협 활동이 병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전에 사업 계획 공유 등을 제안했으며, 예·결산안, 규약 개정 등의 상세 내용을 두고 치열하게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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