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창립과 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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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창립과 개원
  • 2023.11.29 12:34
  • by 정원각 객원기자

2023년은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1년을 맞는 해로 협동조합 법제화를 비롯하여 각 사회적경제 조직의 제도화를 점검할 시점이다. 지난해 정권이 바뀌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책이 크게 축소되는 기조 속에 침체국면에 처할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구시 동구 안심마을 ▲전남 영광군 여민동락 ▲전남 목포 건맥1897협동조합 ▲경남 창원시 내서푸른주민회 ▲충북 옥천고래실 등 사회적경제 분야 조직들의 현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타 사회적경제기업이 참고할 수 있게 모범적인 현장 기업들을 어떻게 활동하고 운영하는지 생생한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연봉 3억 6천만 원에도 의사가 안 오려는 소멸 고위험 지역에서 협동조합은 무엇을 할 것인가?

지난 11월 11일 11시 경남 산청군 성심원에서는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명철)이 운영하는 '화목한의원(원장 한의사 김명철)' 개원식이 있었다. 준비 모임부터 3년 6개월 그리고 2021년 11월 27일 창립총회를 한 후, 꼬박 2년 만이다. 인구 3만 4천 명으로 지방소멸 고위험 지역이자, 한센병 음성환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매우 의미 깊은 곳이다. 라이프인의 객원기자 정원각은 산청의료사협 준비 때부터 소모임을 만들고 참여했기에 그간의 창립과 개원 과정을 정리했다.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지리산 천왕봉의 동네 산청군

한동안 언론에 경남 산청군 의료원에서 연봉 3억 6천만 원을 준다는 공고를 일 년 동안 해도 지원하는 의사가 없다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의사들의 탐욕과 인구 감소, 지방소멸 지역의 비애가 인구에 회자되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비단 경남 산청군만의 일은 아니다. 비수도권 중에서 지방소멸에 직면해 있는 지역은 수시로 겪는 일이다. 의사들이 도시로, 대도시로 움직여 결국 인구 1만명당 일차진료 의사 수가 대도시가 27.3명인 것에 비해 농어촌은 11명으로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 인구 1만명 당 일차진료 의사 수. ⓒ한국건강증진개발원(2016)
▲ 인구 1만명당 일차진료 의사 수. ⓒ한국건강증진개발원(2016)

이런 상황에서 경남 산청에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을 설립한다는 것은 군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며, 협동조합 계에도 주는 의미가 크다. 산청에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산청지역의 시민사회활동가들 사이에서 먼저 나왔다. 2019년 산청지속가능협의회(약칭 '산청지속협')에서 '산청에서 공공의료가 거의 무너진 것에 대해 대안이 무엇인가?'에 대해 퍼실리테이션으로 논의를 하던 중에 의료사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이를 위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진전이 없었다. 아니 너무 막막해 추가 논의가 어려웠다.

산청의 요구와 창원의 준비가 만나서 협력을 시작

이와는 별개로 2020년 5월 경남 창원에서는 지금은 사라진 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센터장(정원각)이 의료협동조합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과 공부 모임을 시작하고 강좌를 열었다. 모임에서는 일본의 의료생협, 한국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등의 현황과 역할, 사업 등에 대해 책을 읽고 토론했다. 그러던 중에 9월, 산청에서 고민하던 산청지속협의 김명철 대표와 창원에서 의료사협을 공부하던 모임의 정원각 센터장이 만나는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10월부터는 같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의료사협연합회 임종한 회장, 민앵 상임이사, 타 의료사협의 임직원 등의 강의, 자체 공부 모임 그리고 타 의료사협 방문을 했다. 
 

▲ 코로나19 시국에 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가 강좌를 개최했다.
▲ 코로나19 시국에 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가 강좌를 개최했다.

2021년 2월 18일 가칭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준비모임을 시작했다. 같은 해 4월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공모한 <2021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에 선정되어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에서 박준영(원주의료복사회적협동조합 전 이사장) 멘토를 파견했다. 박준영 멘토는 의료사협 전반의 경영과 실무에 대해 강의하고 상담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관 초안을 만들고 발기인대회와 총회 등을 했다. 경남의 특성을 살려 발기인대회를 세 차례 하였다. 홍보 겸 참여자들을 늘려 나가기 위함이었다. 산청은 인구가 3만 4천 명 정도이므로 초기에는 창원과 진주 같은 도시에서 조합원 참여, 활동 등으로 협력, 지원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창원, 진주, 창원 세 지역에서 3번의 발기인 대회를 하면서 창립총회 

6월 30일 창원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에서 창원지역 발기인대회를 했고 진주에서는 7월 19일 진주아이쿱생협에서 그리고 산청에서는 8월 28일 성심원 성당에서 발기인대회를 했다. 이렇게 세 차례의 발기인대회를 거쳐 10월 9일 창립총회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이다 보니 설립 동의자 500명을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결국 총회 날짜를 한 차례 연기 끝에 2021년 11월 27일 오후 4시 산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산청의료사협')> 창립총회를 할 수 있었다. 한차례 연기한 것에 대해 분발하여 창립 때 설립 동의자 657명 중에 위임 171명, 참석자 189명 등 360명으로 개회 정족수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그리고 개회 선언 이후 추가로 온 사람을 합하면 총회 현장 참석자가 200명을 훨씬 넘는 규모였다. 
 

▲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창원 발기인대회, 진주 발기인대회, 산청 발기인대회, 창립총회.
▲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창원 발기인대회, 진주 발기인대회, 산청 발기인대회, 창립총회.

보건복지부로터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인가는 2022년 4월 7일 났다. 창립총회를 한지 5개월만이다. 이제 의료기관을 설립해야 했다. 어떤 의료기관을 할 것인가는 어렵지 않았다. 산청의료사협의 이사장이 한의사로서 개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의원을 먼저 하기로 했다. 이후 조합원의 증가와 필요에 따라 내과, 치과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런데 의료기관을 일반 주민들 거주지역이 아닌 한센병 음성환자들이 살고 있는 성심원에 세우고자 하기때문에 보통 일이 아니었다. 김명철 원장이 한의원을 운영하던 자리에서 그대로 하면 쉽게 그리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성심원에서 할 때에는 전혀 다르다. 먼저 성심원에 있는 건물 중에 리모델링 할 만한 곳을 찾아야 하고 그다음에는 성심원을 운영하는 재단법인 프란치스꼬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더구나 '리모델링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는 커다란 난제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문제는 '주민들이 성심원 안에 있는 병원에 올 것인가?'였다. 그리고 병원의 위치와 관계없이 협동조합에 대한 경험이 미약한 산청지역에서 실무를 할 사람을 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이런 난관을 다 극복해야 의료기관을 설립하여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편 이렇게 성심원이라는 어려운 지역에 한의원을 세워야겠다고 결정하게 된 것에는 김명철 이사장의 과거 행적 그리고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매주 목요일 병원 문을 닫고 성심원에 20년 동안 무료 진료를 한 한의사 김명철 이사장 

김명철 이사장은 한의사로서 20년 동안 매주 목요일 병원 문을 닫고 성심원에서 무료 진료 활동을 해왔다. 이제는 하루의 무료 진료를 넘어 성심원의 환자들을 위한 병원을 성심원 안에 설립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사명감이 의료협동조합을 만들려는 중요한 추진력이었다. 한편 한때, 성심원에는 한센병 음성환자 300여 명이 있었다. 지금은 많은 환자들이 노환 등으로 사망하고 100명이 조금 안 된다. 그 과정 속에 성심인애원이라는 별도의 시설이 생겼다.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시설이다. 그러므로 현재는 한센병 성심원과 중증장애인 성심인애원 두 시설과 환자들이 있다.  
 

▲ 간담회, 퍼실리테이션.
▲ 간담회, 퍼실리테이션.

특히, 과거 한센병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인식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접촉을 꺼려왔는데, 한센병 음성환자들의 거주지인 성심원에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것에 대해 '조합원, 군민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조합원들이 반대가 많다면 설득을 해봐야 하고 설득이 안 되면 성심원 안에 설립하지 말아야 하는 문제였다. 그래서 우선 조합원들의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 조합원 간담회, 퍼실리테이션 그리고 임원 워크숍 등을 했다. 그런데 간담회, 퍼실리테이션, 워크숍 등에서 나온 의견들은 성심원에 대한 염려를 깔끔하게 지웠다. 참석자 거의 대부분 성심원에 병원을 열어도 된다는 것이었다. 조합원이라는 대중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결정이었다. 이런 수렴 과정을 바탕으로 산청 성심원에 병원 개원을 진행했다. 

성심원에 병원 설립을 찬성한 조합원들 그리고 10년 무료 사용을 승인한 프란치스꼬회 

이제는 성심원을 소유하고 있는 '재단법인 프란치스꼬회'의 승인이 필요했다. 가톨릭 재단으로서 병자들에게 호의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곳이지만 외부인들이 이용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 2022년 6월에 산청의료사협에 10년을 임대한다고 승인이 났다. 더구나 임대료가 없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산청의료사협에는 큰 힘이 되었다. 다음으로는 실무 특히, 실무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일이다. 실무 책임을 맡을 사람에 대해 고민하던 중에 아이쿱생협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박인자 이사(산청의료사협 이사)가 상임이사의 역할을 하기로 했다. 진주아이쿱생협 상임이사와 이사장도 지냈고 아이쿱생협연합회 회장도 지냈기 때문에 실무와 협동조합에서 필요한 조합원 활동과 갈등의 조정 그리고 민주적 수렴 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다른 창립 준비부터 개원식까지 잘 진행할 수 있었다. 
 

▲ 건강리더 교육.
▲ 건강리더 교육.

마지막 단계인 리모델링 비용의 조달이다. 마침 2022년 초, 산청군청의 부군수로부터 문재인 정부가 마련해 놓은 '지방소멸대응기금'에 대한 정보가 왔다. 지역이 소멸될 위기에 놓인 지역에 대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여 소멸을 줄이거나 막고자 만든 기금이었다. 산청은 1960년대 말, 70년대 초 인구가 7만 전후였으나 최근에는 3만 4천 명으로 인구소멸 고위험군에 속한다. 다행히 산청군이 정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되었다. 그리고 산청의료사협도 5억 원의 기금을 받아 성심원 내의 사용하지 않는 어르신 주거 공간 1층을 리모델링 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산청군은 군이 공용으로 운영하는 군내버스가 성심원에 들어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에 포함시키고 군내버스 운행까지 지원한 산청군

하드웨어는 이렇게 준비되고 있었고 2021년 가을부터는 조합원, 지역주민들을 위해 건강리더 교육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 약 60명이 수료했다. 이렇게 내부에서는 조합원 활동을 진행하고 건물 리모델링이 끝난 시점에서 산청군에 의료기관 인가를 신청하여 몇 차례의 시정 끝에 2023년 11월 8일 받았고 11월 10일부터 진료를 시작하여 2023년 11월 11일 오전 11시 개원식을 가질 수 있었다. 개원식을 위해 이사, 활동가, 조합원들이 병원 청소와 정리를 함께 했다. 우리들의 병원이기 때문에. 개원식 전날인 11월 10일에는 성심원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센병 음성환자들과 점심 만찬을 가졌다. 그간의 과정을 설명하고 한의원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등에 대한 안내를 함께했다.
 

▲ 11월 11일 11시 개원식.
▲ 11월 11일 11시 개원식.

개원식에는 약 400명이 넘는 조합원, 군민, 의료사협 종사자 등이 참석했다. 조금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진행했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먼저 산청에 있는 문화단체 큰들의 흥겨운 길놀이와 지신밟기가 있었다. 이어서 산청 주민들로 구성한 어울림 합창단의 축가가 이어졌고 제막식 그리고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인 것에서 착안한 가래떡 커팅식을 했다. 김명철 이사장의 인사말이 있었고 신종철 경남도의원 그리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정현곤 원장의 축사가 있었다. 또한 정명순 산청군의회 의장, 임종한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주었다. 모두가 감동적인 인사와 축사였다.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 아름다웠던 과정

이렇게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창립하고 개원하기까지 산청의료사협의 조합원, 활동가, 이사, 직원 그리고 산청군 군수와 의회, 공무원,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 많은 사람의 도움과 지지, 응원 그리고 참여가 있었다. 그 가운데 특히 큰 힘이 되었던 곳은 창원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유한영)과 진주아이쿱생협(이사장 김미라)이다. 두 협동조합은 창원과 진주에서 초기 발기인대회를 할 때, 장소와 발기인 확보에 주도적이었고 창립과 그 후에도 조합원 확대와 강좌, 지역 소모임 활동에 큰 힘이 되었다. 아울러 개원식 때에는 창원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70여 명이 참석했고 진주아이쿱생협에서는 10여 명의 활동가들이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 창원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강의와 진주아이쿱생협에서 열린 지역 모임.
▲ 창원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강의와 진주아이쿱생협에서 열린 지역 모임.

<당신들의 천국>이 아닌 <우리들의 천국>을 위하여

이제 개원한 지 2주일이 지난 경남산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화목한의원은 의료기관으로써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고위험 지역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더 필요하다는 역설이다. 개인 병원만 아니라 공공 병원도 환자의 필요보다는 적자를 걱정하는 지역이고 의사들은 수억 원의 연봉만 꿈꾸는 시대다. 흔히 협동조합은 시장과 정부의 실패를 주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만드는 조직이라고 한다. 그런데 산청의료사협은 국가와 시장을 넘어 한센병 전력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찾아오길 꺼리는 성심원에서 시작한다.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이 소록도에서 희생당한 한센인들을 알리는 책이었다면 이제 화목한의원은 한센인들과 비한센인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우리들의 천국'으로 가는 첫 계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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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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