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먹거리 생협과 통합을 선언한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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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기업, 그 생생한 현장을 가다] 먹거리 생협과 통합을 선언한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②
  • 2023.06.01 18:00
  • by 정원각 객원기자

2023년은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1년을 맞는 해로 협동조합 법제화를 비롯하여 각 사회적경제 조직의 제도화를 점검할 시점이다. 지난해 정권이 바뀌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책이 크게 축소되는 기조 속에 침체국면에 처할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구시 동구 안심마을 ▲전남 영광군 여민동락 ▲전남 목포 건맥1897협동조합 ▲경남 창원시 내서푸른주민회 ▲충북 옥천고래실 등 사회적경제 분야 조직들의 현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타 사회적경제기업이 참고할 수 있게 모범적인 현장 기업들을 어떻게 활동하고 운영하는지 생생한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에서 이어집니다. 

의료진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적자가 누적되는 등 질곡에 빠짐

어려운 가운데 조합원, 임직원, 의료진 등 힘을 합해 극복해가던 중에 원주의료생협에 큰 난관이 닥쳤다. 2011년 하반기 10년 동안 실무를 맡았던 최혁진 전무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으로 가면서 새로운 실무 책임자가 선임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 전후로 의료인들의 공백이 있었다. 의료인의 공백은 전에도 있었지만 대진 체계 등으로 극복했다. 하지만 이번 공백이 2년 이상 이어지면서 원주의료생협은 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양방 의사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기존에 있는 간호사 등 의료인력을 그만두게 하기도 어려웠다. 의료기관을 운영할 생각이 없으면 그만두게 해야겠지만 하루라도 빨리 의사를 구해서 다시 문을 열어야 한다는 생각에 판단이 쉽지 않았다.

인건비 외에도 의료 시설에 대한 비용 등 전체적으로 적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2년이 넘어가니 적자가 너무 누적되었다. 2012년에는 직원들이 사기가 저하되고 일부 직원들은 원주의료생협을 그만두었다. 더구나 7월 이후에는 부채 상환 중단이라는 결정도 했다. 하지만 어려움은 해결될 기미가 없었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자 조직에 변화를 주었다. 원주한살림생협에 근무하던 박준영이 원주의료생협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2014년에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원주의료사협')으로 전환하면서 보궐 선출되어 실무형 이사장을 맡게 되었다. 이후 두 차례의 이사장을 더 맡게 되었다. 
 

▲ 밝음의원 재개원(2013. 3).
▲ 밝음의원 재개원(2013. 3).

집을 저당 잡혀가면서 재기를 위해 힘쓴 임직원들과 헌신적으로 진료한 의료진 

2013년 2월 박준영 전무이사가 부임 후에 원주의료생협 이사회와 박준영 전무는 몇 가지 큰 결단을 했다. 박준영 전무의 집을 담보로 1억3천만 원을 유동자금으로 마련했고 직원들 일부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일부 사업은 중단하는 등의 과감한 조정을 했다.(1억3천만 원을 상환한 후 3년 뒤에 박준영 이사장 집을 담보로 1억5천만 원을 다시 빌림) 아울러 의료기관에도 중요한 변화가 왔다. 제2진료소인 우리동네의원은 원장 2인 체계에서 1인 체계가 되었고 밝음의원이 재개원한 것이다. 특히, 밝음의원은 재개원은 원주의료생협에 큰 힘이 되었는데 곽병은, 임동란 두 부부 의사의 결단이 있어 가능했다. 원주의료사협 인근에서 부부의원을 운영하던 곽병은, 임동란 부부의사가 2013년 3월 원주의료생협의 의료기관 밝음의원과 통합을 결정하여 재개원할 수 있었다. 2014년 2월 총회에서는 원주의료생협을 의료생협에서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로 결의하고 이사장도 박준영 씨로 보궐 선출하였다. 이후 같은 해 7월 16일 전환 총회를 하고 10월 30일 보건복지부의 인가를 받았다.  
 

▲ 원주의료생협에서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2014년 7월).
▲ 원주의료생협에서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2014년 7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NH투자증권 그리고 (재)한국사회적경제씨앗재단의 협력

전열을 정비한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2015년부터는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강화했다. 2002년 창립 초기부터 왕진이라고 하는 방문 진료가 있었으나 장애인, 농촌 지역 등을 특화하여 주치의 개념과 결합한 것이다. 이 사업은 2015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중개를 하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NH투자증권이 기금을 내고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이하 '의료사협연합회')를 통해 진행했다. 먼저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서비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기금을 후원하고 원주의료사협이 진행했다. 그리고 '농촌지역 의료사각지대 건강지원사업'은 NH투자증권 임직원들이 모은 기금을 의료사협연합회를 통해 원주의료사협이 받아서 했다. 이 중에 '농촌지역 의료사각지대 건강지원 사업'은 2015년 일년 사업이었으나 2016년부터 약 3년 동안 의료사협연합회가 (재)한국사회적경제씨앗재단(현 (재)아이쿱자연드림씨앗재단)의 후원을 받아 회원 조합들과 진행한 것이다. 

장애인, 농촌 등 의료 소외자, 지역을 위한 진료 활동

장애인, 농촌 지역 외에 일반 원주 시내의 방문 진료가 2016년부터 김종희 원장이 주 1회 하면서 다시 시작되었다. 지금은 보험수가로 책정이 되어 건강보험공단에서 비용을 부담하지만 초기에는 조합 자체 재정으로 시도했다. 이 방문 진료는 의사들에게도 큰 충격이자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방문진료를 담당하는 곽병은, 임동란 원장은 3층 건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3층에 혼자 사는 연세 많은 환자가 '3년 동안 한 번도 건물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고 방문 진료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병원 내의 의료를 넘어 환자를 찾아가는 진료, 치료를 통해 환자와 소통이 더 깊고 넓어질 수 있으며,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의료사협이 정부 공공의료에서도 하지 못하는 주치의제도의 실행과 장애인, 농촌 어르신 등 취약 계층을 찾아가는 방문 진료는 원주의료사협의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노-노케어의 모델 건강반장 교육.
▲ 노-노케어의 모델 건강반장 교육.

한편 이런 방문 진료를 계기로 만든 사업이 있는데 바로 '건강반장' 활동이다. 다른 의료사협이나 타 기관에서는 '건강리더'로 부르기도 한다. 건강반장은 2016년 서곡생태마을을 찾아가면서 구상한 사업으로 의료와 복지를 연계하는 서비스 형태인데 노노케어(老-老care)라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응용한 것이다. 일정 기간 동안 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이 같은 마을에 사는 어르신, 건강 취약자들에게 월 10회 이상, 회당 세 시간가량 돌보는 활동을 하면 일자리 사업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서곡생태마을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한 것을 경험으로 원주시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었고 나아가 2017년에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협력을 하면서 횡성, 영월 지역 자활센터와 연계하는 사업으로 확대되어 현재까지 활발하게 하고 있다.

처음처럼~ 진료, 복지, 돌봄 등 개인의 삶과 커뮤니티의 변화를 향하여

앞서 원주의료사협의 비전은 진료, 복지, 돌봄 등으로 삶의 전체가 변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장애인센터, 아동센터, 스타트마을, 주거복지센터 등의 활동을 한 것이다. 소비자이자 환자인 조합원들이 생애 전 주기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치료, 진료 중심으로 하는 건강보험 사업만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다. 현재 치료 중심의 의료는 공공성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제도와 깊게 맞물려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치료, 진료 외의 일을 시도하고 돌파해야 한다. 원주의료사협이 하려는 분야가 바로 복지와 돌봄이다. 그런데 정부의 보험 수가에 의한 진료, 치료는 관련 의료인들의 인건비 외에는 다른 사업을 시도할 여지가 거의 없다. 그러므로 환자에 대한 진료, 치료가 아닌 다른 복지, 돌봄 사업을 통해 찾아야 한다. 또한 조합원이 환자가 될 때에 조합을 찾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되기 전 또는 환자가 아닌 평소, 일상에서도 찾고 유대를 강화하는 사업을 찾아야 한다. 
 

▲ 2023년 통합을 의결한 총회.
▲ 2023년 통합을 의결한 총회.

의료협동조합 내에서 복지, 돌봄 등을 하는 재원은 조합원들이 스스로 조달하는 형태가 일반적인 협동조합 방식이다. 그것이 바로 자조이고 정부로부터 자치, 자본으로부터 독립 기반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런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에 공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공제는 이와 같은 조합원들의 건강, 복지, 돌봄 등을 할 수 있게 한다, 이와 같은 내부 자원 동원이 어려울 때, 앞에서 기술한 사회복지모금회, NH투자증권, 자연드림씨앗재단 등의 외부 기금과 연계해서 하는 방식이고 이 방식이 정부의 시범사업 등을 거쳐 보편성이 검증되었을 때 국가가 공적 사업으로 채택하도록 하는 일이다.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원주, 춘천, 충주아이쿱이 만나서 강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으로

그런데 우연인지 아이쿱생협이 중심이 되어 하는 라이프케어가 그런 고민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었다.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고민하고 있던 방향을 아이쿱생협, 라이프케어, iN라이프케어이종협동조합연합회 등에서 추진하고 있었기에 원주의료사협 조합원들에게 함께 하자는 설득은 어려움이 없었다. 점점 다양해지는 조합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자원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외부, 정부의 공공 의료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인건비에 대한 유연성이나 새로운 사업 시도가 거의 막혀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이 부담하면서 사업을 해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이제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비슷한 고민을 해온 원주아이쿱생협, 춘천아이쿱생협, 충주아이쿱생협 등이 강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으로 통합한 것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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