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지역공동체, 함께 가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고단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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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지역공동체, 함께 가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고단함에 대하여
[라이프인 후원독자 '라이프지기' 수기] 2022년 대환(換)장 수다회 "발상의 전환" - 수다회 둘, 지역문제
  • 2022.01.23 09:00
  • by 김채안 즐거운아이쿱생협(준) 자원활동가

2021 라이프인 신년특집 <범상치 않은 수다회 "범 내려온다">에 이어 2022년 올해도 <대환(換)장 수다회 "발상의 전환">이 진행됐다. 라이프인은 2021년 한 해 동안 사회혁신, 기후위기,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범상치 않은 개인과 조직을 소개했다. 그리고 사회 전 영역에서 많은 것 달라지고 있는 '전환의 시대'에 근본적인 시스템 전환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라이프인은 <대환(換)장 수다회>를 통해 주요하게 다뤄온 주제를 "전환", "순환", "귀환"에 맞춰 3일간 이야기를 나눴고, 이 자리에는 라이프지기(라이프인 후원 독자)가 함께 했다. 그리고 김채안 즐거운아이쿱생협(준) 자원활동가가 '수다회 둘,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귀환"의 시작은?'의 참가 수기를 보내왔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다' 몇 년 전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몸소 느낀 씁쓸함이 떠오른다. 의식주 전반에 걸쳐, 심지어 날씨마저도 서울 중심이라 맑은 날 비옷을 준비해야 할 것 같은 불안함도 있었다. 우수한 인재와 참신한 프로젝트가 지역에서는 먼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때쯤 라이프인의 '대환(換)장 수다회' 온라인 초대장을 받았다.

우연의 일치일까? 마침 개인적으로 참여한 크라우드 펀딩 진행 장소인 대구(애은성당), 강화소창 손수건 만들기를 하며 검색하게 된 강화도(청풍), 첫째 아이로 인해 한 해 동안 고민했던 대안학교가 떠오른 천안(아우내공동체)의 이야기들이 너무 반가웠다. 
 

▲ 라이프인 '대환(換)장 수다회' 온라인 초대장
▲ 라이프인 '대환(換)장 수다회' 온라인 초대장

협동조합 '아우네공동체'
공감과 희망, 다양한 협력의 마을교육공동체다. 대안학교 공간 확보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해서 개인의 삶이 보장되고 공동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협력의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청년쉐어하우스, 페다고지(Pedagogy, 교사가 지도하는 일에 대한 기술과 연구), 만인만색 팟캐스트 활동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협동의 협동'과 민주시민교육을 중점에 두고 활동한다. 또한, 농림부 기초생활거점사업 지원정책의 한계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지역주민이 중심이 되는 활동방향도 고민하고 있다.

대구 '애은성당'
성공회 부산교구의 대구지역 두 번째 성당이다. 평리동으로 오기 이전엔 남구 대명동에 있었으나, 서대구지역 염색공단의 산업선교를 위하여 옮겨졌다. 이후 유치원을 운영하기도 하고 야학을 운영하는 등 사회선교에 앞장선 교회이다. 2019년 박용성 신부가 부임하여 1917년 건축된 성당을 순례자의 집, 카페, 책방, 마을밥집, 공익병원 등으로 새롭게 리모델링하였다. 동네의 랜드마크로 마을의 소통공간이 되고 있다.

협동조합 '청풍'
지역섬살이를 위한 강화도의 공장, 공방, 카페를 매칭하여 창작물을 만들고 공동생산, 공동분배하는 협동조합이다. 청년들의 마을 만들기 실험의 장으로 '강화유니버스'를 만들어 청년상점 30여 개와 함께 생태, 비건 관련 가치관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활동을 한다. 행정안전부 '청년마을만들기'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1년 한해 600여 명이 방문하고 음악, 연극 등 청년문화예술기반 협업을 진행한다.

지역을 되살릴 수 있는 강력한 조건은? 

김종수 협동조합 아우네공동체 이사는 지역을 되살릴 수 있는 강력한 조건으로 "자본으로부터의 자유"를 꼽으며 "사회적경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본이 모여 있는 기업, 은행이 지역NGO와 협동조합에 투자하고 함께하는 가치실현 금융이 필요하다. 신협과 대타협 MOU를 통해 '금융의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개인보다 지역을 어부바하고 시혜적이 아닌 자생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속가능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종수 이사는 "관의 지원이 언제까지 지속되겠는가?"라고 질문하고, "민관협력을 진행하면 관은 주민들을 민주적 절차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고 맞춤 보고서만 쓰다 보면 즐거움이 사라질 수 있다. 사업구상 단계부터 주민과 함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는데 무척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박용성 애은성당 신부는 사회활동가, 종교인으로서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행복하게 살기 위해 지금 당장, 오늘이 중요하다. 미래를 준비하며 곳간에 저장하고 내 것만 챙기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난과 부유함을 대비하여 가난한 것은 나쁘고, 더럽고, 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공동체가 깨어지는 원리로 그런 면에서 재개발보다 마을재생이 더 가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누군가는 행복한 삶을 묵묵히 걸어보는 것이 필요하고, 자존감 있는 공동체들의 연결이 마을을 만드는 것 같다. 박용성 신부가 말한 "거꾸로 살아가는 방식의 연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김선아 협동조합 청풍 이사는 "협력의 경험"을 강조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직접 경험해 보는 것, 천천히 느리게 오랜 시간 쌓는 것, 그리고 자본의 세대존속을 넘어 공동체와의 공유는 여러 세대와 지역이 같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량적 성과보다 다른 개인의 성장, 공동작업 여부 등과 같은 측정지표와 더불어 지역과 함께 하기 위해 공동체의 키워드를 찾고 문화 예술 활동으로 개인성장, 지역개방성, 환대의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남을 위해 내 것을 나누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지역에서 함께 살기 위해 자연스럽게 나누게 되었으며, 지역 중고등 학생들이 지역에 남아 즐겁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 최근 동료들과 건물을 매입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 협동조합 ‘청풍‘은 무궁무진스튜디오와 뮤지션과 지역 사회 주민과의 만남을 통해 강화도의 매력을 알리고자 ’강화로 떠난 싱어송라이터‘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무궁무진스튜디오
▲ 협동조합 ‘청풍‘은 무궁무진스튜디오와 뮤지션과 지역 사회 주민과의 만남을 통해 강화도의 매력을 알리고자 ’강화로 떠난 싱어송라이터‘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무궁무진스튜디오

지역에 관한 새로운 관점 

로컬이라는 단어에 다양한 의미와 생각을 담아내는 시대가 왔다. 로컬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의 의미로 확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와 경험이 있는 목적지에 가까워지고 있다. 박용성 신부는 "힘없는 사람들이 힘을 갖게 되는 것, 기존에 가진 것들이 세상으로 흘러가도록 나의 행복을 위해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자산화와 같은 이타적 방식이 지역에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수 이사는 지역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마당"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70대까지는 '젊은이'라며 젊음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으며, 가능성과 비전이 있다면 돌아올 수 있는 농촌정책을 펼칠 수 있고, 사람들의 공감대로 마을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선아 이사도 "지역만의 매력을 통해 자주 놀러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라며, 지역살이, 동네살이, 친구 소개해주기를 하며 지역과 사람에 대한 존중과 연결로 이어지는데, '로컬', '주체성', '존중', '다양성', '소통', '재발견', '생태', '환경' 등의 키워드를 구성원과 공유하며 함께 살기를 배워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주민 스스로 자기마을의 가치를 발견할 때 힘이 생기는 것 같다. 

팬데믹(Pandemic) 시대 로컬의 재발견 : 비정상, 불균형, 재발견, 실험의 공간, 로컬(Local)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모두 '삶의 대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전 지구적 위기를 말하면서도 결국 그 문제의 해결은 내가 사는 '지역'에서 출발해야만 한다. 지역에서 산다는 것은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공동체란 타인과 가족이 되는 것이다. 함께 하기 위해서는 자본도 필요하고 관심과 협력,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할 것이다. 모두가 중심만 바라볼 때, 소외된 지역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일이다. 

라이프인 신년기획 행사로 포럼이나 세미나가 아닌 '수다회'라는 형식이 다소 생소했지만, 지역의 고민과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역은 다르지만, 이웃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서 물리적 거리감을 잊게 되었고, 더불어 지역연대의 가능성까지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지역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또 다른 팬데믹도 두렵지 않겠다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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