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기업탐방] 소멸위기 지역에 자연드림파크가 만들어졌다, 그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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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기업탐방] 소멸위기 지역에 자연드림파크가 만들어졌다, 그랬더니…
수다회 특집 기업탐방 자연드림파크를 들여다보다
  • 2021.02.01 07:00
  • by 노윤정 기자

라이프인은 2021년 소셜솔루션 미디어로서의 개편을 준비하면서, 우리 사회에 솔루션이 필요한 세 가지 분야 ▲사회혁신 ▲기후위기 ▲지역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나눠보는 '수다회'를 마련했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한몫을 했던 이날치밴드의 '범내려온다' 속 호랑이의 발걸음처럼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를 기대한 이 행사에서, 우리는 '범상치 않은' 문제 해결을 위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각 세션 참여자 중에는 소셜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영리적인 면에서도 성공 가도를 걷고 있는 기업들도 있었다. 이 글에서는 지역문제 수다회에 참여한 자연드림파크가 어떤 기업이고, 어떤 면에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처음부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멸되는 지역을 되살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자연드림파크를 조성한 것은 아니었다."

자연드림파크를 관리·운영하는 오가닉 클러스터의 대표이기도 한 강석호 괴산아이쿱생협 이사장은 라이프인 수다(秀多)회 '범상치 않은 지역문제'에 참여하여, 자연드림파크 조성 목적이 처음부터 지역활성화에 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자연드림파크는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이 봉착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자연드림파크가 지역사회에 만들고 있는 변화는 무엇이고, 어떻게 그러한 변화가 가능했을까?

▲ 괴산자연드림파크 1단지 전경. ⓒ아이쿱생협
▲ 괴산자연드림파크 1단지 전경. ⓒ아이쿱생협

자연드림파크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인 아이쿱생협이 조성한 친환경 유기농 식품 클러스터다. 일차적인 조성 목적은 조합원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친환경 식품을 제공하는 것. 자연드림파크는 2014년 전라남도 구례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었고 충청북도 괴산에서 2015년 2단지, 2018년 1단지가 차례로 개장했다. 이 안에는 친환경 식품을 생산하기 위한 생산공방 등 지속가능한 친환경 생산 및 소비가 가능하도록 기반시설들이 집적되어 있어, 유기농 식품을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환경에서 생산하는 것은 물론,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호텔·다가구 주택과 같은 숙박 및 주거시설과 자연드림유기농치유재단·한의원·스포츠힐링센터 등 치유와 힐링을 위한 공간, 영화관 등 문화공간이 함께 조성되어 있다. 입주한 식당들을 보면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제공하는데, 중식당(괴짜루)에서 MSG‧캐러멜색소‧화학용매를 사용하지 않은 짜장면을 판매하고 정육식당(고깃길)에서는 축산 과정에서 Non-GMO 콩을 사용하고 항생제를 쓰지 않은 정육을 판매하는 식이다. 자연드림파크 내에서 맛볼 수 있는 커피는 공정무역 원두를 사용한 커피다.

즉, 자연드림파크는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니라 유기농 생산설비와 '친환경 유기농 식품 클러스터'라는 정체성에 맞추어 운영되는 복합문화시설을 겸비한 '6차 산업 테마파크'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갖춰진 제반시설은 조합원만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활짝 열려 있다.

이처럼 자연드림파크가 들어서면서 소멸위기에 직면했던 괴산과 구례에는 여러 시설 기반이 마련되고 일자리가 생겨났다. 자연스럽게 지역경제에는 활기가 더해지고, 사람들이 떠나가는 지역이었던 괴산과 구례에는 이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일자리 창출, 정주여건 개선…지역순환경제가 만들어지도록

▲ 구례자연드림파크. ⓒ아이쿱생협
▲ 구례자연드림파크. ⓒ아이쿱생협

자연드림파크가 조성된 구례와 괴산 지역의 변화를 조금 더 들여다보자.

먼저, 구례자연드림파크와 괴산자연드림파크에서 창출된 고용 인원이 각각 561명, 508명이다(2019년 기준). 그중 지역 거주민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이상. 일자리를 찾아 이주를 고민해야 했던 지역민들이 지역에 정착하여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일자리가 만들어지니 청년층 등 경제활동인구가 지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그만큼 증가했다.

특히 세이프넷협동기업협의회 참여기업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저시급 기준을 1만 원으로 정하면서 자연드림파크 역시 직원들에게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생활안정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드림파크는 지역에서 직·간접적으로 큰 경제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2019년 기준(이하 동일 기간 기준) 괴산자연드림파크는 약 1223억 원,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약 9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는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가공·판매하면서 기록한 매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괴산자연드림파크의 경우 충청북도, 괴산군과 유통활성화 협약을 체결하고 충북 지역 농축특산품을 매입하고 있는데, 한 해 매입한 규모만 금액으로 환산하면 173억2500만 원가량이다. 지역농민 입장에서 보자면 친환경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 셈이다.

뿐만 아니다. 한 해 동안 자연드림파크를 찾아 괴산과 구례를 방문하는 사람이 각각 12만3990명, 12만6071명이었다. 자연드림파크가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다양한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외지에서 구례와 괴산을 찾는 사람들이 연간 12만 명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간접 효과 역시 크다. 지난 2017년 구례군은 방문객 증가와 부대시설 건설 등 자연드림파크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연간 최소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일자리 감소와 인프라 부족은 지역침체와 필연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들이다. 자연드림파크는 사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지역이 봉착해 있는 문제에 대한 하나의 솔루션을 제공했다. 이와 관련하여 강석호 이사장은 라이프인에 "자연드림파크가 새로운 일자리와 인프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전국에 있는 30만 가구의 조합원과 300여 개의 판매장, 온라인 판매망 등 생산된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단순히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만으로는 자연드림파크와 같은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하지만 생산된 상품 혹은 서비스 등을 잘 소비할 수 있는 구조라면 (지역문제 해결 모델로서 자연드림파크와 같은 단지 조성을) 해볼 만한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지역사회와의 소통 중요, 지역사회와 일체감 가져야"

▲ 자연드림유기농치유연구재단 한의원&치유센터 전경. ⓒ라이프인
▲ 자연드림유기농치유연구재단 한의원&치유센터 전경. ⓒ라이프인

자연드림파크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만들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의 '상생의 경제'를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지역순환경제가 만들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이사장은 "(외부에서 기업이 들어옴으로써) 지역에서 발생한 수익이 다른 곳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배타적 정서를 해소해야 한다. 그러한 배타적 정서를 해소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해소된다면 지역과의 선순환 사이클이 형성되고 지역사회의 부(富)를 지역에 머물게 할 뿐만 아니라 외부의 부를 지역사회로 유입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역에 잘 녹아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외부에서 들어온 업체인 자연드림파크는 어떤 방식으로 지역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을까?

일단, 자연드림파크 내의 영화관과 스포츠힐링센터 등의 시설은 지역의 열악한 문화인프라를 보강한다. 자연드림파크의 시설들은 조합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되어 있어 지역 주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 자연드림파크 내에 조성된 괴산극장의 경우 괴산 지역 첫 영화관이기도 하다. 자연드림의원과 치유센터 등은 지역의 보건 환경을 개선한다.

또한 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생협의 소비자조합원·생산자·직원이 출자한 공익법인인 한국사회적경제씨앗재단(이하 씨앗재단)과 함께 구례, 괴산 지역에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례로 씨앗재단은 2014년 구례군과 협약을 맺고 산부인과 개설과 운영을 지원해오고 있다. 구례군에는 2011년 공중보건의 부족으로 구례군 보건의료원 산부인과를 폐쇄한 후 산부인과 진료를 보는 곳이 한 곳도 없었던 터. 또한 씨앗재단은 구례 지역 학생들에게 매년 4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구례자연드림파크와 함께 지역 교육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지역의 생산물을 매입하고 지역민들과 교류하고 취약계층을 지원하며 문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자연드림파크는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과 어우러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과 상생하지 않고서는 사업이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기 때문이며, 자연드림파크가 실현하고자 하는 사회적경제의 제1가치 역시 결국 연대와 협력, 상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 이사장은 외부에서 지역사회에 진출한 기업으로서 "지역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연드림파크 역시 "지역민들이 가지고 있는 거부감을 없애고 자연드림파크가 지역에서 만드는 다양한 종류의 일자리, 사각지대 지원 및 봉사, 지역행사 참여 등으로 지역과 일체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아이쿱생협은 구례와 괴산에 지역생협을 만들어 지역민들과 함께 사회적경제를 공부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지역의 문제들을 논의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것. 이렇게 노력하는 과정은 지역과의 소통에 큰 역할을 했고, 지역사회의 시각을 우호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기업은 사업을 영위한다. 자연드림파크도 친환경 유기농 식품 클러스터로서 사업을 충실하게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지역에 착근할 수 있는 지점을 적극적으로 찾으며 일자리를 만들고 거주민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있다. 지역과의 상생 전략을 통해 단순히 경제 효과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을 지속가능한,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경상북도 청도에서 2025년 개장을 목표로 세 번째 자연드림파크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그곳에서는 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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