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대전환, 사회혁신 조직의 고민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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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대전환, 사회혁신 조직의 고민은?②
  • 2022.01.12 12:01
  • by 김정란 기자

2022년 범의 해가 밝아온다. 라이프인은 지난해 사회적경제 전문미디어에서 소셜솔루션 미디어로서의 확장을 모색하며 2021년 한 해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고 있는 개인, 조직을 취재해왔다. 지난해 다양한 사회혁신 주체들을 패널로 모시고 각 조직들이 어떤 형태로 일하고 있는지 들여다보았던 '범상치 않은 사회혁신-범내려온다'를 통해 사회혁신의 주체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청취했던 라이프인은, 올해 '대전환의 시대, 발상의 전환'을 위한 '대환(換)장 수다회'를 열고 소셜섹터의 화젯거리와 고민에 대해 들으며 2022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혁신을 위한 사람, 자원을 엮어가기 위해 뛰고 있는 사회혁신조직 4곳의 대표들이 모여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뜨거웠던 2시간을 기사를 통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는 2021년에도 해결되지 않았다. 우리의 기대보다 길어진 팬데믹은 밉다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고통과 절망을 안겨주고 있지만, 한켠에서는 이 병이 우리에게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들여다보도록 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특히 이번 위기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그렇게 절박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일까 싶었던 양극화,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의 관심은 높아졌고, 어쩌면 지금이, 이런 문제 해결의 적기일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드러나게 했을 뿐, 이 문제들은 이미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던 문제들이다. 그리고 이전부터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위해 실제로 뛰어왔던 조직들이 있었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한 손을 보태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우리는 이전부터 이 일을 해왔던 조직들을 찾게 된다. 이미 그런 일을 위해 뛰어왔던 조직들에 묻고 싶었다. 그동안 어떤 걸 하셨어요? 우리, 이제 뭘 해야 할까요? 2022 신년기획 사회혁신 대환장수다회에는 다음세대재단 방대욱 대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권오현 이사장, 소셜밸런스 이영동 대표, 씨닷 한선경 대표가 참여해 사회혁신 조직의 고민과 그 고민 속에서 일궈가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화상 행사로 진행됐다.
 

▲ 사회혁신 수다회 참가자들이 패들렛에 남긴 흔적. ⓒ라이프인
▲ 사회혁신 수다회 참가자들이 패들렛에 남긴 흔적. ⓒ라이프인

■ 대한민국 사회혁신에서 공공이란?

한 대표는 이야기 중 "요즘 고민하고 있는 지점은 사회혁신이 이미 정책화된 업무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사회혁신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하고 있는 시도라고 이해하면서, 자원이 있는 주체가 정부다 보니, 그 안에서 사회 혁신을 꿈꾸는 많은 조직이 공공과 함께 일을 펼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한 대표의 말대로 정부는 사회문제 해결을 해야 하지만, 세밀한 곳까지 알 수는 없다 보니 사회혁신을 꾸준히 해온 조직과 손잡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정부, 지자체 등 공공이 사회혁신 조직을 파트너로 보기보다는 '외주사'로 취급한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과연 사회혁신에서 '공공'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권 이사장은 "어떤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와 반드시 함께해야 하는 일일 때는 정부가 바라는 일과 저희가 바라는 일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맞출까 하는 부분을 고민을 많이 하고, 지원받는 역할이 아닌, 파트너십을 맺으려고 하는 편이다. 두 번째는 정부만이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야 되는 부분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정책 제안들을 해야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해 공공과의 제대로 된 관계 정립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디지털 관련 정부 협의회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권 이사장은 특히 "여전히 기술을 사회의 발전과 정부의 효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시민들의 자산으로 바라보는 경향은 아직 없어서 그런 부분에서는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방식들을 제안드리는 얘기들을 하는 편"이라며 공공이 이 조직이 속한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제대로 자리 잡도록 하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보탰다. 권 이사장은 "협동조합 관련해서도 협동조합이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 소위 말하는 벤처나 일반 기업 스타트업 생태계에 비해 정부가 이 생태계의 성장을 위해 하는 일이 너무나 적지 않냐는 문제 제기를 계속하면서 가야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정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가 균형을 이뤄야 '공공성'이 만들어지는데,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서 국가의 기능이 커지고, 경제를 살리자는 구호가 강해지면서 기업, 즉 시장의 힘이 커지면서 시민사회 역량이 정부나 기업 쪽으로 흡수되는 형태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공은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 일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한계가 존재하고, 공공의 자원은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돈이 돼야 한다는 것은 맞는 얘기"라면서도 "돈이 안 되는 사회혁신은 자본을 많이 가진 부분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 보니 자원이 많은 곳, 즉 기업은 돈이 안 되는 사회혁신에 지원하지 않고, (그 일을 해야 하는)공공만이 이 부분을 지원하게 된다. 그런데 공공은 실패하면 안 되는 조직이다 보니 사회혁신성은 떨어지게 된다. 이 부분에 균열을 내는 움직임과 작업들이 있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공공성 재조정이라는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생태계가 더 건강해져야 하는 지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회혁신에 있어 공공이 좀 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혁신을 이야기하면서 잘 모르는 분들이 오시면 난감한 상황이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회혁신조직의 전문성이나 인력에 대한 진정성을 담보하지 못할 때가 많다"며 "공공은 모험보다는 안전한 곳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다 같이 덤비고, 다 같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사회가 바뀌기 힘들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공공도 좀 더 전문성을 갖춰야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들을 반드시 해야 된다"며 "이전에 '더나은 미래'에서 진행했던 '공익 활동 기자 양성 프로그램' 같은 것들은 상황들을 바라보는 시야를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한다. 공공에서 업무를 하는 분들에게 어느 정도 교육을 하고 사회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는 과정들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 사회혁신조직에 '사람'을 데려오려면

사회혁신의 자원을 줄 수 있는 주체 중 하나가 공공이라면, 가장 중요하면서도 얻기 어려운 자원이 사람이다. 사람이 있는 조직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사람이 없으면 결국 조직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소셜섹터의 인재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수다회에 참여한 조직들은 인재를 모으고, 양성하는 일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소셜섹터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인 인재들의 처우, 동기부여, 교육을 통한 성장 등에 대한 고민을 역시 이들 조직도 모두 가지고 있었다.

방 대표는 "비영리 영역도 대기업형, 공공 주도형 등이 있고,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시민 사회라는 조직이 있는데 그 삶의 조건들은 엄청 다르다. 국가 주도형은 지속 가능성이 높지만, 내가 진짜 비영리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이 사회가 가능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공동체성이고 그게 바로 사회적 자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급여 체계나 복리후생 등 물질적인 조건들이 안 좋아서 인재들이 오래 못 간다고 하는 부분은 냉정하게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비영리 조직이 생각과 달리 위계적인 경우 등 책임 이양 등 구성원의 참여를 일으킬 수 있는 적절한 업무 분배가 이뤄지지 않거나, 민주적이지 않은 운영 등을 목격할 때, 인재들이 실망하고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소셜 섹터 혹은 비영리들이 과연 '비영리답게' 운영되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형태로 운영되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도 "소셜섹터에 오는 인재들이 영리라면, '그래 이거 다 돈 벌려고 하는 짓이지' 하면 되는데, 사회적인 가치를 두겠다는 조직이 그렇지 않게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 다 거짓말 같이 느끼게 된다. 그걸 되게 어려워하는 것 같다. 할 수 있는 방법은 그냥 다 같이 방법을 찾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거는 그 안에 있는 동료들이 조직이 굴러가는 방식과 사업을 해나가는 방식을 같이 맞출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지만 그 조직 안에 있는 것이 내가 그냥 기부하는 것보다 더 유의미하다고 판단하게 되는 지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씨닷의 경우 외부 사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저희의 방식을 유지하기가 좋았다. 앞서가는 해외 조직과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어떤 동료애와 어떤 문화를 가지는지 살펴보게 되고, 더 좋은 걸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고민을 내부에서 더 적극적으로, 열린 채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다음세대재단의 D.MZ프로그램은 소셜섹터가 연대와 협력을 통해 인재들이 공감대를 나누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지 기대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소개됐다. 방 대표는 "작은 비영리 조직의 경우 사람 뽑으면 동기가 없다. 소셜섹터의 젊은 세대가 비무장한 상태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든 것이 D.MZ프로그램"이라며 "이건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아니다. 커뮤니티 만들고 그 안에서 동기도 만들고, SNS대화도 한다. 이런 모임들이 사실은 범비영리, 범소셜계에서 굉장히 많이 일어나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물질적으로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것이 어렵다면, 또 개별 조직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라면, 이들이 서로 모여 공감대와 고민을 나눌 공간을 만들어주면서 조직에서 뿌리내리고, 해결책도 찾는 힘을 길러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했다.

비영리조직과 그곳에서 일하고 싶은 이들을 연결하는 '디딜자리' 사업을 진행한 바 있는 소셜밸런스의 이 대표는 "조직문화와 관련한 문제는 현재 소셜섹터 뿐 아니라 영리를 비롯한 모든 조직이 경험하고 있는 이슈다. 아쉬운 점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컨설팅을 받겠다는 조직이 적다는 점이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조직들을 어떻게, 더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인가라는 고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재들의 자기 계발에 대해 소셜 섹터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소셜섹터와 영리섹터 인재의 큰 차이점 중 하나가, 영리 쪽은 다양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시장에 많아 누구든지 성장에 대한 동력을 얻어갈 수 있는데 비영리 분야에는 이런 것들이 적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주로 조직에서 배우는데 조직이 작아 적은 사람에게 배우다 보니, 배운 것이 정답인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우리가 비영리 분야 인재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받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아니면 우리가 어떻게 접근해야 될까라는 것에 대한 부분들을 중소형 단체들끼리라도 협력해서 프로그램을 좀 만들고 같이 운영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그런 조직들 간의 연대와 협력이 지금 현재 더 중요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 다음세대재단의 D.MZ프로그램. ⓒ다음세대재단
▲ 다음세대재단의 D.MZ프로그램. ⓒ다음세대재단

그럼에도 좋은 인재에 걸맞은 처우를 해줄 수 있는 생태계여야 사람이 많이 모이고, 더 많은 기대를 할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사실 이견이 없었다. 그런 면에서 소셜섹터 인재들의 처우에 대한 고민도 계속돼야 한다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권 이사장은 "소셜섹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게 하려면, 기본적으로 급여 체계나 복지에 대해서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인재 문제에 대한 고민에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짚었다. 그는 "각 섹터에서 사회를 더 좋게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분들이 다 같이 모여서 이 판을 어떻게 키우고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더 갖게 되고, 이곳이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부분들을 만들지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생태계가 커지고 영향력이 커지는 작업들이 지금 중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인재를 사회혁신 생태계로 모으기 위한 고민을 계속해 나가자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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