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대전환, 사회혁신 조직들의 꾸준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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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대전환, 사회혁신 조직들의 꾸준한 발걸음
  • 2022.01.20 08:00
  • by 김정란 기자
09:03

2022년 범의 해가 밝아온다. 라이프인은 지난해 사회적경제 전문미디어에서 소셜솔루션 미디어로서의 확장을 모색하며 2021년 한 해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고 있는 개인, 조직을 취재해왔다. 지난해 다양한 사회혁신 주체들을 패널로 모시고 각 조직들이 어떤 형태로 일하고 있는지 들여다보았던 '범상치 않은 사회혁신-범내려온다'를 통해 사회혁신의 주체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청취했던 라이프인은, 올해 '대전환의 시대, 발상의 전환'을 위한 '대환(換)장 수다회'를 열고 소셜섹터의 화젯거리와 고민에 대해 들으며 2022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혁신 수다회에 참여한 네 곳이 참여하는 사업 등을 통해 이들이 어떤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혁신'이라는 말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물며 사회혁신이라니. 우리 사회 속 묵은 것들을 완전히 바꾸는 일을 해나가는 조직은 틀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 안팎으로 혁신을 위해 애써야 하니 사회혁신 조직들은 늘 고민한다. 해묵은, 그래서 문제라고 느끼지 못할 때도 많은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 사회혁신 조직들은 어떤 시도를 하고 있을까? 라이프인 신년기획 '대환장수다회'에 참여한 조직들이 우리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하고 있는 시도를 소개한다.

스타트업, 니네만 하냐? 비영리도 할 수 있어!

▲ 방대욱 대표
▲ 방대욱 대표

다음세대재단은 '비영리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비영리'와 '스타트업'이라니 낯설게 들리기도 하는 조합이다. 방 대표에게 왜 '비영리 스타트업'이냐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냐고 물었다. 방 대표는 "'비영리로 내가 세상을 바꾸고 싶어요' 하고 오는 사람들이 없어지고 있더라. 자본시장 외에서 해결해야 될 사회 문제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에 대한 힘이 너무 약해지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새로운 비영리 생태계가 많이 생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건강하지 않으니,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비영리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 의미 그대로 하면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혁신성, 새로운 시도, 문제의 발견 등이 들어가 있지만, 한편, '야 니네만 스타트업 하냐, 우리도 한다' 이런 것도 있었다"고 했다. '비영리도 스타트업으로 한다'고 말할 수 있게 접근하도록 하고 싶었다는 얘기다.

방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비영리는 사회를 변화하도록 하는 주체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비영리가 변화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사회혁신 행사 등에서) 비영리조직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나와서 어떻게 해왔는지 이야기를 하고, 기업 등이 들었다면, 어느 순간 돈 잘 벌고, 잘 나가는 사람들이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비영리는 '그래 우리도 이렇게 변화해야 돼'라고 듣고 있더라. '새로운 사람들이 위기에 좀 진출해서 새로운 활기를 좀 불어넣어주면 좋겠는데 그게 뭘까'해서 비영리 스타트업을 시작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방 대표는 "해외에는 IT기반으로 한 비영리 스타트업만 지원을 해주는 조직이 있다. '왜 비영리를 지원하냐' 했더니 '비영리만이 그 사회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자본의 힘이 워낙 세서 자본의 투자 관계를 맺고 있거나 자본 사회에 들어오면 사회 문제보다는 다른 거에 신경을 너무 많이 써야 된다. (그러니 비영리를 지원하는 것은)당연한 거 아니냐' 반문하더라. 거기서 '비영리는 굉장히 필요한 존재'라는 용기를 많이 얻었다"며 돈이 되지 않는 사회혁신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앞으로도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돌봄받는 사람은 시설에 있어야만 하나요?

▲ 한선경 대표
▲ 한선경 대표

씨닷은 '돌봄'이라는 전통적 의제를 전환적으로 접근한 '지원주택' 사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지원주택은 취약계층에게 주거뿐 아니라 전반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취약계층이 오롯이 그들의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한 대표는 "지원주택 사업이 처음부터 전반적인 돌봄의 역량에 대해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주거 약자들의 삶의 변화를 위해 주거시설만 주어서는 해결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어떤 지원 서비스를 넣을지 고민했다. 이 모델을 하다 보니 우리 사회는 돌봐줄 사람이 없는 사람들은 시설로 보내는 게 아주 당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원주택은 취약계층에게 주거뿐 아니라 전반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경우 대상이 다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각자의 의사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방식으로 대상자를 상대해야 하고 전통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던 분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 생긴다. 한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커뮤니티케어나 돌봄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지원주택이라는 논의가 사실은 사회의 돌봄과 관련된 전환을 하고 있는 모델이라는 걸 좀 깨닫게 됐다"며 "지난해 힐러리 코텀('래디컬 헬프- 돌봄과 복지제도의 근본적 전환'의 저자인 사회혁신가)을 초대하는 행사를 하면서, 모든 사람은 자신이 살 곳을 정하고 살고 싶은 방식으로 살 권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서 중요한 건 역량이 있다는 측면을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신체나 재정적으로 취약한 사람이라도 사회의 지원이 있다면, 스스로 판단하고, 경제 활동 등을 해나가며 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할 수 있는 구성원이 된다는 관점으로 보게 된다는 것.

한 대표는 지원주택 사업 과정에서 스스로 취약계층이 가진 불운한 이미지를 뺀 그들의 삶 자체를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경험을 들려줬다. "그들의 방식으로 아름답고 에너지가 많다"는 것.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사람과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양분됐던 사회에서, 모두가 각자의 몫이 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이해를 만든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엄청난 확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탈시설화'를 기반으로 한 지원주택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디지털 민주주의는 도구가 아닌 사회에 근본적 변화 가져올 것

▲ 권오현 이사장
▲ 권오현 이사장

기술과 민주주의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디지털 민주주의'의 확산을 미션으로 하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일에 참여하고 있다. 권 이사장은 "기술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권 이사장은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필요한 것들이 많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술을 활용할 수도 있고, 기술 자체의 문제들도 사회 문제의 하나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관점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전히 이런 부분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셜섹터를 돈을 주면 와서 편의성만 높여주는 존재로 여긴다면 디지털 기반의 사회혁신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였다.  

빠띠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한 다양한 플랫폼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공론, 데이터 공유를 통한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 같은 것들이 빠띠와 참여자들이 만들어나가는 디지털 공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권 이사장은 "기술뿐 아니라 사회혁신조직이 제대로 영향력을 만들어 가려면 어떤 생태계가 필요한지, 미디어나 정보 공개 등이 가진 사회적인 이슈 같은 것들이 다 이 섹터 안에서 버무려질 수 있는, 통합적으로 생태계를 사고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들이 좀 필요한 지점이고 그런 얘기들을 기회가 될 때마다 하고 있다"고 요즘 활동의 초점에 대해 들려주었다.

권 이사장은 국내에는 해외와는 달리 디지털 민주주의,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지원을 하는 '그랜트'를 운영하는 곳이 한국에는 거의 없다고 했다. 민주주의의 성장을 위한 정보 공유 등과 같은 디지털 자원이 사회적 자산이나 공공재가 될 수 있음에도 이런 분야를 지원하는 관심은 아주 적은 상태라는 이야기다. 빠띠는 이러한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관련 활동을 하도록 하기 위해 협동조합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넘어야 될 산들이 많고 도전해야 될 것들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우선은 디지털, 기술과 민주주의 등에 대한 인식부터 좀 바꾸는 게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새로운 형태의 소셜 솔루션 제안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이해가 필요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한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사회혁신가들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사회혁신도 없다

▲ 이영동 대표
▲ 이영동 대표

소셜밸런스는 '사회적균형을 위한 공익지식전문가 그룹'이라고 스스로를 칭한다. 공익 활동을 해 온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 필요한 곳 등을 찾고 연결하고, 알리는 일을 해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소셜섹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사회혁신이 지속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사회혁신 분야의 '파이'가 작은 데다 이를 내부 구성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힘들다는 것은 소셜섹터의 지속가능성에서 중요한 문제라는 이야기다. 현재 재정적 처우가 대기업 등에 비해 열악한 차원에서 사회혁신에 앞장서는 사람들에 대한 존엄마저도 지켜주지 않는다면 사회혁신의 동력이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셜밸런스는 이런 고민에 따라 소셜섹터의 인재들이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도 관련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일반 기업과 달리 비영리 혹은 소셜섹터는 일하면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등의 기회가 많지 않다는 고민에서부터 만들어나가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소셜밸런스는 디자인씽킹 등 사업기획 관련 교육, 사업계획서 및 제안서 작성 교육, 사회혁신가 리더십 교육 등 사회혁신가로서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높여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며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라이프인 사회혁신 수다회에 참석하신 사회혁신조직 대표들이 스피커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해주셔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사회혁신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헌신과 노력,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 등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고,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흐름에 동참하도록 할 수 있는 내용이 지속적으로 알려져야 하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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