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바이소셜] 노(No) 플라스틱 문화 전도사 '노플라스틱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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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바이소셜] 노(No) 플라스틱 문화 전도사 '노플라스틱 카페'
임이경 노플라스틱팩토리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쓰레기 문제 해결 논의 속 '플라스틱 없는 카페' 실험
"노플라스틱 카페가 사라지는 것이 카페 운영 목적"
  • 2023.06.20 23:59
  • by 김승건 순천언론협동조합 조합원(바이소셜 기자단)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 달라진 개화 시기, 늘어나는 대형 산불, 수개월째 지속된 남부지역 물 부족 사태 등. 시민들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이 모든 현상의 배경에는 이상기후, 즉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가 있습니다. 이는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앞다투어 외치고 RE100, ESG 같은 개념들이 산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지구 경고등에 빨간불이 켜지며 불안과 두려움이 커지는 요즘,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담론 차원의 목표 설정도 중요하지만 일상과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실천 또한 중요합니다. 이에 라이프인과 사회적경제활성화전국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바이소셜 기자단'이 각지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과 지역에 기여하는 사회적경제조직, 사회혁신 현장을 취재하여 전합니다. [편집자 주]

 

▲ 임이경 노플라스틱팩토리협동조합 이사장. ⓒ순천언론협동조합
▲ 임이경 노플라스틱팩토리협동조합 이사장. ⓒ순천언론협동조합

전라남도 순천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앞장서서 이야기하는 상징적인 곳이 있다. 바로 순천시청 뒤 YMCA 건물 1층에 위치한 '노플라스틱 카페'다. '생태수도'라고 불리는 순천에서는 그 타이틀에 걸맞게 환경 보호 활동들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그 현장에서 언제나 노플라스틱 카페 직원들을 만날 수 있다.

"환경 운동은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서) 눈에 보이는 활동이 아니잖아요. 더군다나 개인의 도덕성에 기대서 이루어지는 활동이기 때문에 확산시키기가 쉽지 않죠.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방법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플라스틱 카페의 주인장 임이경 씨는 많은 시민들이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환경 캠페인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임 씨는 모든 사람들이 일상에서 행하는 소비 활동에 주목했다. 소비문화를 친환경적으로 바꿈으로써 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카페

▲ 노플라스틱 카페 전경. ⓒ순천언론협동조합
▲ 노플라스틱 카페 전경. ⓒ순천언론협동조합

노플라스틱 카페는 지난 2018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기후위기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기도 전이다. 당시 순천시가 당면한 환경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쓰레기 문제다. 순천시자원순환센터 운영이 중단되면서 시의 쓰레기 대란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던 것이다. 이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했고, 그 안에서 '일회용쓰레기 배출 없이 가게를 운영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이 나왔다. 그것이 노플라스틱 카페의 출발점이었다. 일회용 컵, 일회용 빨대 등 카페는 일회용품이 많이 쓰이는 곳 중 하나다. 카페와 빵집에서 일해왔던 임 씨는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이러한 현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재활용이 잘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용했는데, 공부하다 보니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거의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충격을 받았죠. 그런 상황에서 순천 내에 일회용품 없는 카페를 운영해 보자는 목소리들이 나왔고, 제가 총대를 메고 해 보기로 했어요. 제가 원하는 일이기도 했고요."

노플라스틱 카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면 1,000원을 할인해 줘서 저렴한 가격으로 음료를 먹을 수도 있다. 카페 한쪽 벽에는 공유 텀블러들이 놓여 있어 개인 컵을 가지고 오지 않아도 공유 텀블러를 이용해 포장 구매(takeout)할 수 있다.

현재는 제로웨이스트(Zero-waste) 숍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서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 대신 스테인리스 빨대를 내놓았는데 이용해 본 손님들의 구매 의사가 빗발쳤다. 그래서 스테인리스 빨대를 진열‧판매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판매 상품을 늘려 가다 보니 제로웨이스트 숍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더불어 노플라스틱 카페는 다양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손님들과 함께 우유팩, 아이스팩을 모아서 재활용할 수 있는 회사로 보내는 활동을 한다. 또한 순천YMCA와 함께 병뚜껑을 모아 치약짜개, 키링 등 업사이클 제품을 만드는 '플라스틱 대장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 일회용품 없는 소비에서 일회용품 없는 생활로

ⓒ순천언론협동조합
ⓒ순천언론협동조합

임 씨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꿈을 꾸었다. '일회용품 없이 생활해 보자'라는 꿈이었다. 카페를 자주 방문하는 손님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속에서 친환경 생활 문화를 확산하는 일들을 해볼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그렇게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노플라스틱팩토리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노플라스틱팩토리협동조합은 지역에 사는 청년들과 '천천히마을'이라는 '전남형 청년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마을은 청년을 지역에 유입하고 정착시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목적을 가진 사업이다. 임 씨는 이 사업이 청년들과 함께 친환경 문화를 지역에 퍼뜨리겠다는 자신의 생각을 펼칠 기회가 되겠다고 판단했다. 이후 노플라스틱 카페에 관심이 많은 8명의 청년들과 함께 천천히마을을 조성했다. 함께한 청년들 대다수는 순천이 고향이 아닌 외지 청년들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한 천천히마을에 660명가량의 청년들이 다녀갔어요. 대다수가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었어요. 순천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천천히 살아보며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자신의 속도를 찾길 바랐어요."

천천히마을은 외지 청년들의 한달살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한 청년들은 한 달간 순천에서 생활하면서 그동안 사서 쓰곤 했던 생활재들을 직접 만들어 본다. 이를 통해 천천히마을은 참여자들이 청년, 지역, 지구 생태계 속에서의 '나'를 고민하며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고 지역 내에서 자립할 수 있게 돕는다. 이 외에도 지역 골목과 자연경관을 둘러보는 패키지여행과 쓰레기 없는 축제를 기획 중이다.

"함께 활동하면서 지역에 정착해야겠다고 의지를 보인 청년들은 많지 않았어요. 기존에 살고 있던 지역에서 만들었던 커뮤니티를 떠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다녀간 청년들이 이곳에서 배운 생태 라이프를 자기 지역에 퍼뜨릴 것이라고 믿어요."
 

ⓒ순천언론협동조합
ⓒ순천언론협동조합

임 씨는 "노플라스틱 카페의 목적은 노플라스틱 카페가 없어지는 것"이라는 역설적인 말로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카페가 당연한 문화가 되길 소망했다. 그의 철학에 빗대어 보면 노플라스틱 카페가 갈 길은 아직도 멀다. 그러나 사회가 친환경적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틀림없다. 이 변화를 지역 내에서 주도해 나갈 노플라스틱 카페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 이 기사는 순천광장신문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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