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바이소셜] 춘천두레생협, 지역과 연대하며 '자연스러운 삶'의 가치 키워 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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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바이소셜] 춘천두레생협, 지역과 연대하며 '자연스러운 삶'의 가치 키워 가는 중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박미나 상무이사 서면 인터뷰
  • 2023.09.05 10:24
  • by 최은선 춘천경실련 사무팀장

지난 2012년 영국에서 시작한 '바이소셜'(Buy Sicial, 상생소비) 캠페인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가치소비를 장려하는 일상 속 실천 캠페인입니다. 국내에서는 2020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바이소셜 선언식'을 개최하며 본격적으로 바이소셜이라는 개념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비 행위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지지하며 지속 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고자 하는 바이소셜. 우리는 어떻게 일상에서 가치 지향적인 소비를 행할 수 있을까요? 라이프인과 사회적경제활성화전국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바이소셜 기자단'은 일상에서 바이소셜을 실천할 수 있는 각 지역의 현장을 취재하여 전합니다. [편집자 주]

 

▲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매장 전경.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매장 전경.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사회적경제기업들은 각자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활동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제품을 생산하는 조직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생산하는 조직도 있다. 그중에서도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춘천두레생협)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생산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

춘천을 거점으로 조합원 매장을 운영하며 활동하고 있는 춘천두레생협은 지역 및 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과 협업하며 다양한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들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열린 '제9회 연대와 협력 우수사회적기업 어워드'에서 우수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춘천두레생협이 만들어 가고 있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 박미나 상무이사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활동 모습.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활동 모습.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Q. 춘천두레생협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춘천두레생협은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안전한 먹거리, 건강한 생활재를 생산자와 직접 연결하여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함께하기 위해 2001년 설립한 춘천 지역 최초의 생활협동조합입니다. 우리 농업과 로컬푸드,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지향하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친환경, 유기농업에 뜻을 함께하기 위해 공동으로 출자하고, 믿을 만한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직거래 방식으로 공급하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현재 춘천 지역 3,000여 가구의 조합원과 함께 거두리, 퇴계동에서 2개의 조합원 매장(비조합원도 이용 가능)을 운영하며 국내산 친환경·유기농 생활재와 공정무역 제품, 제로웨이스트 물품 등을 지역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부상조의 협동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일상과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일들을 다양한 연대사업과 소모임,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움직임을 만들어 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강원곳간'(강원도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 지원을 위한 공동브랜드-편집자 주-) 1호점과 춘천 사회적경제기업 공동판매장 '가치사는가게'를 숍인숍(Shop in shop) 매장 형태로 운영하여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들의 판로를 지원하고,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춘천두레생협은 지역 내 먹거리 문제와 더불어 농업, 환경, 여성, 사회적경제 분야의 다양한 문제들을 공동체적 관점으로 해결하려 노력하고, 유기농업과 친환경 소비문화를 확산하여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삶'의 가치를 함께 키워 가고 있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 형태의 사회적기업입니다.

Q.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들과 진행하고 있는 협업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춘천두레생협은 춘천시를 거점으로 시민들과 함께 지역과 사회의 이슈에 대응하고자 다양한 기관, 단체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여러 사회 문제와 함께 쓰레기 문제가 대두됐는데, 그중에서도 일회용품 포장재나 배달용기와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났습니다. 이전부터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로 고민하던 춘천두레생협은 춘천시자원봉사센터와 협약을 맺고, 각 기관 및 단체에 소속된 회원, 조합원, 인근 거주 시민들과 함께 분리수거되지 않고 마구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 'PP/PE 모아챌린지' 활동을 펼쳤습니다. 2021년부터 진행된 이 챌린지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올해는 춘천지역자활센터와도 업무협약을 맺어 PP, PE를 비롯한 우유팩과 멸균팩 등 자원순환이 가능한 다양한 자원을 시민들과 함께 모으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다시 자활 참여근로자를 지원하는 등 사람과 환경을 살피는 일조이조 활동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외에 인근 초등학교와 연계하여 결식이 우려되는 초등학생들에게 반찬꾸러미를 지원하는 '방학 중 결식아동 반찬지원사업', 지역의 생산자·소비자·나눔의 집·지역아동센터·장애인시설 등과 매년 진행하는 '사랑과 협동의 유기농 김장나눔행사', 두레생협 자원순환 운동인 종이팩 모으기 집중 캠페인을 통해 지역 내 어린이집 등 총 21개 기관과 연대한 '2022~2023 종이팩 수거활동', 동내면 소재 유치원·어린이집·지역아동센터 등의 단체들과 협업하여 '2023 춘천시민 녹색장터'(이하 녹색장터) 진행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 춘천시민 녹색장터.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 춘천시민 녹색장터.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Q. 타 단체와의 협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협업 과정 모두 소중하고 가치 있는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한 가지만 꼽아보자면 최근에 진행했던 녹색장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두레생협의 바람은 녹색장터가 동내면 거두리 일대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역의 다양한 단체, 기관과 소상공인, 춘천시민이 어우러져 거두리 일대를 활성화하는 것이 우리가 움직이고 직접 행동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초까지는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행사가 많이 없었는데, 직접 대면으로 만나는 녹색장터 행사를 통해 지역 분위기도 활성화되었고 동내면의 재발견이 이루어졌습니다. 동내면 인근 공방에 연락하여 자투리 천을 이용한 공예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춘천 내 학교와 협력하여 먹거리 카페부스를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인근 지역아동센터와 아파트를 직접 방문하여 협조를 구하기도 하고, 유치원에서는 행사에 참가하여 직접 기른 유기농 농산물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준비하면서 직접 발로 뛰고 찾아다닌 이유는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결국 마음이 닿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비대면과 전자기기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어우러지고 각자가 가진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런 과정들이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열쇠였다고 생각합니다. 장터를 연 당일에 비가 왔지만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고, 참여했던 아이들, 학생들, 어른들 모두가 즐거워했으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방문하여 활기를 더했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시민들과 연관된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힘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결식아동 반찬지원사업.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 결식아동 반찬지원사업. ⓒ춘천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Q. 춘천두레생협은 지역사회와의 협력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경제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앞서 말씀드린 방학 중 결식아동 반찬지원사업입니다. 2019년 겨울방학 때부터 춘천워커즈협동조합 반찬투정사업단과 지역 내 인근 초등학교 아동들을 대상으로 결식아동 반찬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방학 때 끼니를 걱정하거나 거르지 않도록 조합원과 시민단체 후원으로 생협 상품 및 친환경 로컬푸드를 이용한 반찬꾸러미(반찬3종+국1종+간식세트)를 직접 조리하여 제공합니다. 처음에는 10가구로 시작했으나 현재 17가구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고, 횟수로 벌써 7번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2023년 제7기 여름방학 결식아동 반찬지원사업'이 7월 18일부터 8월 16일까지 진행돼, 반찬꾸러미를 매주 2회 아이들의 가정으로 배송했습니다.
두 번째는 춘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함께하는 '춘천 사회적경제로-드'입니다. 춘천 지역 내에 있는 사회적경제기업 탐방을 통해 사회적경제의 기본가치를 익히고 사회적경제기업이 만드는 지역사회의 변화를 알리고자, 춘천 사회적경제로-드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로-드'는 지역 내 사회적기업들을 탐방하여 기업의 미션과 제품 및 서비스 등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기업이 갖고자 하는 방향성, 품질성, 공정성, 신뢰성을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지역에서 춘천두레생협을 방문하여 사회적기업으로서 춘천두레생협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우리는 지역 내 사회적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며, 우리의 사회적경제 울타리를 확대하는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가치사는가게' 운영입니다. 춘천두레생협은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들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오프라인 숍인숍 매장 '가치사는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합원과 시민들에게 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 물품을 소개하고 물품에 담긴 가치를 전달하며 지역 내 사회적경제, 사회적 가치 소비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춘천시장애인근로사업장의 화장지 제품, 춘천지역자활사업단 다온일터의 수제김 세트, 사회적기업 로움에스영농조합의 지역한우 제품, 자활기업 협동조합참닭갈비의 닭갈비 제품, 강원양봉협동조합의 우리지역 꿀 제품 등 지역의 다양한 사회적경제기업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사회적경제활성화 전국네트워크에서는 가치소비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상 실천 캠페인인 바이소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일상의 지출로 사회 변화의 주인공이 되어요'를 슬로건으로 하여 캠페인을 이어 가고 있는데요. 춘천두레생협에서 하는 대부분의 활동들이 이 캠페인과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바이소셜'을 독려하는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나태주 시인의 '풀꽃')라는 시구처럼 겉으로는 다른 제품들과 별다른 점이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 지역이 보이고 사람이 보이고 관계가 보이는 것이 사회적경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소비자가 자세히 보아주고 응원해 주면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사랑스러운 존재로 함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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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선 춘천경실련 사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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