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쿨] 자기주도적 문제해결 역량 찾아가는 한양대 소셜리빙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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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쿨] 자기주도적 문제해결 역량 찾아가는 한양대 소셜리빙랩
  • 2021.11.22 13:20
  • by 김정란 기자

학문의 상아탑이라고 했을 때의 대학은 현실의 문제 해결보다는 연구 자체로서에 더 가치를 두는 듯했다. 시대가 바뀌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우리가 대학에 요구하는 역할도 바뀌고, 대학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학과 그 구성원인 교직원, 교수, 그리고 배움을 얻는 학생들의 생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대학에는 이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논문과 수업으로만 배움을 얻는 대학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에 필요한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데 참여하고, 학생들의 정신에 그러한 가치를 심는 대학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대학에 부는 혁신의 바람을 라이프인에서 살펴본다. [편집자 주]

▲ 학생들이 문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 학생들이 문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리빙랩, 생활 속 실험실이라는 뜻이다. 최근 사회 문제 해결의 한 방식으로 대두되고 있는 리빙랩은 민간과 기관, 산업, 학교, 연구소 등 다양한 조직이 참여하기 때문에 사회 문제 해결책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과 동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학 현장에서도 리빙랩을 교육에 적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한양대학교에서도 지난해부터 사회혁신융합전공 과목 중 하나로 '소셜리빙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수업을 맡고 있는 박성수 교수를 만나 '소셜리빙랩'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들어봤다.

■ 우리 학교 주변에 어떤 문제가 있지?

소셜리빙랩 수업은 실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데 의의가 있는 수업이다. 그래서 한양대학교는 학교가 위치한 성동구와 MOU를 맺고, 소셜리빙랩을 진행하고 있다. 성동구에서 지역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학생들에게 주고, 학생들이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할 수 있으면서도, 실제 문제 해결에 적합한 솔루션을 찾아 나간다.

지난해에는 성동구에서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카페거리의 길이 좁아서 생기는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일 등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고 이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현장을 찾고 지역민을 인터뷰했다. 이 과정에서 인도와 차도가 애매하다는 점을 들여다보고 인도와 접한 건물에 눈길을 끄는 벽화 등을 그려 인도 쪽으로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도록 하거나, 차도에 3D 디자인을 넣은 그림이나 글씨를 그려 차량 속도를 줄이도록 하는 아이디어 등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다. 성동구 측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딱 한가지 아쉬운 것이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아직 실제로 채택되지는 않았다는 것인데, 시간이 지나 실제 적용되는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학생들에게 더 큰 동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소셜리빙랩 수업 과정에서 나온 쪽지들을 붙여놓은 모습. ⓒ한양대학교
▲ 소셜리빙랩 수업 과정에서 나온 쪽지들을 붙여놓은 모습. ⓒ한양대학교

■ 솔루션 찾기보다 문제찾기 능력이 먼저

이 수업은 교육의 한 과정이기 때문에 솔루션의 실제 적용만큼 학생들이 우리 주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인식하고, 자신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문제를 찾는 만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범위를 좁히고 구체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과정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이유로 일반 리빙랩과는 다른 점도 있다. 일반 리빙랩은 민, 관, 산, 학, 연 등 다양한 조직들이 대등한 관계로 참여하게 되지만, 이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하나의 조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인터뷰 등을 통해 다양한 조직들을 만나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정말 현장에 적합한지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박 교수는 "학생들이 아무래도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지역 주민이나 공무원 등과 함께 일하게 되면 그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그래서 수업 멘토와 나도 아주 신중하게 조언한다. 우리 의견에 쏠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청년은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고 싶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의외로 솔루션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결해나갈 문제를 찾는 것이다. 두 학기로 진행되는 리빙랩 수업에서 한 학기는 말 그대로 해결할 문제를 찾는데 쓰이곤 한다.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당사자 감정을 가질 수 있는 문제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겪어보지 않았고, 아직 먼 이야기인 은퇴자 문제나, 취업준비생 문제보다는 당사자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문제에 접근해보자고 제안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해결할 문제를 결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길다. 1년짜리 과정이 무거운 감이 있지만, 해결할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의 교육적인 효과가 아주 크다는 점 때문에 어떤 방식이 좋을지 고민 중"이라면서 "이것도 리빙랩 방식으로 해결해볼까 한다"며 웃었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나 행정부, 학계 등 전문가 집단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이런 문제를 어려워하지 않을까? 박 교수는 "동기가 생기면, 해결해보겠다는 의지가 높다. 어려워도 재미있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원하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해볼 경험이 적지 않나? 어떤 문제든 자신들이 결정하고, 솔루션 내는 것을 아주 즐거워한다. 이 수업은 평가만 제외하고는 모두 자기들이 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대학생들만 사용할 수 있는 에브리타임 같은 커뮤니티에도 이 수업에 대해 "재미있고, 대학다운 수업이다. 현장에서 부닥치니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는 평가가 올라온다. 이들이 원하는 '대학다운 수업'이란 어떤 것일까? 뜻대로 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이들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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