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ㅓ하시는 Zㅣ요?] 비즈니스, 동네가 더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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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ㅓ하시는 Zㅣ요?] 비즈니스, 동네가 더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되다
도시재생 스타트업 ㈜빌드(BUILD) 임효묵 이사 인터뷰
  • 2021.08.18 10:29
  • by 전윤서 기자

'청년'이라고 하면 따라오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미래의 주역'처럼 아직 도래하지 않은 인물로 설정하는 말이다. 그럼 세상은 누가 바꿀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사회문제는 어디에나 있고 문제를 느끼는 사람이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니 말이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 그 이후에 출생한 세대는 Z세대라고 부른다. 줄여서 MZ세대이다. 미래가 아닌 현재의 청년들. 청년들은 무엇을 문제라고 여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MZ세대에게 물어보았다. Mㅓ하시는 Zl요? [편집자 주]

어떤 이유에서건 이끌려 다니지 않고 원하는 삶을 마음껏 실현하는 삶을 살 순 없을까. 

7명의 청년이 만든 도시재생 스타트업 ㈜빌드(BUILD)는 시흥 월곶에서 더 나은, 더 행복한 삶의 대안을 찾아 보여주고 있다. 빌드의 청년들은 지역 주민이자 혁신가로서 시민들과 신뢰를 쌓고 '삶의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일구어 가고 있다. 라이프인은 빌드의 임효묵 이사를 만나 시민과 함께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비법을 들어보았다. 

▲ 월곶 지역 분석 ⓒ빌드
▲ 월곶 지역 분석 ⓒ빌드

■ 이용할 공간은 없는데 공실률은 넘쳐나는 이상한 동네
바다를 향해 반달처럼 뾰족하게 내민 땅 이라는 뜻으로 이름 지어진 월곶. 테마파크, 체험장, 박물관, 공원이 조성되며 관광지 활성화를 꾀했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시정계획이 진행되었지만, 지역주민의 편의와 지역 기반 콘텐츠를 고려하지 않은 겉핥기식 관광계획으로 관광지로서 활성화가 미비했다. 2008년 폐장한 7,000평의 놀이공원 마린월드는 유휴공간으로 방치됐다. 근처 상권도 쇠퇴해 공실률이 30%가 넘고 모텔 상권과 횟집, 경륜장 만 남아 있는 상황에 처했다.

그런데도 저렴한 집값 탓에 청년들과 젊은 맞벌이 부부는 월곶에 터를 잡고 있었다. 빌드의 임효묵 이사는 동네 사람들이 이용할 공간은 없는데 공실률은 넘쳐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언더독스 공동창업자였던 우영승 대표는 2016년, 시흥시 청년 정책팀과의 인연으로 시흥 월곶에서 청년들과 작당 모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교육 사업 부문 총괄을 맡았던 우 대표는 청년창업 사관학교 교육생, 사회적경제 조직 경력이 있는 청년 6명을 모았다. 이후 부동산 관련 전문가로 조언을 구하던 임 이사를 마지막으로 영입해 총 7명의 청년이 빌드의 공동 창업자로 나서게 된다. 임 이사는 "원래 부동산 관련한 일을 했었다. 공간이 가지는 의미나 기능은 다 상실되고 오로지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 주류 산업 안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라며 당시 빌드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 일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나눈 고민과 목표는 사뭇 진지했다. 우 대표는 같은 방향성을 가진 청년 7명을 모았다고 했다. 빌드는 '우리가 살고 싶은 공간과 삶을 직접 만들자'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싶은 공간과 삶의 주체는 바로 '나'였다. 임 이사는 "우리가 살고 싶은 공간과 삶이란 주류 사회에 대한 대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다양성이 확보된 삶 그리고 적정한 기준이 통용되는 삶을 원한다. 다른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삶이 후대에는 당연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부연했다. 

■ 주류 사회에 대한 대안, 비즈니스로 제시한다
빌드는 지역의 유무형 자원을 통해 관광지인 월곶이 아닌 지역 주민들을 위한 월곶으로 탈바꿈하기를 원했다. 또한 '살기 좋은 도시 월곶'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구축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한 관광 자원 활성화 방안을 목표로 삼았다. 지자체와 민간단체, 월곶동 주민 간의 협의체 구성 방식을 구축해 지역 주민 중심의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빌드는 기존의 시장 경제 체제 안에서 대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존 시장 경제 체제를 따랐다고 한다. 현재는 사회적경제의 방식보다 주식회사 형태로 성과를 내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 임 이사는 "경제적 가치 또는 부가 가치를 만들 때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어떻게 해결해볼까 고민도 많았다. 우리는 이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 바오스 앤 밥스 ⓒ빌드
▲ 바오스 앤 밥스 ⓒ빌드

■ 시민 기업, 청년도 살리고 마을도 살리다
현재 빌드는 4개의 매장과 함께 인프라 구축을 위한 4개의 사업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빌드의 연평균 매출은 8억이다. 이 중 7~80%가 매장 수익이다. 가장 먼저 오픈한 곳은 바오스 앤 밥스이다. 4년 동안 공실이었던 공간에 자리 잡은 바오스 앤 밥스는 지역의 제철 재료를 활용한 유러피안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아름다운 시흥 바다 전망과 계절마다 바뀌는 맛있는 메뉴로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 되었다. 특히, 바오스 앤 밥스는 빌드에서 분리되어 작년 하반기부터 별도의 주식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빌드가 별도의 주식회사로 분리하면서 시도한 것은 '시민 기업' 형태이다. 임 이사는 "1호점 바오스 앤 밥스는 부동산을 나눠 가지는 방식에 앞서 기업을 나눠 가지는 방식을 시도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IFK임팩트금융(현 임팩트스퀘어와 합병)이 기관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매장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 다른 도시에서 시민 기업 형태를 응원하는 사람 54명이 모여 시민기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윤을 배당하기도 하며 주민이 소유하고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바오스 앤 밥스를 오픈하고 바로 다음 해였던 2017년에는 공실이었던 조개구이 건물을 재생해 서점도, 꽃집도 없었던 월곶에 월곶동책한송이라는 북플라워 베이커리 카페를 만들었다. 이곳은 마을 활성화를 위해 사랑방 역할을 하기도 한다. 빌드의 고객이자 지역 주민인 월곶의 엄마들이 자생적으로 만든 월화수(월곶의 화려한 수요일)는 육아하는 여성을 위한 모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 월곶동책한송이 ⓒ빌드
▲ 월곶동책한송이 ⓒ빌드

2018년에는 실내 놀이터 바이아이를 오픈했다. 주민의 50%가 12세 이하 영유아가 있는 가구였지만 월곶에는 그동안 아이와 함께 즐길 공간이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빌드는 아이들에게는 자기 주도 실내 놀이터를 제공하고 부모에게는 쉼을 주는 공간을 만들었다. 바이아이는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시민자산화 사업이 진행 중인 공간이기도 하다. 시흥시가 5년 동안 공실이었던 50여 평의 공간을 매입해 시세 절반 수준으로 임대하고 향후에는 주민들이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다. 

지역주민들과 신뢰를 쌓은 비법이 무엇이냐고 묻자 ‘시간’이라고 대답한 임 이사. "3, 4년 동안 공간의 기능, 공간 운영자의 역할을 해내며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바이아이를 오픈할 때는 시민자산화의 방식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모습을 지켜봐 온 주민들이 공감했고 참여해주었다. 도시를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빌드가 그리는 시민 자산화의 모습은 이러하다. 지역 주민들의 자금으로 사업 자금을 조달해 기업은 콘텐츠를 만들고, 지역 주민들은 주인 의식을 가지고 공간을 이용한다. 이때 발생한 이익은 다시 주민들에게 보상된다. 임 이사는 이러한 구조가 지속가능성의 중요한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첨언했다. 

▲ 지역 내 생산과 소비자를 연결해 지속가능한 지역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지역형 신선식품 유통 ‘팜닷’ ⓒ빌드
▲ 지역 내 생산과 소비자를 연결해 지속가능한 지역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지역형 신선식품 유통 ‘팜닷’ ⓒ빌드

2019년에는 공유주방 및 지역의 제철 신선 재료와 가공품류를 판매하는 월곶식탁을 오픈했다. 또한 지역 내 생산과 소비자를 연결해 지속가능한 지역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지역형 신선식품 유통 '팜닷'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농가 네트워크와 식품 판매 및 유통, 매장 운영까지 선순환되는 가치사슬을 만들어가고 있다. 언젠가 떠날 곳으로 인식됐던 월곶은 어느덧 친구나 친척들이 방문하면 자랑하고 싶은 동네가 됐다. 

빌드는 20여 명의 지역 출신 청년들이 빌드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매장을 가꾸고 월곶을 변화시키고 있다. 시흥에 사는 청년으로서 내가 필요한 것, 내가 불편한 것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발전시키고 있었다.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원하는 삶을 주도적으로 사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임 이사는 "세상이 바뀌었으면 좋겠지만 내가 사는 동안에는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적어도 한 공간, 골목길, 넓게는 동네에서 평생을 노력한다면 더 나은 삶과 행복한 삶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빌드는 공간 콘텐츠 개발뿐만 아니라 시흥시 내의 지역 혁신가를 육성해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창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로써 슬럼화되었던 지역은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이자 지역 혁신가의 거점 공감으로 탈바꿈을 꾀한다. 

임 이사는 10년, 20년이 걸려서라도 월곶의 비포 앤 애프터(Before And After)를 명확히 보여주어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도시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역을 떠나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꿈꾸고 실현한 빌드의 가치가 널리 퍼져나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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