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레킷벤키저, 또 ‘꼼수’ 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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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레킷벤키저, 또 ‘꼼수’ 부리나?
[강찬호의 위험사회 아웃(16)] 10일 옥시 3차 배상안 발표는 7월21일 항소심 판결 앞둔 언론 플레이
  • 2017.07.10 17:41
  • by 강찬호
가습기살균제전국네트워크와 가피모는 매주 월요일 낮 12시에 가해기업을 상대로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10일 여의도 옥시 앞에서 옥시레킷벤키져를 규탄했다.

옥시레킷벤키저가 7월10일(월) 피해자 최종 배상안을 다시 발표했다. 이전 배상안과 비교해서 특별히 달라진 내용이 없는데, 굳이 최종 배상안이라며 발표한 이유가 무엇일까.

옥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3차 판정 피해자에 대해서도 1,2차 피해자들과 동등하게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폐 손상을 당한 상해 피해자들에 대해서 끝까지 치료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사실상 지난해 7월말 마련한 피해자 배상기준에서 달라진 점이 없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7월10일 날 보도자료를 낸 것일까. 옥시가 말하는 3차 판정피해자는 2015년도말까지 접수된 피해자들이다. 2016년도부터 현재까지 받고 있는 피해자 접수가 4차 이다. 1차, 2차 접수피해자는 이미 판정이 되었고, 옥시 등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배상 절차에 착수해 진행 중에 있다.

3차 피해자 판정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올해 3월까지 세 차례 진행...현재까지 52명..옥시측 함구하다 뒤늦게 배상 밝혀.

옥시가 말한 3차 피해 접수자들 중에서 정부가 처음으로 피해자 판정을 한 것이 지난해 8월18일이었다. 3차 피해 접수자 전체 752명 중 165명에 대한 판정이었다. 이 중 35명이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들이었고, 이 중 옥시 제품을 단독으로 사용했거나 복수로 사용한 피해자가 32명이었다. 이어 정부는 올해 1월13일 3차 신청 접수자들 중 188명을 추가로 판정했고, 이 중 정부 인정피해자는 18명이었고, 모두 옥시 피해자였다. 이어 올해 3월 100명을 추가로 판정했다. 이 중 4명이 정부인정 피해자였고, 그 중 2명이 옥시 피해자였다. 따라서 현재 3차 신청자 752명 중 453명이 세 차례에 걸쳐 판정을 받았다. 이 중 57명이 정부인정 피해자였고, 52명이 옥시 사용 피해자였다.

옥시가 3차 피해자들에 대해서 1,2차 피해자들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2016년 8월 18일부터 정부인정을 받은 3차 옥시 피해자들에 대해서 배상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 길게는 지난 해 8월부터 11개월, 짧게는 올해 3월부터 4개월 동안 3차 피해자들에 대해서 배상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7월10일부터 배상접수를 시작하겠다고 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더욱이 옥시가 발표한 3차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기준에서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한다면?

결국 옥시가 뒤늦게 3차 배상에 대해 접수를 시작하겠다고 하면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전형적인 ‘언론플레이’로 볼 수밖에 없다. 옥시는 오는 7월21일 항소심 재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옥시 측 전·현직 임원 5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신현우 전 대표를 포함 4명이 징역 7년에서 5년을 받았다. 존리 전 대표는 증거부족으로 석방됐다. 옥시 측은 그동안 옥시 피해자들 중에서 정부 인정 피해자들에 대해서 99퍼센트가 피해배상 등록을 신청했으, 이 중 89퍼센트가 합의금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뒤늦게 보도자료를 발표한 이유이다. ‘이렇게 노력했으니, 법원에서 봐주겠지’ 하는 꼼수는 아닐까.

김기태 국제전문법률가협회 부회장이 옥시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옥시의 행태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옥시측 3차 배상입장이 꼼수인 이유는?...길게는 11개월 늦장부리다 항소심 10일 앞두고 발표..지난해 검찰 수사 앞두고 사과하는 모양새와 유사.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옥시가 99퍼센트 등록했고, 89퍼센트가 수령했다고 한 대상자들은 1,2차 피해 접수를 한 530명 중에서 정부로부터 피해인정을 받은 223명 중 옥시 사용 피해자183명이다. 3차 피해자들은 제외돼 있었다.

7월7일 현재 환경부 환경산업기술원을 통해 피해접수가 된 규모는 5,657명이고, 이 중 1,212명이 사망자이다. 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5천여명이 넘는 피해자가 접수돼 있고, 1천여명이 넘는 인원이 사망자로 등록되어 있다는 것이 수차례 보도되어 왔다. 이런 접수 기준에 비하면 정부가 판정한 피해자 수는 매우 적고, 정부 인정기준에서 피해자로 판정 받은 이들도 적다. 여기에 옥시 피해자 배상 상황을 보면 그 숫자는 더욱 줄어든다. 2011년8월말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이라고 밝혀진 이후 약 6년의 시간이 흐른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 구제’는 너무 늦고 지연되고 있다. 이런 시점과 상황을 고려한다면 옥시가 7월10일 발표한 보도자료는 무엇이고, ‘피해배상 등록 99퍼센트, 보상금 수령 89퍼센트’는 무엇을 의미하고, 무엇을 가리고자 하는 수치일까.

돌아보면 7월10일 옥시가 3차 배상신청 접수를 받는다고 하면서 그동안 배상노력을 밝힌 보도자료는 2016년 검찰 수사를 앞두고 한 옥시의 꼼수 사과를 연상시킨다. 옥시는 사과와 함께 피해자들에 대해 배상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당시 사과와 배상 착수는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둔 꼼수라는 시각이 많았다. 이번 3차 배상 발표는 항소심 재판을 앞둔 꼼수 발표라는 의구심이다. 피해자와 소비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피해구제, 피해배상을 위한 진정성이 약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이유이다.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옥시가 한국에서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이하 가피모)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가해기업을 찾아다니며 릴레이 항의행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낮 12시. 지난 6월26일 1회차로 종로 SK 본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7월3일에는 홈플러스 앞에서 진행했다. 7월10일은 3회차로 옥시레켓벤키저 여의도 본사 앞에서 진행했다. 여름 장마의 한 복판에 서있는 날이었다. 비가 거세게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단체 회원들이 제법 나왔다. 옥시레킷벤키져가 입주해 있는 IFC몰 2관 정문 앞에서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김기태 국제법률전문가협회 부회장은 “7월10일자로 옥시레킷벤키저가 발표한 기자회견을 보고 많이 놀랐고 분노했다. 옥시의 행태를 끝까지 감시하고 투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가 봉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소비자의 의무이자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옥시가 10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최선을 다한 듯이 썼지만 맞지 않다”며, “옥시가 국내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옥시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옥시의 3차 배상 발표에 대해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마치 새로운 내용으로 하듯이 생색을 냈는데, 이는 항소심에서 잘 봐달라고 하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최 소장은 이 사건으로 구속된 5명의 임직원을 일일이 거론하며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유지되어야 한다. 1심에서 석방된 존리에 대해서는 다시 구속해서 검찰 구형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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