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상부상조와 협동연대를 위하여"…노동공제조합 입법 추진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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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상부상조와 협동연대를 위하여"…노동공제조합 입법 추진 토론회 개최
  • 2021.11.18 16:00
  • by 이진백 기자
▲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이수진 의원,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공동주최로 노동자의 상부상조와 협동연대를 위한 '노동공제조합 입법 추진 토론회'가 개최됐다.
▲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이수진 의원,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공동주최로 노동자의 상부상조와 협동연대를 위한 '노동공제조합 입법 추진 토론회'가 개최됐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 노동사회에서 가장 주요한 이슈는 비정규 노동문제이다. 800만 명을 넘는 비정규 노동자의 규모는 전혀 감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제도 개선 및 정책적 노력과는 별개로 비정규 노동자 스스로가 노조 조직화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또한 지속되어 왔으나 비정규직 노동자의 자주적인 조직화는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사회안전망 및 조직화의 대안으로 노동공제가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최근 노동공제연합 풀빵,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등이 출범하며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고 있다. 불안정 노동자의 대안적 이해대변 기제로서 최근에 떠 오르고 있는 조직형태가 바로 노동공제회이다.  

노동공제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노동공제회 기본법 제정 ▲협동조합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공제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노동자 공제회·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노동금고 설립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관심과 자원 투여 ▲지자체의 노동공제회 지원 ▲노동공제회와 금융·보험업 관련 법과의 상충 문제 해결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손정순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연구위원.
▲ 손정순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연구위원.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이수진 의원,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공동주최로 노동자의 상부상조와 협동연대를 위한 '노동공제조합 입법 추진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손정순 연구위원(시화노동정책연구소)은 '불안정노동의 다원화와 노동공제회 활성화 전략'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손 연구위원은 불안정 노동자의 이해대변체로서 공제회가 주목받게 된 배경적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불안정 노동의 질적, 양적 심화이다. 비정규 노동으로 대표되는 불안정 노동이 구조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양상이 다양화 되어 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과 디지털 경제의 발달 등 산업구조의 변화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과 같은 불안정 노동이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손 연구위원은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등 불안정 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한 노력이 '노동조합'이라는 조직형태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노동법상의 노동자성 논쟁과 불안정고용으로 인해 조직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이런 점에서 대안적인 집단적인 이해대변체로서 공제회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한국 노동운동의 한계 : 생활세계의 방기이다. 그는 "한국 노동운동이 실패한 영역이 바로 작업장 밖 생활세계에서의 집단적 이해대변 역할"이라며 "이런 점에서 협동조합 형태의 공제회는 작업장 밖 생활세계에서 노동자의 집단적 이해대변에 적합한 대안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손 연구위원은 "노동공제회가 위험대비라는 단순 서비스 제공을 넘어서 회원이 '주체'로서 스스로 자립하게 만듦으로써 작업장 밖에서 집단적 이해대변체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이는 자연스럽게 작업장 내 집단적 이해대변, 즉 노동조합 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제회가 노조의 미조직 노동자 조직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발적으로 경제적 도움을 주고받는 상호부조 형태인 공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두레와 계와 같은 이름으로 운영된 전통이 있었고 일제강점기에 이미 조선노동공제회와 같은 현대적 노동공제가 운영된 바 있다. 지금 현재에도 많은 공제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에는 총 115개의 공제회가 있다. 공제회 관련 현황은 보험연구원에서 조사한 보고서에 기반해 실태를 파악한 결과다. 국내 공제회는 △보험형 공제사업을 영위하는 공제회 △개별 공제회(조합)법 이나 또는 직종·업종별 개별법 내에 공제를 위한 근거 조항에 따라 설립된 공제 조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 정영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정영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이어 '노동자의 자조조직으로서 노동공제조합의 입법화 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정영훈 연구위원(한국노동연구원)은 현행 공제 관련 법제도의 한계를 설명하며 노동공제조합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행 법제도 하에서 공제는 그 자체로써도 활용 가능성이 매우 제약되어 있어서, 노동자가 자조적인 사회안전망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정 연구위원은 실현 가능성 및 법체계의 정합성을 고려했을 때 근로복지기본법 개정을 통한 노동공제조합 입법화를 방안으로 제안했다. 그는 "공제에 관한 법제도를 정비할 때는 자조, 자주, 자기책임, 민주주의, 평등, 공정, 연대 등의 원칙과 가치를 반드시 견지하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현실과 불안정고용 노동자 사회안전망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입법의 원칙을 강조하거나 구체화할 것인지를 정해야 할 것"이라며 "공제 일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로복지기본법은 근로자의 경제·사회활동의 참여기회 확대, 근로의욕의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복지정책의 기본원칙과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사업주·노동조합의 책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원 조성 노력 등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공제를 규율하기에 가장 적합한 법률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노동공제회의 설립 및 운영, 지원 등에 관한 장은 제4장(근로복지진흥기금)의 다음에 제4장의2를 신설해 노동공제회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이 근로자복지기본법의 전체 체계에서 볼 때 가장 적절한 위치라고 할 수 있고 근로복지기본법이 다양한 취업 형태의 노동자에 의한 공제회 설립의 근거 법률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적용 범위를 근로자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공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근거 마련이 필요하고, 공제사업의 건전한 운영과 계약자의 보호를 위해서는 공제사업을 위한 기금 및 회계관리, 지급 준비금, 계약자의 수급권 보호 등에 대해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한국폴리텍2대학 학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송명진 한국노총 본부장, 이희종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정책실장, 김형탁 노동공제연합 풀빵 운영위원, 정덕용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정책위원장, 여진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사무처장, 김동현 고용노동부 퇴직연금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이수진 의원,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공동주최로 노동자의 상부상조와 협동연대를 위한 '노동공제조합 입법 추진 토론회'가 개최됐다.
▲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이수진 의원,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공동주최로 노동자의 상부상조와 협동연대를 위한 '노동공제조합 입법 추진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자들은 사회안전망 및 조직화의 대안으로 노동공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모두 공감했으며, 공제 확대, 공제회 제정 확대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토론자로 나선 송명진 한국노총 본부장은 노동공제회 설립의 배경과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설립의 의의 및 역할에 관해 설명하고 ▲노동공제회 운동의 의의와 역할에 대한 조직노동의 공감대 확산 ▲재원 확대 ▲정부·지자체의 취약계층 보호정책의 방향 재설정 ▲노동공제회 설립·운영 및 활성화를 위한 입법화 등 4가지를 노동공제회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희종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실장은 "불안정 노동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조치의 하나로 공제조합 제도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며 "관련한 법제도 정비도 바르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제회(mutual society)와 공제조합(mutual association)에 대한 개념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김형탁 노동공제연합 풀빵 운영위원은 "노동조합을 통한 공제사업의 운영이 가능하지만 90%의 노동자가 노동조합 조합원이 아닌 현실을 감안하면 노동공제특별법의 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공제특별법이 제정되면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동조합의 공제사업과 특별법에 따른 공제회의 공제사업이 병존하는 체계가 되는데 통합시스템에 대한 연구와 준비도 과제"라고 덧붙였다. 

정덕용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정책위원장은 "공제조합 설립과 운영에 대한 법제정은 필요하다. 불안정 노동자의 자조조직으로서 노동공제조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활성화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여진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사무처장은 "창립 8년의 동행은 공익활동가 공제회로써 자산 규모는 30억, 전국의 공익활동가 2205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그동안 1602명의 공익활동가에게 의료, 재충전, 교육, 경제적 안전망(대출지원)으로 35억 9천만 원(응원사업 4200회 포함)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히며, "노동공제는 사회적 지원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노동자를 주된 대상으로 하여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하는 것이기에 상당수의 불안정 노동자들이 노동공제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노동공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것의 의미는 상당수의 불안정 노동자들이 공제회를 통해 사회안전망의 테두리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됨과 동시에 소속 노동자들의 공제에 대한 인식 확대와 소속감, 사회적 지원에 대한 안심감을 형성해 이후 노동공제 확대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동현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은 "근로복지기본법을 제정하여 근거를 마련하고 이후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타당한지 의문스럽다"라며 "실무적으로도 근로자 범위를 넓히면 다른 법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안호영 의원은 "800만 비정규직 시대, 노동조합 활성화에는 많은 제약이 있다. 이들 노동자를 이해, 대변, 보호할 수 있는 노동공제조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입법 추진의 뜻을 모으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토론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이수진 의원은 "노동공제회는 연대의 정신으로 나누는 힘을 축적하고 사회의 변화, 노동이 중심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응축점이 될 것"이라며 "노동이 중심이 되어 우리 사회 약자들과 함께 연대해 삶을 바꿔내는 소중한 길을 함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주최자 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은 "노동자들 스스로 연대, 상부상조에 기반해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증대할 수 있는 공제조합과 같은 자조적인 노력에 대안 법적인 근거와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한국 최초의 사회적금융 도매기금으로 출범한 (재)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또한 불안정고용 노동자 공제단체에 대한 대출사업과 함께 올해 4월에 노동공제를 통한 사회변화에 뜻을 같이하는 15개 기관이 함께 출범한 (사)풀빵을 설립단계부터 지원하고 있다"라며 "사회적금융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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