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전망 지키는 공제, 반드시 제도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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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안전망 지키는 공제, 반드시 제도화 해야"
사회연대경제 공제사업 활성화 포럼 열려
  • 2022.02.11 16:00
  • by 정화령 기자

사회 안전망으로서 공제의 가능성을 살피고 다양한 공제사업 현황을 통해 정책 제안을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월 9일, 국회에서는 '코로나 이후 회복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토론에 앞서 공동주최자인 김영배 국회의원은 "공제내용 역시 세력을 만들어 정치화해서 현실화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쉽지는 않지만, 함께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민병덕 국회의원은 "팬데믹의 장기화로 불평등과 양극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곳에서 '공제'라는 자구책이 생겨났다. 13년째 막혀 있는 생협 공제를 포함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 연대에 기초한 다양한 공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송경용 이사장은 "산업과 노동이 변하고 기후생태 위기를 맞이한 지금, 서민과 노동자가 자조적으로 마련한 자구책 중 하나가 공제이다. 역사적으로도 어려운 시기에 공제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많은 단체에서 공제를 이미 하고 있지만 단 한 건의 부실도 일어나지 않고 상부상조하며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금융 입구를 확장해서 공제가 제도 금융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가 힘을 모아 법제화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영상으로 인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 1부에서는 노동, 자활 생협, 공익활동가 분야의 정책을 국회에 전달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노동공제 제도화, 지원사업을 통한 사회안전망 확충 
○ 근로복지기본법 개정, 노동공제 특별법 등 제정을 통한 노동공제 제도화 추진
○ 다양한 공제를 통해 비정형, 비정규, 플랫폼노동 등 국가복지, 기업복지 등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대상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사회적복지(연대복지금융) 체계 구축, 이를 위한 지원체계 마련

2. 자조적으로 운영되는 자활 공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
○ 자활 참여자의 자활 의욕 고취 및 생활 안전망 확충을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자활 공제조합 설립 및 운영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16조 ‘자활공제를 만들 수 있다’ 조항 삽입)
○ 자활기금을 활용한 공제기금 매칭, 정부 재정을 활용한 공제급여 보충으로 자활공제 육성

3. 시민주도·자조 기반 ‘협동조합, 생협 공제 조속한 시행’ 
○ 소비자가 소유자이자 이용자이며 비영리로 경영되는 생협 특성에 따라 생협은 영리가 아닌 조합원 생활 안정과 복리후생을 최우선으로 사업 전개. 생협 공제사업을 활성화해 국가의 공적 보험과 민영 영리보험의 간극을 시민주도의 사회안전망으로 보완

4. 비영리 단체 공익활동가 공제 지원 
○ 비영리 단체 공익활동가를 위한 공제회 법적 근거 마련
○ 대출재원 공급, 공제 급여 보강, 세제혜택 등을 통해 활성화 지원

정책을 전달받은 민형배 국회의원은 "사회연대경제 공제를 법으로 막고 있다는 사실에 입법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 송구하다. 이렇게 정책 제안을 받아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이미영 더불어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여러 가지 제도적 법적 장벽을 제거하고 스스로 자조금융이 다양한 형태로 활성화될 수 있는 2022년을 만들어 가야겠다"고 답했다.

 

정책 전달식을 마치고 문진수 사회적금융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온라인화면 갈무리
ⓒ온라인화면 갈무리

기조발제를 맡은 김형미 상지대학교 사회적경제학과 교수가 '사회연대에 기초한 안전망으로서의 공제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공제는 '호혜의 안전망'이라고 정의하고, 회원들이 연대의 원리에 기반하여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자유롭게 상품 설계가 가능한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는 대부분 농촌인 피해지역에서 손해보험업계의 보상액 중 약 71%를 농협 공제에서 지급했을 정도로 해외에서는 공제가 활성화되었다는 점도 설명했다. 

김 교수는 "400만 명 이상이 경제활동을 원하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은 대기업 중심의 정규직 취업이 아닌 기존의 사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일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실로 보아 앞으로 공제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또한 "사회보장기본법에 명시된 '사회보험'은 반드시 국가나 지자체가 주체가 아니라 제도화한 공제나 상호부조 사업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사회적 보호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사회연대를 실질화 민주화하는 실천으로 공제를 지원하고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사각지대를 보완하겠다는 사회연대경제 공제의 의지를 지원해야 한다"고 정부와 정치의 역할을 강조했다. 

 

ⓒ온라인화면 갈무리
ⓒ온라인화면 갈무리

노동공제 분야를 맡은 한석호 노동공제연합 풀빵 운영위원장은 먼저 노동자의 소득격차가 심각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노동자의 절반가량이 연 소득 3천만 원 미만이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는 경우 전체 임금은 10억 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하위 50%를 구성하는 노동자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1% 미만이다. 영세 사업장에서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 전통적 노조 방식으로 적대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고, 새로운 플랫폼 노동이나 다중 노동 형태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노조'만이 답이 아닌 '노동 공제'로 새롭게 목소리를 모아 권리를 찾고 복지 생태계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봉제인 공제회가 245명이 모여 출발을 했다. 임금 인상이나 복지를 약속할 수 없는데도 기적 같은 수치라고 생각한다. 공제의 효과이다. 우리나라에 100개 정도 공제가 있는데, 정식으로 인정받는 공제는 교원공제, 군인공제 등 모두 사회에서 상위권이라 할 수 있는 곳들이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소득 하위권의 노동자를 위한 공제를 정치권과 사회가 외면한다는 건 논리적인 납득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유유미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이사장이 자활공제에 대해 발표를 이어갔다.

자활공제는 2003년에 지역 상조회에서 시작해서 지역자활센터의 수급권자가 자발적으로 삶의 환경을 개선하도록 고민하며 제도화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현재는 자조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자활공제가 전국에 40여 개 있으며, 출자금 약 55억, 여·수신 사업을 100억 정도 규모로 운영 중이다. 전국 사회적경제 기업을 대상으로 신용사업을 하고 ‘천원의 행복’이라는 상호부조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공제를 하면서 상호부조 정신을 확대하고 지역 경제 안전망에도 기여를 했다. 그리고 지역사회 통합에도 역할을 했다. 법 제도에 편입되면 제도에 묶여서 제한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있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자활공제를 만들 수 있다는 한 줄이 들어가면 좀 더 제도로 규모화 돤 활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근거법 제정을 요청했다. 

 

이어 '생협공제와 협동조합기본법 공제'란 주제로 오귀복 아이쿱생협연합회 상무가 발표했다. 오 상무는 우선 생협법 개정 이후 13년째 주무부처에서 시행규칙과 감독 기준을 내놓지 않아 공제사업을 출발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생협은 기후위기나 빈부격차, 고령화 등 사회 전체가 앓고 있는 문제들을 ‘생활 안전망’으로 해결하고자 하며, 1천만 명이 넘는 만성질환 환자들의 취약한 상황을 해결하고 '유병장수가 아니라 무병장수'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활동한다.

오 상무는 "많은 보험이 질병이나 사고가 터졌을 때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공제는 질병을 예방하는 시스템의 구상이 가능하다. 면역력을 높이고 질병 발생률을 낮춰서 사회적인 의료비용을 줄이고, 취약계층인 고령자가 처해있는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며 소비자 생협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전했다. 또한 "지난 30년 동안 상호성에 기반해서 성장한 생협의 역사를 통해 만성질환 예방, 주거, 돌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활안전망을 넓혀가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협동조합기본법도 법인인 조합뿐만 아니라 그 조합원에게까지 공제사업을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여진 공익활동가 공제회 동행 사무처장이 '공익활동가 공제'에 대해 발표했다.

2012년부터 논의를 시작해서 공익활동가 공제법안을 두 번 발의했으나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다.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행'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활동가 대상 공제를 운영하며 경제적인 안전망(저리 대출, 기금), 연대망(경조사, 사망 조위금 등), 지원망(건강검진, 의료비 지원)이라는 세 영역에서 지원하고 있다. 8년간 1700여명의 활동가를 대상으로 37억 9천만원 정도의 공제를 지원하여, 활동가 스스로가 상부상조하는 성과를 이뤘다. 

여 사무처장은 "팬데믹으로 공익활동과 시민사회 종사자의 경제적 취약성을 날로 심각해져 간다. 하지만 사회적인 지원책이 없고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지원을 축소하고 있다. 더불어 정부의 대출 규제로 활동가의 경제적 취약성이 더욱 드러나는 이 시점에, 공제라는 지원체계가 법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사회적협동조합은 금융업이나 보험업이 금지되어 있어 현재 동행의 공제상품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설명하고, 지금까지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많은 역할을 해온 공익활동가를 위한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발표에 이어 ▲김정현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자문위원 ▲정승일 교원대 대학원 겸임교수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토론에 참여했다. 

김정현 자문위원은 "금융은 남의 돈을 가져다 쓴다. 즉, 수요자와 공급자가 다른 방식이지만 공제는 우리의 돈을 돌려 쓴다. 금융은 탈락자를 골라내지만, 공제는 최우선 필요자를 고른다는 근본적인 차이도 있다. 2018년에 정부가 사회적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부족함과 아쉬움이 많이 있다. 정부는 법을 만들고, (군인, 교원 공제와 마찬가지로)세제 혜택을 넣고 초기 시스템 구축을 지원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정승일 교수는 "지금 사회안전망을 이야기하지만 보건복지부나 노동부에서도 공제에 관심이 없다. 현재 노동운동이 특권적이고 이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데에 많은 사람이 동의한다. 오늘은 '공제'라는 노동운동이 갈 길을 새롭게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외국 사례와 같이 자영업자들의 공제를 통해 혜택을 주고, 공제 가입이라는 간접적인 진입 규제이자 활성화 지원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상복 교수는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 국민의 자발적 협조로 연대성이 강화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이 연대성을 기반으로 자발적이고 자주적인 공제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은 법 테두리 안으로 편입되어야 권리를 알게 되고 주장할 수 있다. 앞으로 서민의 삶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기에 정부나 주관 부서가 발상의 전환을 해서 공제 입법이나 실행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한영섭 노동공제연합 풀빵 운영위원은 "공제는 국가가 책임지기 어려운 영역을 메꾸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이다. 개별적으로 파편화된 관계를 회복하는 힘은 연대와 협력에서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살아있는 실험장이자 오래된 미래인 공제 제도화 정책 수립을 촉구한다"는 말로 이날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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