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로부터 10년 넘게 기다린 '공제'라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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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로부터 10년 넘게 기다린 '공제'라는 대답
생협 공제 시행 촉구를 위한 국회·생협연합회 공동포럼 진행
  • 2021.09.09 09:42
  • by 정화령 기자

지난 8일 오전 세이프넷지원센터(신길동, 이하 세이프넷)에서 '신뢰 기반 생협 공제의 시행과 기대'를 주제로 온라인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 앞서 국회와 5대 생협 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조속한 방안 마련을 촉구하며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생협 공제사업 시행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를 높였다. 
 

▲ 민형배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 민형배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이날 포럼을 공동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국회의원은 "국회에 와보니 입법 지체 현상이 곳곳에 있다. 그중 가장 심한 부분이 사회적경제 영역이라 느낀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민 의원은 "공정위로부터 소비자 피해가 가장 우려된다는 답변을 직접 받았는데 130만 조합원이 30년간 쌓아온 신뢰가 가장 큰 자산이라 생각한다"며 공정위의 태도는 직무유기로 정부의 적극적 해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빠른 해결이 되지 않으면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논의하고 그걸로 부족하면 입법으로 접근하겠다는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포럼의 발제는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이향숙 선임연구원이 맡았으며 세이프넷지원센터 김대훈 센터장과 모심과살림연구소 김진아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발제에 앞서 좌장인 한살림연합 윤형근 전무이사는 "공정위에도 참석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아쉬움을 표했고 포럼을 마칠 때까지 공정위 토론석은 빈 채로 진행됐다.

이향숙 선임연구원은 2012년 공정위가 시행을 약속한 이후 국정감사에서 지속적인 지적이 있었음에도, 시행규칙과 감독 기준안을 마련하지 않아 생협이 공제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 공제사업이 가능하도록 생협법이 개정된 2010년과 비교하면 10년 사이에 생협연합회의 조합원 수와 사업 규모가 3배 이상 성장했다. 
▲ 공제사업이 가능하도록 생협법이 개정된 2010년과 비교하면 10년 사이에 생협연합회의 조합원 수와 사업 규모가 3배 이상 성장했다. 

그리고 생협 공제사업에 대한 기대와 효과를 예상할 수 있도록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자활사업 참여자의 상호부조인 천원의 행복 ▲노동공제연합의 풀빵과 더불어 이미 생협 공제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인 일본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미 70년간 공제사업을 진행하면서 조합원의 생활 안정을 돕고 있으며 가입 수는 2020년 말 기준 2,167만 건에 달하는데 '작은 부담으로 큰 보장'을 받는다는 이상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 결산 후 잉여금을 일정 부분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할려금제도'나, 조합원의 자발적 가입을 통해 사업비 지출은 줄고 가입자 니즈 실현에 더 투자할 수 있는 구조가 특징이다. 일반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조합원을 위한 상품에서 시작한 코프공제생협연합회는 여러 보험사를 제치고 소비자 만족도지수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앞으로 한국 생협 공제사업의 소비자 보호와 재무 건전성 유지를 위한 과제에 관해 이 선임연구원은 "이미 2015년에 관련 대책을 공정위에 제출했는데 검토 의견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감독 기준을 개별 협동조합 공제에 준하거나 더 강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공정위의 의견에 대해서도 "새마을금고나 신협의 자산은 수조 원 단위로 일반인 가입도 허용하기 때문에 동일하게 감독하는 건 불합리하다. 성장 규모와 함께 규제도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바란다면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자조와 협동이 시행되도록 바라보는 게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발제를 마무리했다. 
 

김대훈 세이프넷지원센터장.
김대훈 세이프넷지원센터장.

이어 김대훈 센터장은 "오늘이 불신·무책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마지막 포럼이 되었으면 한다"는 이야기로 토론을 열었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60%에서 크게 높아지지 않고 나머지 40%의 공백은 시민들이 민간 보험에서 채우고 있다. 하지만 사보험은 설계사에 과도한 비용을 투입하고, 높은 보험료와 낮은 지급률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가진다. 상호부조 원리는 빠지고 대형 보험사와 개인의 계약관계만 남아서 가입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데 공제가 이를 해결할 대안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사보험처럼 질병과 그 치료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질병 예방을 고민하는 공제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비자 삶의 질은 훨씬 나아질 것이다. 또한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에게도 진입장벽을 낮춰 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다고 공제의 장점에 대해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생협은 이미 30년간 축적해온 소비자조합원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제를 준비했으니 내부역량을 믿고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답을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모심과살림연구소 사무국장.
김진아 모심과살림연구소 사무국장.

김진아 모심과살림연구소 사무국장은 공제사업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상상력에 주목했다. 최근 존엄한 돌봄이라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정부가 제시했는데 실현되려면 정책뿐 아니라 민간 협조도 필요하다. 물론 먹거리를 통해 신뢰 자본과 연대문화를 쌓아온 생협도 그 구성원이다. 앞으로는 개인이 각자 필요를 찾는 게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안정적 삶을 보장할 책임이 개인에게만 있지는 않다.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면 또 다른 고립을 낳는다"며 사회가 함께 위험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제사업 잉여금은 다시 돌봄에 사용할 수도 있고 이렇게 시민의 안전한 삶에 대한 상상력이 가능한 사업을 정부가 제한하지 말고 포괄적 지원이 가능한 주무 부처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끝을 맺었다. 

토론 뒤 김대훈 센터장이 세종시의 공정위 기자회견 방문단으로부터 '소비자정책국장 면담에서 9월 말부터 생협연합회와 공정위 및 전문가그룹의 협의를 시작하고 올해 안에 시행 방안을 도출해보자는 답변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사회 안전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공제사업은 팬데믹이 일상이 된 지금, 생협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와 시민사회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문제이다. 오늘 논의된 내용이 언제 어떻게 시행될지 꾸준한 주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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