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도, 보험도, 필요한 건 할 수 있는 협동조합, 협동조합 2.0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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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도, 보험도, 필요한 건 할 수 있는 협동조합, 협동조합 2.0을 향해
  • 2021.09.09 18:10
  • by 김정란 기자
▲협동조합 법제 구조와 발전 방향 토론회가 개최됐다.ⓒ라이프인
▲협동조합 법제 구조와 발전 방향 토론회가 개최됐다.ⓒ라이프인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마련된 후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기본법이라는 바탕 위에 협동조합은 많은 발전을 이뤄나가고 있지만, 빈틈이 있는 곳들도 존재한다. 전국협동조합협의회는 이러한 빈틈을 메우기 위해 제도의 방향성을 만들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전국협동조합협의회가 주관한 '협동조합 법제 구조와 발전방향' 토론회가 9일 오후 서울시 중구 공간 채비에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현장 법제 요구 사례발표, 협동조합 법제 구조와 이슈 주제발표, 그리고 토론으로 구성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사회적경제 판로지원법 통과를 위해 40여 명이 공동발의했고,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 사회적경제 관련 3법이 통과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지만 고민에 멈추지 않고 관련법이 기재위를 넘어 환노위에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김기태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도 축사를 통해 "10여 년 전 협동조합 기본법을 만들기 위해 애쓴 기억이 난다. 10년 지난 시점에 2만 개의 협동조합이 생겼고, 드라마에 협동조합이 등장하기도 한다. 경쟁과 협동을 검색하는 빈도가 비슷해졌다. 10년 사이 협동조합이 한국사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다. 피, 땀, 눈물을 쏟아준 협동조합인들의 노력이 있었던 만큼 이 자리는 새로운 미래를 내다보는 법제회 자리가 돼야 한다"고 독려했다.

박강태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수십 년 전 백신으로 맞아야 할 협동조합이 치료제로 등장한 우리나라에서, 10년은 아직 짧은 시간인 것 같다. 협동조합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한 환경 육성을 해주셔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토론회는 협동조합의 역할 증진을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협동조합 현장에 필요한 법 개선, 왜?

현장 법제 요구 사례에 대해 ▲김민석 (사)경남협동조합협의회장이 협동조합 진흥법 ▲이상훈 성공회대학교 협동조합경영학과 교수가 학교협동조합지원육성법 ▲박노근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노동자협동조합지원육성법 사례를 발표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민석 (사)경남협동조합협의회장이 협동조합 진흥법에 대한 사례 발표를 통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법률과 비교해 협동조합은 지원을 할 법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협동조합을 성공시키고 싶어 매진했는데, 미래는 보이는데 현실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김 협의회장은 "협동조합 기본법에 '지원'에 관한 조항이 119조 중 2개뿐(아래 표 참조)이다. 그나마 교육훈련과 컨설턴트 지원으로 직접 지원은 거의 없다"며 "지원을 받으려면 법적 근거 있어야 하는데 협동조합은 지원이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협동조합을 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말해,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그를 위한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협동조합,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관련 법률. 김민석 협의회장 자료 제공
▲ 협동조합,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관련 법률. 김민석 협의회장 자료 제공

이상훈 교수는 협동조합의 한 영역인 학교 협동조합에 대한 법률안 마련 사례를 발표했다. 학교협동조합은 수익성보다는 교육적 가치를 달성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독립법인임에도 또 다른 독립법인인 학교 법인 안에 사무소를 두고 운영돼, 학교법인 관계자의 관심이나 이해도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 학교 안에 있으면서 시설, 장비 등은 학교 법인 것을 사용하다 보니, 협동조합 사업으로 발생하는 잉여금에 대한 소유권 관련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점, 예를 들어 매점을 운영할 경우 식품 위생법안의 적용을 받는 등 학교협동조합사업 종류에 따라 관련 법 적용을 받게 돼 안정적인 사업 수행에 어려움이 크다는 점, 입학과 졸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조합원이 일정한 기간마다 지속적으로 바뀐다는 점 등이 학교협동조합의 특징이다. 이 교수는 "때문에 학교협동조합에 맞게 법조항을 적용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7개 정도 광역 지자체 중 10개 정도에서 이미 조례안을 수립해두고 있다. 그런데 상위법이 없다 보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체계적 지원 확대 방안, 행정 및 법적 장애 걸림돌 제거, 조례 등에 대한 근거 법률안 마련, 운영에 있어 제기된 제도적 개선과 보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이면서 총론적 성격의 조항, 국가, 교육부, 교육청의 역할에 대한 조항, 학교협동조합 현장에서 제기된 과제들에 대한 조항, 기본적으로 필요한 저변확대를 위한 조항 등을 담은 (가칭)「학교협동조합 지원 및 육성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제안했다.

박노근 교수는 노동자협동조합(이하 노협)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 그러한 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업의 파산이 증가하고, 베이비부머 사업자들이 은퇴하는 데다, 4차산업혁명의 진행으로 노동절약적 기술로 고용없는 성장이 이뤄지면서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 박 교수는 "한국뿐 아니라 유럽도 매년 약 15만 개 업체들이 폐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협을 지원하면 실업의 대책이 될 수 있다. 박 교수는 직원들이 파산한 기업이나 분사된 회사를 인수해 실업을 예방한 사례와 노협 관련 법과 정책이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노협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표 참조).

▲ 프랑스 노협 생존율 사례 비교. 박노근 교수 자료 제공
▲ 프랑스 노협 생존율 사례 비교. 박노근 교수 자료 제공

또 직장 갑질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모두가 소유자이면서 모두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노협은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박 교수는 "노협은 금융적 지원이 필요한 창업 노협, 인수 자금이 필요한 노동자 인수 및 전환을 위한 노협, 기존 설립 노협 등이 있어 기금 마련 등을 통해 이들을 지원할 방안이 필요하다. 양도소득세 등의 세제지원, 직원인수우선권, 실업급여 일시금 지급 등의 지원도 더해져야 한다"는 제안도 보탰다.

협동조합 법제 구조와 이슈를 주제로 한 발표는 ▲송재일 명지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협동조합 법제 구조,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이 협동조합 법제 이슈로 각각 맡았다.

■협동조합기본법 구조적 문제, "다 할 수 있게"와 "1+n"

송재일 교수는 협동조합 법제구조에 대해 발제했다. 송 교수는 "유럽 기업은 일반 기업과 관련된 법제와 협동조합 법제가 비중이 똑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협동조합이 비영리면 민법, 협동조합은 상법을 준용한다는 식으로 때에 따라 법을 적용하게 돼 있어 협동조합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움직여야 할 때가 있다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송 교수는 "대한민국은 법안을 수출할 만큼 법제 수준이 높은 나라다. 이를 고쳐나가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송 교수는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1+n형태의 협동조합 법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협동조합 기본법에 더해 개별 협동조합뿐 아니라 학교, 노동자 플랫폼 등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을 n이라고 둔 1+n구조의 법제가 필요하다는 것. 어떠한 방식이든 협동조합을 다루는 고유한 법제가 생기면 협동조합의 성격과 회계가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송 교수는 협동조합 법제에서의 개선사항으로 협동조합기본법과 개별협동조합법의 관계, 영리vs비영리논쟁, 조합원거래와 비조합원거래에 대한 법률, 협동조합 간의 공동사업, 독점규제법 적용 제외, 협동조합의 자본 문제, 세무 회계와 적립금 문제 등을 꼽기도 했다.

강민수 센터장은 "기본법 제정 당시 사업자 개념에 대한 개별법과 기본법의 관계 문제, 구성 인원 문제, 사업의 범위 등이 한계로 지적됐음에도 민간에서는 빠르게 법을 만들고 필요하면 개선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어 기본법을 제정했다"고 회상했다.

강 센터장은 여러 가지 개선이 필요하지만 "모든 것을 다할 수 있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협 공제, 신협의 법인 출자 등을 허용해 사회적경제에 돈이 들어와야 혁신적 아이디어를 뒷받침해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또 협동조합이 영리도 비영리도 아닌 하이브리드 조직인데 이런 특성을 복원해나가야 한다는 점, 김민석 회장이 지적한 기본법이 협동조합 지원에 대한 근거를 담고 있지 않다는 점을 다시 지적했다. 강 센터장은 "협동조합은 사회적경제에서도 가장 우세한 법인 조직이므로 필요한 부분에 있어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박강태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상임대표를 좌장으로 법무법인 더함의 김용진 변호사, 국회 이수진 의원실 정책비서관 변철환 법학박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협동조합본부 송남철 본부장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기본법 중심 법제를 마련하기 위해 개별법상 협동조합에 기본법이 전혀 적용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협동조합 기본법 13조 제1항(다른 법률에 따라 설립되었거나 설립되는 협동조합에 대하여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의 개정이 필요하다(김용진 변호사), 협동조합에 대한 지원 중 세제 지원에 대해서 기본적인 협동조합의 특성에 맞는 회계 원리를 잘 법리적으로 정리해 줘야 하지 않을까(변철환 박사), 협동조합 내부 자원 연계, 지역 단위의 사업개발 촉진, 신협 등과의 금융지원 연계 등 지원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송남철 본부장) 등의 의견이 오가며, 차후 더 구체화된 의견들로 진행될 토론과 입법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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