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기획] 2020 올해의 키워드, 누가 뭐래도 CO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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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 2020 올해의 키워드, 누가 뭐래도 COVID
트렌드 키워드 조합으로 돌아보는 2020년
  • 2020.12.17 12:16
  • by 김정란 기자
▲ 전세계가 코비드로 신음한 2020년. ⓒ픽사베이
▲ 전세계가 코비드로 신음한 2020년. ⓒ픽사베이

지난 해에 이어 라이프인은 올해도 트렌드 키워드를 선정했다. 지난 해 라이프인이 선정한 키워드는 'VALUE'(가치)였다. 올해에는 사회적경제는 물론 올해 전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단어, COVID(Corona Virus Disease)를 선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라이프인은 2020 올해의 키워드로 'COVID'라는 단어를 제시하고, 그 앞 글자를 딴 ▲climate(기후) ▲overcome(극복하다) ▲variable(가변적인) ▲inequality(불평등) ▲decade(10년)의 조합을 통해 사회적경제 생태계는 물론 전 세계를 강타한 COVID의 영향과, 그로 인해 우리가 맞닥뜨린 우리 사회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짚어본다.

▲ 지난 8월 한국판 뉴딜 관련 그린뉴딜 분야 전문가 2차 간담회에 참석한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 ⓒ기획재정부
▲ 지난 8월 한국판 뉴딜 관련 그린뉴딜 분야 전문가 2차 간담회에 참석한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 ⓒ기획재정부

climate  기후에 대한 위기의식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또 여러 가지 기회를 주기도 했다. 그중 가장 강력하게 지금이야말로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은 부분이 기후 위기에 관한 것이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등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전염병들은 과도한 개발로 숲이 무너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환경전문가들은 물론 과학자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무서웠지만 올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 전 세계적인 대형 산불 등 기상 이변과 관련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속출한 것도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을 크게 높이는데 일조했다.

전 세계적인 추세인 탄소 중립을 위한 '그린뉴딜'이 우리나라에서도 큰 관심을 얻게 됐고, 정부에서도 '한국판 뉴딜'에 그린뉴딜을 포함시켰다. 지난 7월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포함된 그린뉴딜은 구체적인 목표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2050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면서 세계적인 흐름과 같이 나아갈 것이라는 점이 좀 더 확실해졌다. '탄소중립'이란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는 산림·습지 등을 통해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이 '0'이 되도록 하는 상태를 말한다.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강력한 위협으로 다가왔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외면해왔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어쩌면 또다시 닥칠 수 있는 팬데믹의 가능성을 줄이려면, 이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선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 지난 2월 방역 자원봉사에 나선 관악구 예비사회적기업들. ⓒ관악사회적경제
▲ 지난 2월 방역 자원봉사에 나선 관악구 예비사회적기업들. ⓒ관악사회적경제

■overcome 극복을 위한 연대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는 힘을 모아 그를 극복하려 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서로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든 것이 전면 중단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계속됐다.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적인 연대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사회적경제 조직은 특히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줬다.

사회적경제조직 역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진행 중인 사업이 중단되거나,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위기를 겪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위기일수록 강한 연대만이 해결책이라는 점을 올해 재확인시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용 조정 제로' 선언이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한 해고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기 위한 연대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했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는 지난 3월 코로나19 사회적경제 공동대응본부를 꾸리고 '고용 조정 제로' 선언을 내놓았다. 이어 사회적경제 조직 200곳이 넘게 참여하는 위기대응 기금을 마련해 자체적 지원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고용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직접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민 조직들도 많았다. 지난 3월 대구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숙소를 제공하고, 의료진을 위한 도시락을 제공한 조직들도 있었다. 연대를 통한 극복은 서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했고, 우울한 소식에 힘들어하던 국민들이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 많은 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된 2020년.
▲ 많은 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된 2020년.

■variable 가변적인 상황 속에서 찾은 길

2020년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상(日常)'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한 해였다. 2019년 말 중국에서 관찰됐던 괴질환이 이 정도로 급속히 국내에서 번져나가는 상황은 물론, 한 해가 끝나가도록 이 위기가 계속될지 우리는 예상할 수 없었다.

올해는 일상처럼 하는 모든 일이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이 계속됐다. 매일 등교하던 학교도 이번 주에는 매일 갈지, 이틀 갈지 때때로 공지사항을 확인해야 했고, 자주 가던 카페도, 목욕탕도 가기 힘들어졌다. 누군가의 말처럼 "무엇 하나도 쉽지 않은 한해"였다.

물론 이에 대한 대응도 있었다. 특히 비대면이 빠른 속도로 활성화됐다. 일을 멈출 수 없는 기업, 교육 현장에서 가장 먼저 비대면이 활성화됐다. 재택 시 원격 회의, 원격 수업 등을 시작으로, 사람이 많이 모여야 하는 행사들이 모두 비대면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사회적경제 행사들도 대부분 완전 비대면, 혹은 일부 비대면으로 급속하게 전환됐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 SOVAC(socialvalueconnect)이 4주간 비대면으로 진행됐고, 각종 포럼 역시 안전을 위해 비대면을 선택했다. 각 지역 사경센터 등은 해당 지역의 위기 사례를 온라인 간담회 등을 통해 속속 수집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예술공연을 보거나 마음껏 여행 가기 힘들어진 사람들을 위한 '랜선 콘서트' '랜선 여행' 등의 콘텐츠가 비대면으로 일부 진행되면서, 인간적인 면을 일부 느낄 수 있는 비대면이라는 뜻의 '온택트(溫cact-'따뜻할 온'과 contact의 합성어)'라는 말도 생겨났다.

대규모 전염병 위기로 많은 자영업자의 매출이 떨어졌고, 여행업계 등은 거의 멈춰설 정도의 타격을 입으면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도 늘어났다. 이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지역화폐'가 주목받은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관 주도의 '지역사랑 상품권'이 주목받았지만, 그간 민간이 주도해왔던 지역화폐들이 어떤 일을 해왔는지 관심을 두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변동이 심한 상황이었던 상황에서 우리는 가능한 빠른 대처를 통해 맞섰다.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비대면 특성상 교육 현장의 균형이 무너져 불평등이 심화되고, 속도가 중요하다 보니 빠르게 밀어붙인 정책 중 부작용이 나오는 예도 있었다. 멈추지 않았다는 위안을 얻었지만,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위기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대비, 위기 상황 매뉴얼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2020년이기도 했다.

​▲ 존 머터의 책 재난 불평등. 코로나19 문제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다시 주목받았다. ⓒ동녘
​▲ 존 머터의 책 재난 불평등. 코로나19 문제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다시 주목받았다. ⓒ동녘

■inequality 바이러스를 통해 드러난 불평등의 민낯

바이러스의 침략에 우리는 몰랐던, 혹은 외면하고 있었던 여러 가지 사회문제와 직면해야 했다. 그중 하나가 '불평등'이다. 재난 상황에서 취약계층이 더 큰 피해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이를 현실에서 직접 마주하는 순간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 문제가 팬데믹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통계청은 지난 11일 '2020 한국의 사회 동향' 자료를 내놓으면서 "위기 시 취약계층의 소득감소가 다른 계층들에 비해 크다. 코로나19이후 가처분소득은 전년 동기대비 증가하였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소비는 위축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임시/일용직 계층의 소득 감소를 가져온 반면 5분위 계층과 상용직 계층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 증가율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국내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난 5월 영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와 2011년 인구조사를 토대로 인종별·민족별 사망 확률을 비교한 결과, 흑인 남성의 코로나19 사망 확률은 백인 남성의 4.2배, 흑인 여성은 백인 여성의 4.3배에 달했다. 백인에 비해 유색인종들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경제적 취약층이 재난에 취약하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재난 상황에서 취약한 사람들이 더욱 취약해진다는 것은, 우리가 이번 위기를 통해 새삼 다시 확인하게 된 재난의 잔인한 특성이었다.

무엇보다 '불평등'은 지나간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팬데믹은 조만간 종식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심화된 불평등은 병보다 훨씬 오랜 시간 우리 사회에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decade 새로운 10년의 계획을 세워야 할 시점

일부 국가에서 백신을 맞기 시작했지만, 아직 전 세계에서 바이러스를 퇴치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언제 종식할 수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 때문에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시기다.

특히 우리나라 사회적경제 생태계는 태동기를 넘기고 성장기에 들어서는 중요한 시기에 강력한 장애물을 만났다. 이 시기를 대강 넘겨 다가올 2021년 이후가 잃어버린 10년이 되게 내버려 둘 순 없다. 각 조직은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는 계획을 세우고 제도를 정비하는 등,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이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변화로 향후 10년의 계획을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등의 단어를 통해 전 세계적인 변화를 가져온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월 초 열린 '아시아 미래포럼'은 '팬데믹 이후의 세계-연결에서 연대로'를 주제로 진행됐고, 지난 11월에는 국내 협동조합 운동의 지난 10년을 평가하고 새로운 10년을 기획하는 '2020 협동조합 미래포럼-2030 협동조합 미래기획 대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조직들이 각자 만들어나가는 장기계획뿐 아니라 제도 마련을 통한 생태계 구축이야말로, 미래를 위해 꼭 준비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사회적경제 관련 법안 통과 없이는 사회적경제의 장기적 계획을 만들기 힘들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사회적경제 각 조직은 제도 마련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사회적경제 연대회의는 최근 "여야 가리지 말고 사회적경제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고, 한국자활기업협회가 지난 11일 사회적경제 관련 법안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는 기본법 통과를 간절히 바라는 다양한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자발적 목소리를 전하고 있기도 하다. 라이프인은 이 기고를 실어 더 많은 사람이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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