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법을 위배하고 편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친환경 농산물 규정을 양심적이고 법적으로 잘 지킬 거라고 제 3자가 믿을 수 있을까요?"
우리생협이 친환경 농산물 규정을 양심적이고 법적으로 잘 지키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봐야겠죠?
우리생협 매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우리생협 00점
장바구니를 들고 매장으로 들어갑니다.
어슬렁어슬렁 매대를 둘러보다가 '앗! 이거다.'
휴대폰을 꺼내 '찰칵! 찰칵! 찰칵!'
혹시 보는 직원이 없는지 한 바퀴 둘러보고... 또 찰칵! 찰칵!
직원 한 분이 다가옵니다.
"사진은 왜 찍으시죠?"
"친구에게 사진 보내서 추천하려고요."
일단 위기를 모면하고 다시 매장을 둘러봅니다.
아까 그 직원이 보나 안 보나 확인한 후 다시 사진을 찍는데...
"자꾸 사진 찍으시면 안 됩니다. 나가주십시요."
...
쫓겨나도 괜찮습니다. 저에겐 또 다른 매장이 있으니까요.
지하철을 타고 북쪽으로 향합니다.
우리생협 00점
여기서는 쫓겨나면 안 되는데요. 좀 더 조심하며 다녀야겠습니다.
매장 간판을 보니 '친환경유기농전문, 생산자직거래매장'이라 쓰여 있습니다.
매장 입구에 과일들이 있군요. 참외, 토마토. 찰칵! 찰칵!
참외와 토마토를 보니 친환경 인증 마크가 없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살구를 보니 무농약 살구와 일반 사양 살구가 있습니다.
행동은 여유롭게, 손가락은 빠르게... 찰칵! 찰칵! 찰칵!
바나나를 보니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나나입니다.
수박과 감귤, 포도에도 친환경 인증 마크가 없고...
풀무원 생수도 파네요.
직원이 보나 안 보나 한 바퀴 둘러보다 한 직원과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얼른 문자 보내는 척...
기존 시장상품이라도 무농약 무와 유기농 쌀로 만든 상품이니 별문제 없을듯합니다.
사조참치와 동네 채소가게에서도 파는 애호박이 두 상자 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어묵과 플레인 요거트입니다.
특별히 친환경이라 할 것 없는 상품들입니다.
매장에서 사진 찍기 어려운 상품들은 일단 사서 장바구니에 넣고...
다행히 이번에는 미션 성공입니다.
그럼 이제 우리생협 상품취급기준과 매장에서 본 상품들을 비교해 볼까요?
우리생협 상품취급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생협 홈페이지 기준)
| 과일/채소 | 가공식품 |
| 식품안전관리제도 / 검사항목 | 식품안전관리제도 / 검사항목 |
우리생협 상품취급원칙은 친환경 인증 농산물(무농약 인증 이상), 국내산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가공식품, 무항생제 축산물 등입니다.
막상 매장을 둘러보니, 우리생협 상품취급기준과 우리생협 매장에 있는 상품의 격차는 상당히 컸습니다.
왜 친환경유기농전문매장에서 친환경 상품이 아닌 상품을 파느냐고 매장에 물으니
그냥 교환환불해주겠다고 합니다.
우리생협 본사에 전화해서 상품취급기준이 뭐냐고 물으니
'국내산 이상'이라고 합니다.
'국내산 이상'이라면 '친환경유기농전문매장'이라는 타이틀은 뭐고
우리생협 상품취급기준은 왜 있는 걸까요?
그냥 교환환불만 해주면 되는 문제일까요?
생협 명칭 논란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김기태 소장의 우려가 확인되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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