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 중간지원조직, 도시 전환의 '엔진'이 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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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중간지원조직, 도시 전환의 '엔진'이 되는 곳
2021 울산 사회혁신 컨퍼런스 섹션3 '전환을 위한 도시의 역량' 진행
  • 2021.10.01 10:00
  • by 노윤정 기자
▲ '2021 울산 사회혁신 컨퍼런스'의 세 번째 섹션 '전환을 위한 도시의 역량-거점형 중간지원조직과 사회혁신 생태계'가 9월 29일 열렸다. 이날 섹션 좌장은 정선애 전(前) 서울혁신기획관(왼쪽에서 첫 번째)이 맡았다. 온라인 화면 갈무리.
▲ '2021 울산 사회혁신 컨퍼런스'의 세 번째 섹션 '전환을 위한 도시의 역량-거점형 중간지원조직과 사회혁신 생태계'가 9월 29일 열렸다. 이날 섹션 좌장은 정선애 전(前) 서울혁신기획관(왼쪽에서 첫 번째)이 맡았다. 온라인 화면 갈무리.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유행)을 겪고 있는 현재, 우리는 흔히 대전환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와 경제를 지탱해왔던 기존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시작된 것이다. 이는 도시도 마찬가지다.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 도시를 유지해온 체계도 변화의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의 시기에, 중간지원조직은 전환을 위한 역량을 어떻게 만들고 모아낼 수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혁신에서 찾은 로컬의 미래'를 주제로 '2021 울산 사회혁신 컨퍼런스'가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열렸다. 둘째 날 진행된 세 번째 섹션은 '전환을 위한 도시의 역량-거점형 중간지원조직과 사회혁신 생태계'라는 주제로, 도시 전환과 사회혁신을 위해 중간지원조직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논의했다. 이날 섹션은 정선애 전(前) 서울혁신기획관이 좌장을 맡았으며 임소정 소셜이노베이션익스체인지(식스) 부대표, 제시 창 어웨이크닝 하트 베이스 코퍼레이션(Awakening Heart Base Corporation) 대표, 이철호 사단법인 공동체창의지원네트워크 대표이사,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최진 제주시소통협력센터 지역협력실장이 발제자로 참석했다.

▲ 임소정 소셜이노베이션익스체인지(식스) 부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임소정 소셜이노베이션익스체인지(식스) 부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임소정 식스 부대표는 사회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다자간 협력을 강조하며, 해외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 중간지원조직이 사회혁신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시사점을 찾았다. 임 부대표는 현재 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복잡한 사회문제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려우며,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은 교류와 협력을 통해 체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양한 섹터 간의 교류가 사회혁신 역량을 키우고 효율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 부대표는 ▲사회혁신 네트워크 프로젝트 운영·국립 사회혁신 센터 설립 등을 지원한 유럽연합(EU) ▲워털루 대학·마스(MARS)·플랜 인스티튜트(Plan Institute)·맥코넬 재단이 사회혁신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조직한 캐나다의 소셜이노베이션제너레이션(Social Innovation Generation) ▲멕시코시티 시 정부가 조성한 도시혁신 공간인 랩 포 더 시티(Lab for the City) ▲시민이 공공문제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된 홍콩의 메이크 어 디퍼런스(Make a Difference) 등의 사례를 전했다. 이어 각각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으로 문화·언어·역사가 다른 지역을 연결하고 그 안에서 공유된 유럽의 비전을 찾는 '연결성', 중간지원조직을 여러 영역의 파트너십을 통해 구성할 수 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조직이 영구적일 필요는 없다는 점, 공공이 시민들과의 관계 속에서 도시를 재구상하는 방식, 문제해결 자체보다 새로운 시도와 대화 속에서 생기는 역량과 관점의 중요성 등을 꼽았다.

▲ 제시 창 어웨이크닝 하트 베이스 코퍼레이션(Awakening Heart Base Corporation)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제시 창 어웨이크닝 하트 베이스 코퍼레이션(Awakening Heart Base Corporation)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제시 창 어웨이크닝 하트 베이스 코퍼레이션 대표는 대만에서 사회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온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2018년 대만 행정원에서 추진 기본계획이 통과된 '사회혁신 액션플랜'에 대해 이야기하며 "각 시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 사회혁신 허브가 있다. 타이페이 시 행정원 산하에 사회혁신 연구소가 있고, 타이중 시가 설립한 타이중 사회혁신 실험기지가 있다. 타이페이 시에도 정부가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광장이 있다. 뿐만 아니라 임팩트 허브 타이페이 등 민간이 추진하는 허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중 타이중 사회혁신 기지의 경우 사회국(비영리단체), 문화국(지역사회발전협회), 노동국(청년 창업자), 경제개발국(사회적기업)이 함께 구성한 대만 최초의 범 부서 사회혁신 허브로, 공유업무공간, 다양한 협력 사업, 역량 강화 워크숍, 사회혁신 투어 포럼, 입주팀과 대학의 매칭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국내의 서울혁신파크, 춘천사회혁신파크, 전주시사회혁신센터 등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이처럼 대만의 사회혁신 생태계는 전 부처를 아우르는 혁신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제시 창 대표는 최근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ESG를 언급하며 "우리가 더 많은 사회혁신 팀을 지원함으로써 기업들과 장기적인 연대를 맺어서 사회혁신 활동을 더 많이 해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 이철호 (사)공동체창의지원네트워크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이철호 (사)공동체창의지원네트워크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어 이철호 (사)공동체창의지원네트워크 대표는 조직의 사업을 소개하며, 공간과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지역에서 어떻게 혁신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공유했다. 울산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공동체창의지원네트워크는 크게 지역공동체 활동, 사회적경제 모델 지원 활동, 참여형 사업모델 연구개발, 도시재생 사업, 인재 발굴 및 일자리 창출 지원, 문화 콘텐츠 개발 및 사업 운영 등의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공동체활성화지원센터 ▲신정시장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울산청년센터 ▲울주청년센터 ▲울산지역문제해결플랫폼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청년문화기획자양성과정 ▲실패박람회 in 울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와 같은 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공동체 경험을 지원하고 지역의 자원들을 연결하며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들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울산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회혁신을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느냐는 측면에서 우리도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에 같이 일하던 분들의 비중을 절반 이하로 하고 새로운 인력을 발굴하는 사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울산의 경우, 행정기관도 협력을 통해서 지역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는 가치를 가지고 중간지원조직 이름을 민관협치지원센터로 정했다. 또, 민관협치지원에 관한 조례를 기반으로 지역의 사회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며 울산 지역의 특징점을 이야기했다.

▲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은 발표를 통해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다. 박 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지역이 어떤 역량을 가지고 위기 상황에 대처하느냐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중간지원조직들이 각자 거점으로 삼고 있는 지역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자원이나 협력을 확보해야 하는지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사회혁신센터의 경우 도시 전환을 위해 중요한 요소로 '역량(리질리언스) 강화'와 '새로운 시도를 환대할 수 있는 지역 환경'을 꼽았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져야 할 관점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솔루션의 변화 인정 ▲자연을 착취하지 않고 사람과 생태, 공동체가 공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 ▲사일로 효과(다른 부서와 교류하지 않고 내부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상)를 지양하고 경계를 극복 등을 제언했다.

박 센터장은 이런 관점하에서 사회혁신 중간조직의 역할을 △도시의 문제를 확인하는 것(의제 설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 설계(솔루션 공동 디자인) △해결 방식의 실행(실행 및 확산)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또한 "사회혁신 중간지원조직은 누구를 지원하고 누구와 협력해야 하는지, '현장'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고 이야기한 뒤, 센터의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을 ▲우리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 ▲이웃과 더 알고 지내고 싶은 사람 ▲관계를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사람 등 다섯 그룹으로 정리했다. 말하자면 이들이 사회혁신 중간지원조직의 '현장'이 되는 것이다.

또한 박 센터장은 사회혁신 중간지원조직의 성취와 성과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줘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며 "무슨 행사를 몇 번 하고 몇 명이 모였는지는 성취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닌 것 같다. 사회혁신 중간지원조직의 성과는 우리 사회가 실제 위기를 마주했을 때 비로소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성취와 성과를 거뒀다고 보여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 최진 제주시소통협력센터 지역협력실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최진 제주시소통협력센터 지역협력실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날 섹션의 마지막 발표는 최진 제주시소통협력센터 지역협력실장이 맡았다. 최 실장은 센터 사업을 소개하며 사회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중간지원조직들의 실제적인 노력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최 실장이 제주시소통협력센터의 사업 실행 원칙 중 강조한 것은 '실생활 기반'과 '불확실성의 수용'이다. 즉, 시민들의 일상과 맞닿은 의제를 고민하고, 결과의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새로운 실험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진행되는 사업은 관찰, 실험, 협력, 공유의 단계로 구분되어 이루어진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시민들의 질문을 모아 지역 사서들이 관련 책을 큐레이션한 '질문도서관', 개인의 질문이 공공의 이슈로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주생활공론', 트레일러를 타고 지역민들을 찾아가서 지역의 현황 등을 이야기하고 방송으로 송출하는 '찾아가는 톡톡카페', 리빙랩 방식으로 주민들이 직접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일상 속 문제를 탐구하는 '제주생활탐구', 지속가능한 가구 제조 방식을 실험하는 'ㅈㅈㅈ프로젝트', 제주에서의 삶과 지역문제에 관심을 가진 주민들을 연결하는 '제주로 만난 사이' 등이 있다. 이와 같은 활동 내용과 결과는 애뉴얼리포트 발간, '어떤 제주' 지면 및 뉴스레터 간행, 온라인 아카이브 플랫폼 구축, 아카이브 룸 '미래자산금고' 조성 등을 통해 공유된다.

센터가 그동안 진행해온 사업들은 결국 지역의 사회혁신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크게 두 가지로 갈무리하여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최 실장은 "첫 번째는 새로운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등장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친절하고 담백한 단어들로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다가가려는 브랜딩을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공간이 만들어지기 전에 사람들을 선제적으로 모아내고 그들이 다른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두 번째로 지역에 사회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을 확대하려고 노력했다. 센터가 풀고 싶은 지역문제를 시민들을 통해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 돌봄'이라는 키워드가 도출됐다. 우리도 이게 정말 지역에 필요하다는 자신감을 얻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사회혁신이 기후위기나 불평등과 같이 거대한 문제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것과 소소한 변화의 힘, 사회혁신의 성과가 공유부(富)로 남도록 하기 위해 중간지원조직이 기울여온 노력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정선애 전 서울혁신기획관은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으며, 시민의 의견을 듣고자 하고, 어렵고 실험이 필요한 과정을 견뎌내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한테 도전과제가 있다는 것도 부인하지 않는다. 정부의 많은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시민과 함께하고 더 다양한 주체들을 연결하는 일을 어떻게 해낼 수 있을지 과제로 남아 있다. 컨퍼런스를 통해 우리를 진단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이야기하는 기회가 생긴 것 같다"는 말로 이날 섹션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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