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공제사업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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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공제사업 이모저모
일본 생협공제 들여다보기③
  • 2021.12.07 12:26
  • by 정화령 기자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공제사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지 12년이 지났지만, 실제 시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전담부서인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법적 근거 조항은 있으나 제도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10월부터 공제사업의 건전성 확보 및 피해방지 대책을 위해 전문가 T/F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연내 시행은 어려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소비자 단체인 생협은 지속해서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소비자가 이토록 공제 시행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제사업이 조합원의 삶에 어떤 도움과 변화를 주는지 70년 이상 공제사업을 진행해 온 일본 사례를 통해 공제가 우리 생활에 가져올 변화의 가능성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일본의 공제사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후 각 협동조합의 성격이나 조합원 요구에 맞는 여러 공제가 만들어졌고, 조합원에게 필요한 보장을 조합원이 낼 수 있는 범위의 납입금 수준으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발전해 왔다. 지금까지 수행해온 주요 역할은 다음과 같다.

▲ 각 협동조합 특성에 맞춰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 각 조합원이 원하는 보장을 고민하며 공제 구조를 개발
▲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국가의 의료나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는 점점 후퇴하여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을 보완
▲ 조합원이 스스로 생활에 필요한 보장을 상호부조의 형태로 실천하여, 관련 산업 전체에 올바른 본보기가 됨
▲ 배당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상호부조 이념에 근거해서 건전성 높은 사업을 유지함으로 지역사회에도 공헌

사단법인 일본공제협회는 "가입자의 생활 안정을 지원하는 역할과 확실한 보장,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준비금의 계산방법이라 할 수 있는 건전성 확보 구조 등은 보험과 동등하다"고 공제의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일본공제협회 홈페이지
ⓒ일본공제협회 홈페이지

 

■ 공제와 보험의 법률·규제 차이

공제가 보험과 두드러지는 차이는 '개인의 리스크를 모두가 함께 분담한다'는 점이다. 상품 구조에서도 이런 가치를 중시하여 가입자를 다양한 단계로 나누지 않고 넓은 범위의 지역이나 연령으로 포괄한다. 이런 방식으로 리스크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납입금의 차를 줄이고 있다. 또한, 조합원을 위한 사업이기에 조합원(준조합원과 법률로 인정한 원외 이용 포함) 대상으로 사업을 시행한다. 

공제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인 법률은 각 협동조합마다 다르다. 생협은 '소비생활협동조합법'에 근거해 공제사업을 진행한다. 이 법률에 따라 조합의 설립과 조합원의 자격·권리, 총회 및 이사회, 행정에 의한 규제 등 기본적인 규칙이 정해져 있다. 보험회사는 '보험업법'과 '회사법'으로 정해져 있으며 생협의 공제사업에는 해당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 설립 취지나 협동조합 이념, 원칙을 보험업법으로는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공제계약도 일반 보험회사의 보험계약과 마찬가지로 체결 내용에 대해서는 '보험법'이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계약 고지, 공제증서 교부, 공제금 미지급 시 규제 및 공제금 지급기한, 계약 해제 등 조합과 가입자 간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기본적인 규칙이 보험법으로 정해져 있다. '보험법'은 계약 당사자 간 계약 규칙을 정해놓은 법률이고 '보험업법'은 보험회사를 감독하는 법률로 각기 다른 역할을 한다. 일본에서는 2008년 보험법을 공포했고, 우리나라에는 보험업법만 존재한다. 
 

▲ 일본생협 공제사업의 법률의 적용점위 구분. ⓒ일본공제협회 홈페이지
▲ 일본생협 공제사업의 법률의 적용점위 구분. ⓒ일본공제협회 홈페이지

이와 같은 법률 적용에 대해 비영리·협동조합의 회계 컨설팅 전문 집단인 '쿄도(協働)'에서는 "원래 공제사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서로 돕기 위한 제도이기에 보험회사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미국의 경우에는 민간 보험회사가 새로운 시장 확대를 위해 공제에 강한 규제를 계획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강해질 우려가 있어서 상호부조로서의 공제제도를 지켜가는 여론을 만들어가는 일도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에는 현재 농협, 수협, 소비자 생협, 중소기업협동조합 외에서 다양한 협동조합에서 공제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본적으로 직장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각각의 목적을 가지기 때문에 여러 조직을 하나로 정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후생노동성의 소비생활협동조합법을 근거로 하는 공제조합만 하더라도 전노제(고쿠민공제coop), 일본재공제연, 코프공제연, 대학생협공제연, 전국생협연, 생협전공연 등 20개 이상이다. 사업을 통합하지는 않지만 여러 조합이 손을 잡고 조합원의 이익이나 사회 문제를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공제협회를 발족하고 일본협동조합 연계기구(JCA)에도 가입하여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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