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쿨] 대학이 마을로 들어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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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쿨] 대학이 마을로 들어간 까닭은?
  • 2021.06.28 10:48
  • by 김정란 기자

학문의 상아탑이라고 했을 때의 대학은 현실의 문제 해결보다는 연구 자체로서에 더 가치를 두는 듯했다. 시대가 바뀌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우리가 대학에 요구하는 역할도 바뀌고, 대학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학과 그 구성원인 교직원, 교수, 그리고 배움을 얻는 학생들의 생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대학에는 이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논문과 수업으로만 배움을 얻는 대학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에 필요한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데 참여하고, 학생들의 정신에 그러한 가치를 심는 대학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대학에 부는 혁신의 바람을 라이프인에서 살펴본다. [편집자 주]

▲ 다문화학생들 멘토로 참가한 여진주 씨가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있다. ⓒ라이프인
▲ 다문화학생들 멘토로 참가한 여진주 씨가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있다. ⓒ라이프인

햇살이 따뜻한 어느 날, 구로구 가리봉동지원센터에는 한 무리의 아이들이 들어왔다. 교실에서 수다를 떨던 아이들은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교실을 찾자 화색이 돌았다. 중학교 과정의 아이들은 대학생들과 게임을 하듯 영어단어도 외우고,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성공회대 구로마을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다문화 청소년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 멘토링 활동이었다.

학문의 상아탑이라던 대학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되면서 대학은 단지 특정 연령의 학생들이 깊이 있는 학문을 연구하는 곳으로의 기능만으로는 존재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대학은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닌, 연구를 통해 실제 사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기관으로의 변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성공회대학교의 구로마을대학도 같은 맥락이다. 구로마을대학은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성공회대가 운영하는 캠퍼스타운이다. 서울시의 40여 개 대학과 함께 캠퍼스타운 활성화 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구로마을대학은 지나 2017년 5월에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창업 육성과 다문화 지원, 마을문화 육성사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15개 팀이 실제 창업했고, 다문화 및 마을문화 활동가도 200여 명 가까이 양성했다.

구로마을대학에서 제공하는 창업 공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찾고 있다. 자신이 일할 곳을 직접 만들어보려는 청년들뿐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하고 싶은 마을 주민은 물론, 돌봄이 필요한 아이를 위해 일과 삶의 일정을 직접 조절해야 하는 부모들까지. 각자의 필요에 맞춰 창업하는 것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그 사례들이 구로마을대학의 창업 지원 공간에서 커나가고 있다.

▲ 구로마을대학의 다양한 활동은 성공회대 구로마을대학 유튜브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온라인 갈무리
▲ 구로마을대학의 다양한 활동은 성공회대 구로마을대학 유튜브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온라인 갈무리

구로구의 경우 지역 특성상 다문화 주민이 많다. 이들의 성공적인 정착과 지역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은 관계가 깊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창업 지원활동 못지않게 다문화 주민, 마을문화 지원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로마을학교에서 멘토를 연계해 청소년들의 활동을 돕고 있는 여성부 산하 구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김하나 팀장은 "이 지역 아이들 중 한국과 외국을 왔다 갔다 하는 과정에서 소속이 없던 친구들이 방과후수업과 멘토링에 재미를 붙이고 정을 주면서 안정적으로 청소년기를 지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멘토로 참여하는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여진주 씨는 지원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도 느끼는 점이 많다고 했다. "전공이 사회복지학이다 보니 학교에서 하는 일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됐다. 여러 해째 멘토 활동을 하면서 보니, 문화가 다르다고 해도 같이 지내다 보면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직접 어울리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접점을 찾아가는 효과를 확인하고 있는 것.

구로마을학교는 학생들의 취업활동 외에도 발달장애 부모 직업 교육 등을 통해 취, 창업활동을 돕는 등의 활동도 이어나가고 있다. 창업지원팀들도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미션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대학을 '학문연구의 상아탑'이라고 불렀지만, 이제 대학의 의미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책상에 앉아 탁상공론만 하는 조직이 아니라, 학문 연구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지 같이 고민하는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 마을로 들어간 구로마을학교도 대학으로 인해, 지역이 어떻게 활성화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성장을 기대하게 만든다.

성공회대 구로마을대학 이상훈 센터장은 "서울시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운영하는 성공회대 구로마을대학은 마을 속의 대학으로 지역주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열림 나눔 섬김의 정신으로 대학의 담장을 허물고 지역사회와 함께 협력하고 상생을 도모하여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구로마을대학이 어떻게 주민들과 지역의 발전을 함께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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