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쿨] 사회적경제 학문적 정립 위해 뛰는 이화여대 사경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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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쿨] 사회적경제 학문적 정립 위해 뛰는 이화여대 사경협
  • 2021.08.12 07:00
  • by 김정란 기자
03:56

학문의 상아탑이라고 했을 때의 대학은 현실의 문제 해결보다는 연구 자체로서에 더 가치를 두는 듯했다. 시대가 바뀌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우리가 대학에 요구하는 역할도 바뀌고, 대학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학과 그 구성원인 교직원, 교수, 그리고 배움을 얻는 학생들의 생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대학에는 이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논문과 수업으로만 배움을 얻는 대학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에 필요한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데 참여하고, 학생들의 정신에 그러한 가치를 심는 대학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대학에 부는 혁신의 바람을 라이프인에서 살펴본다. [편집자 주]

 

▲ 2017학년, 사회적경제 협동과정 시작을 앞두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했던 참가자들. ⓒ이화여자대학교
▲ 2017학년, 사회적경제 협동과정 시작을 앞두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했던 참가자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혁신을 위한 교육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대학들이 있지만, 혁신이 늘 그렇듯 쉬운 일이 아니다. 교수들은 모두 "과목 하나를 개설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에는 이미 가르쳐왔던 과목들이 많이 있고, 새로운 것이 등장하려면 과거의 것을 바꾸어야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더라도, 실제 변화를 일으키기까지는 지난한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은 이런 상황 속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데가 있다. 보기 드물 정도로 많은 전공과목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복지학, 사회학, 경영학 등은 물론 건축학, 기후에너지시스템 공학 등 과학 계열까지 15개 전공과정에 60여 명의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는 사경협은 그야말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다양한 방면의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사경협의 시작을 준비하고, 여전히 이 과정에 지대한 애정을 쏟고 있는 이화여대 조상미 사회적경제협동과정 주임교수는 "하나의 문제를 하나의 전공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또 수요자 입장에서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들을 수 있기를 원하지 않겠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다양한 전공 교수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조 교수는 이런 과정에 대해 "어렵다.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라며 "다행히도 많은 교수를 직접 찾아뵙고, 이 과정에 참여해달라 말씀드렸을 때 흔쾌히 참여해주셨다. 이화여대 사회적경제 협동과정의 차별성을 만들어가는 데 힘을 보태 달라는 말씀에 다들 참여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조상미 교수가 지난 2월 이화소셜임팩트포럼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라이프인
▲ 조상미 교수가 지난 2월 이화소셜임팩트포럼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라이프인

조 교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경협에 대한 학부생들의 뜨거운 관심에 대해 놀랍다고 말한다. 처음 사경협이 시작될 때만 해도 학부생들이 이 과정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학부생이 100명 가까이 지원해 놀라웠다는 것. 조 교수는 "사회 문제 해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경협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 이전에 비해 여러 가지 변화를 거치면서 규모를 키워나가는 한편, 학문적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력해나가리라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사경협이 지속할 수 있으려면, 학문적 정체성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경협을 학위과정으로 준비했고, 이런 노력은 최근 열매를 맺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박사 1호를 배출(정희수 '사회적기업의 성과 영향요인에 대한 메타분석')한 이화여대 사경협은 올해 박사 2호를 배출했다.

사경협을 통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학문적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은 다시 사회적경제의 학문적 정립을 위해 현장에 나가게 된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아직 낮은 편"이라는 조상미 교수는 "이들이 다시 사회적경제를 학문으로 정립하고 알릴 수 있도록 학부과목, 교양과목을 개설하고 직접 강의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학부 사회적경제 관련 교양과목 개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현장에는 여성이 많다. 사회적경제조직에서 여타 기업들에 비해 좋은 일자리, 유연한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규모가 작고, 자립도가 낮은 데서 오는 낮은 임금과 부족한 복지 등에 대한 한계도 지적받고 있다. 이화여대 사경협은 여성들만 참여할 수 있는 학교 특성상 사회적경제 여성 인재들에 대한 관심과 인재 배출에 대한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 조상미 교수는 "경쟁이 심화된 사회에서, 사회적경제가 4섹터, 대안이 될 수 있는 형태가 되기 위해 이화여대 사회적경제 협동과정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886년 이화학당의 등장은 여성이 고등교육은커녕, 교육을 받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어려웠던 시대에 이루어진 하나의 혁신이었다. 세대가 바뀌고, 대학교의 역할도 바뀌어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이화여대 사경협이 우리 시대에 맞는 대학의 혁신과, 사회혁신의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해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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