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ㅓ하시는 Zl요?] 연약한 그대들의 목소리가 녹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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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ㅓ하시는 Zl요?] 연약한 그대들의 목소리가 녹지 않게
미디어눈 조은총 대표 인터뷰 
  • 2021.03.22 10:00
  • by 전윤서 기자

'청년'이라고 하면 따라오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미래의 주역'처럼 아직 도래하지 않은 인물로 설정하는 말이다. 그럼 세상은 누가 바꿀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사회문제는 어디에나 있고 문제를 느끼는 사람이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니 말이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 그 이후에 출생한 세대는 Z세대라고 부른다. 줄여서 MZ세대이다. 미래가 아닌 현재의 청년들. 청년들은 무엇을 문제라고 여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MZ세대에게 물어보았다. Mㅓ하시는 Zl요? [편집자 주]

ⓒ미디어눈
ⓒ미디어눈

조은총(대표): 청년들과 다음 세대가 더 행복한 세상을 위해!

정빛나(에디터): 어둠 속 촛불을 더 모아 밝게 만들자. 

윤형(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 명의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

서준희(에디터):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고 싶어요.

김세현(에디터): (입대) 군대 잘 다녀오겠습니다.

김지수(에디터): 나의 이야기를, 그보다 더 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람(에디터) : 따듯한 마음이 모여 따듯한 세상을 만든다고 믿어요.

남다른 미디어팀 팀원들의 남다른 다짐들이다. 미디어(Media). '중간'이라는 어원에서 출발한 이 단어는 흔히 대중매체나 매체로 번역되기도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소식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전달하느냐는 미디어의 경쟁력이 되었다. 속도 경쟁력이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비영리 공익 청년 미디어 '미디어눈'의 행보는 남다르다. 인터뷰의 대상도, 보도의 양도, 프로젝트 기간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방식도 기존의 미디어와는 다르다. 미처 돌보지 못한 사람들에 주목하고 보도의 양은 적더라도 당사자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조심스럽게 화두를 던진다. 

■ 모든 목소리 모아 거대하고 단단한 '가치'가 된다
2017년, 국제기구와 NGO 등 다양한 배경에서 근무한 4명의 청년이 모여 인종과 국적이 다르므로 벌어지는 일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모임은 스터디 그룹이 되었다. 공부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문제를 알리는 방법을 고안하다 '미디어눈'이 만들어지게 된다. 미디어눈의 조은총 대표는 미디어눈을 만들기 전 기존 미디어에서 경험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공익을 다루는 미디어라 할지라도 편집 방향과 다른 이야기는 삭제되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관심 있는 사건이 아니라면 아무리 중요한 문제라도 다뤄지지 않는 것을 목격했다. 이렇듯 기존의 미디어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자 미디어눈의 팀원들은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디어눈은 '모든 목소리에 가치를'이라는 신념으로 만들어졌다. 눈이라는 의미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snow)이다. 왜 아주 작고 금방 녹아버리는 눈을 이름에 따왔을까. 조 대표는 "눈은 금방 녹아버리지만, 눈이 모이면 거대한 눈덩이가 되어 잘 녹지 않고 단단해진다. 팀원 또는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일한다는 뜻과 소수의 이야기를 함께 생각하고 공감하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미디어눈에 담긴 의미를 들려주었다. 미디어눈은 콘텐츠 제작, 토크콘서트, 북클럽 등을 기획한다. 특히 미디어눈이 운영하는 '청년 지식커뮤니티 눈랩'은 거대한 눈덩이의 시작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조 대표는 "미디어눈이 청년들을 대표하는 미디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함께할 수 있는 미디어를 추구한다. 눈랩을 만든 이유는 같은 고민을 지닌 청년들을 모아 이야기를 확산시키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라고 밝혔다. 눈랩에서는 미디어눈의 취재 과정, 제작 방법 등 경험을 나누면서 팀원이 아니더라도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 비영리 공익 청년 미디어 미디어눈. 이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팀원 한 명의 관심사에서 출발한다. ⓒ미디어눈
▲ 비영리 공익 청년 미디어 미디어눈. 이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팀원 한 명의 관심사에서 출발한다. ⓒ미디어눈

■ 더 소외된 곳, 어두운 곳을 밝게 … 진정 우리가 봐야 할 곳
"살인미수 청소년을 취재한 적이 있다. 13살 친구였다. 13살의 친구가 누군가에게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가정폭력, 자퇴, 나쁜 무리와 어울리게 되어 결국 혼자 방문을 걸어 잠그게 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있었다. 이때 미디어는 소년법 강화를 앞다투어 다뤘다. 처벌에 관한 논의는 필요하다. 하지만 미디어눈이 주목한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 주목해야 미래에 유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주목받지 못하더라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슈들이 있다. 그러한 이슈들을 전할 미디어가 필요하다."

조 대표는 미디어눈을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도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미디어눈이 말하는 솔루션은 해법이나 해결책을 보여주는 솔루션이 아니다. 문제를 문제라고 깨달을 수 있게 ‘아프다’라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전달하는 역할이 미디어눈의 방향이다. 조 대표는 "솔루션을 찾아서 약을 구해주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을 읽어내고 어느 곳에 솔루션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눈이 세상에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팀원 한 명의 관심사에서 출발한다. 팀원 한 명이 공부한 이슈를 확장해 관련된 이해집단 또는 시민단체와 접촉한 후 다양한 당사자를 만나 여러 번의 회의를 거친다. 번거로워 보이기도 하는 이 과정은 사회적 약자,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폭력적이지 않게 전달하기 위한 팀원들의 세심한 배려라고 느껴졌다. 

미디어눈의 팀원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야기가 대중에게 전달되기까지 빠르면 3개월, 길면 1년이 걸린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호흡이 길고 짧은 기사 안에 담기는 것도 한계가 있기에 미디어눈의 취재 결과물은 시리즈로 구성된다. 기사의 형태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제작하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더욱더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토크콘서트도 연다. 조 대표는 "미디어눈은 사회문제를 겪는 당사자들의 내러티브를 주관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관심이 많다. 특정한 시간, 특정한 장소에서 개인과 집단이 겪고 있는 상황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말했다. 

▲ 2019년 미디어눈 학교밖 청소년 토크콘서트 행사. ⓒ미디어눈
▲ 2019년 미디어눈 학교밖 청소년 토크콘서트 행사. ⓒ미디어눈

■ "새로운 시대에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생각들이 사회로 퍼져나가야 한다."
미디어눈이 지금까지 주목한 '목소리'는 이렇다. 탈북청년, 이주 청년, 학교 밖 청소년, 코로나 시대 청년들. 유독 청년들의 목소리에 집중한 것이 눈에 띈다. 조 대표에게 왜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지 질문했다. 그러자 청년들의 실제 문제의식이 미디어에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미디어에서 청년들의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 청년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기사를 쓰는 사람이 청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청년을 불쌍하게만 그리거나, 불평하는 존재로만 그리거나, 열심히 살면 다 잘될 것처럼 희망만 주거나. 실제 청년들의 문제의식을 반영한 미디어라면 달라야 한다. 집을 기본 권리로 여기지 않고 상품과 투기의 수단으로 다루는 관행, 사회 구조, 정책 등을 비판하고 이로 인해 심각해진 불평등, 의욕을 잃어 N포세대가 돼버린 청년들의 고통이 미디어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의 청년들은 이전 세대들이 이루어 놓은 물질적 풍요를 고스란히 전해 받은 세대이다. 하지만 무한경쟁, 과열된 시장경제 등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문제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현재 드러난 이 사회문제는 기존에 해왔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조 대표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책과 지표, 숫자에만 관심이 쏠려있다. 그 속에서 청년들이 왜 아프다고 하는지, 현장의 목소리, 시대의 아픔이 소외된다. 새로운 시대에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생각들이 사회로 퍼져나가야 한다. 미디어눈은 이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시민단체와 회의중인 미디어눈 조은총 대표. ⓒ미디어눈
▲ 시민단체와 회의중인 미디어눈 조은총 대표. ⓒ미디어눈

혁신가 기질이 다분한 조 대표. 스스로 혁신가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쑥스럽게 웃으며 혁신가라는 말이 부담스럽다며 진지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조 대표 "기존의 룰을 따르기보다는 나만의 룰을 만드는 편이다. 게임 속에 나를 맞추려고 하기보다는 나에게 유리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맞추려고 한다. 그게 혁신가라면 혁신가이다. 기성 매체에 일하다 미디어눈을 만들게 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라고 귀띔했다. 조 대표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미디어눈은 올해 눈랩을 통해 청년들과의 소통을 이어가며 젠더, 인권, 청년, 환경과 같은 문제들에 집중하고 학교 밖 청소년, 장애아동 교육권 등의 후속 콘텐츠 생산 등 활발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조 대표는 공익미디어로서 팀원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미디어눈이 ‘직장’이 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 전했다. 

중간자의 역할은 언제나 중요하다. 되도록 나에게 이익이 가는 방향으로 편집해 전달할 수도 있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편파적이거나 잘린 목소리를 듣는 사람은 한쪽 귀만 자라난다. 결국, 다른 쪽 귀가 들을 수 있는 목소리들을 듣지 못한 채로 말이다. 정보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청년들의 '진짜' 목소리를 담아 관행, 구조, 숫자로 병든 사회에 화두를 던지고 있는 미디어눈. 연약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게 남다르게, 이름의 의미처럼 단단하게 걸어나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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