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ㅓ하시는 Zl요?] 우리는 왜 만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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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ㅓ하시는 Zl요?] 우리는 왜 만나야 할까?
MTA 3학년, 청년 활동가 아이비(Ivy Akii) 마이알렌(Maialen Zapirain) 인터뷰
  • 2021.05.07 10:50
  • by 전윤서 기자

'청년'이라고 하면 따라오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미래의 주역'처럼 아직 도래하지 않은 인물로 설정하는 말이다. 그럼 세상은 누가 바꿀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사회문제는 어디에나 있고 문제를 느끼는 사람이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니 말이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 그 이후에 출생한 세대는 Z세대라고 부른다. 줄여서 MZ세대이다. 미래가 아닌 현재의 청년들. 청년들은 무엇을 문제라고 여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MZ세대에게 물어보았다. Mㅓ하시는 Zl요? [편집자 주]

 

우리는 왜 만나야 할까? 여기에서 말하는 '우리'는 다른 세상에 사는 '너'와 '나'이다. 케냐 출신의 아이비(Ivy Akii)와 스페인 출신의 마이알렌(Maialen Zapirain), 두 청년 활동가를 만나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둘은 몬드라곤 팀 아카데미(Mondragon Team Academy, 이하 MTA)에서 만난 사이다. MTA는 영국, 프랑스, 스페인, 호주, 브라질, 네덜란드, 헝가리, 아르헨티나 등 전 세계에 진출해 있는 팀 창업 교육 프로그램이다. MTA 교육을 받은 1,500명 이상의 팀 프레너(team+entrepreneur)와 80개 이상의 팀 기업으로 이루어진 국제적인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다. 4개 대륙에서 14개의 혁신 랩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 (上)마이알렌(maialen zapirain), (下)아이비(ivy akii)의 모습.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온라인 화면 갈무리 
▲ (上)마이알렌(maialen zapirain), (下)아이비(ivy akii)의 모습.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온라인 화면 갈무리 

MTA는 핀란드 JAMK(얌크, Jyväskylä) 대학의 혁신 창업 교육인 TA(Team Academy) 방법론을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이 정규 과정으로 경영대학에 받아들이면서 만들어졌다. 협동조합의 정신과 창업 경험이 녹아든 MTA. 이 창업 교육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공동체 중심이기 때문이다. 수업은 팀 코칭으로 이루어진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팀 프레너'이고, 선생님은 '팀 코치'가 된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18~30세의 청년 팀 프레너들은 팀 프레너십을 만들어간다. 팀 프레너십은 팀 구성원들이 모두 리더십을 발휘하고 팀과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모색해 변화를 주도하는 역량을 말한다. 이들은 1학년 때부터 실제 비즈니스를 통해 '실천을 통한 학습(Leaning by Doing)'을 하게 된다. MTA의 수업은 교실이 필요하지 않다. 사회문제는 교실 밖에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창업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삶 모든 곳이 교실인 셈이다. 팀 프레너로 만난 아이비와 마이알렌은 자라온 환경과 문화는 달랐지만, 각자가 지닌 역량을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 내 주변엔 없지만 존재하는 문제들을 보는 법
아이비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가 고향으로 정치학과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 여자 형제들 그리고 할머니와 자랐으며 여성에 대한 불평등을 몸소 경험했다고 한다. 축적된 경험들은 자연스럽게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로 이어졌다. 아이비는 현재 MTA에서 일반 기업법,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등 다양한 문제해결 접근 방식을 배우면서 비즈니스를 통한 경험 쌓기를 하는 중이다. "나는 케냐사람이지만 지금은 한국에 있고 한국의 언어, 사람, 문화, 사회에 대해 알게 됐다.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려면 사람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사회문제를 찾아내고 그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마이알렌은 아이비와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케냐의 10대 미혼모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크게 동요되었다고 한다. "MTA 프로그램은 감고 있던 내 눈을 뜨게 해줬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지 않는 문제라고 해서 전혀 없는 게 아니다. 존재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는 왜 모르고 있었나. 같이 이야기하고 풀어나가야 한다"라며 보이지 않는 문제에 촉각을 세워야 한다고 일렀다. 이들은 프로젝트를 실행할 때 무엇보다 협동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마이알렌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역량을 가졌다. 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저마다의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을 팀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다"고 말했다. 

▲ 케냐 최대 슬럼가 키브라(kibra)지역의 여성과 10대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교육, 심리상담, 성교육을 실시하는 GINKO Project. 이로써 자신감과 자존감, 경제력을 높인다. ⓒGINKO Project
▲ 케냐 최대 슬럼가 키브라(kibra)지역의 여성과 10대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교육, 심리상담, 성교육을 실시하는 GINKO Project. 이로써 자신감과 자존감, 경제력을 높인다. ⓒGINKO Project

■ 10대 소녀들의 자립과 평등을 위한 진코 프로젝트(GINKO Project)
최근 아이비와 마이알렌은 진코 프로젝트(GINKO Project)를 만들었다. 케냐 최대 슬럼가 키브라(kibra) 지역의 여성과 10대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교육, 심리상담, 성교육을 실시하는 프로젝트이다. 'GINKO'는 은행나무라는 뜻이다. 은행나무는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떨어지고 난 뒤에도 금세 되살아날 만큼 강한 회복력을 가진 종이다. 올해 1월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는 40명의 10대 소녀들을 지원하고 있다. 참여자들 가운데 30명은 이미 아이를 낳았으며, 대부분은 성폭행에 의한 임신이라고 한다. 안타까운 지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10대 여성들의 취약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임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좋지 않아 출산 후 학교로 돌아가는 것도 불가능해 98%가 학업을 중단한 상황. 자존감을 잃어 삶에서 주체성을 잃기도 한다. GINKO는 이들이 다시 회복력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아이비는 "불평등의 문제를 여성 당사자들을 위해 제대로 표현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팬데믹 이후 회복력을 잃은 그들의 삶에도 봄을 가지고 와야 한다"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진코 프로젝트는 키브라 지역의 커뮤니티 멤버와 교류하며 진행하고 있다. 지역 심리상담 센터와 연계해 성교육을 진행할 전문가들을 발굴 및 기획하고 젠더, 건강, 문자, 혁신 교육 등을 10대 소녀들에게 제공한다. 교육을 통해 자신감(confidence), 삶에 대한 동기(motivation), 자기 주도성(proactive)을 길러 경제력을 가지도록 한다는 취지이다. 

▲ 프로젝트는 키브라 지역의 커뮤니티 멤버와 교류하며 진행한다. ⓒGINKO Project
▲ 프로젝트는 키브라 지역의 커뮤니티 멤버와 교류하며 진행한다. ⓒGINKO Project

■ "내 인생에 실패는 없다."
누구나 혁신에 대한 도전의 기회는 열려있다. 그런데도 쉽사리 뛰어들 수 없는 이유는 아마도 실패의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문득 이 두 청년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해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러자 아이비는 "실패는 배움의 또 다른 기회다.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다. 하나의 과정이자 삶의 조각들을 맞추는 퍼즐과도 같다. 내 인생에 실패는 없다. 실패를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이비가 말한  삶의 퍼즐의 의미는 자원이다. 자원은 다양한 사람, 자원, 기회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유동적으로 한 데 어우러져 있는 형태가 곧 혁신으로 나아가는 길이 된다. 

두 사람에게 혁신이란 "기존의 것에서 나아가는 것(out of box)"이었다. 기존의 틀을 깰 가능성을 가진 자원들이 모여 공론의 장을 펼치고 실패를 통해 배우면서 나아가는 것. 혁신이 과정이자 일종의 '길'이지 결과가 아니란 점에서 흥미롭다. 마이알렌은 혁신이란 어렵지만 매일 조금씩 하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모든 문제는 항상 또 다른 어려움을 낳는다는 것을 잃지 말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이비와 마이알렌은 오는 6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9월에는 10대 청소년 대상의 성교육·스스로 돌봄 자료집 발간을 준비 중이며, 진코 프로젝트로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기 위해 경제력을 높이는 데에 몰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불평등에 맞서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개인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이비는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다. 나는 다시 내가 자라왔던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 배움을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이 만들어낼 강력한 힘을 굳게 믿고 있었다. 자신이 공동체에 도움이 되고 그 공동체 안에서 자란 바른 사람이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나의 힘을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아침 눈을 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한 한 사람이 마을로 들어감으로써 퍼져나갈 임팩트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우리는 다양한 역량을 가졌다.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모두가 가치 있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눈(eye)'을 가졌다. 그런데 이 사실은 나 혼자일 때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협동과 연대를 할 때 비로소 발견된다. 우리는 계속해서 손을 잡고, 눈을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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