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가치와 원칙도 측정한다? 쿱인덱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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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가치와 원칙도 측정한다? 쿱인덱스 2.0!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2022 쿱인덱스(Coop-index) 성과공유회' 개최
  • 2022.11.26 18:00
  • by 정화령 기자

일반적으로 기업의 성과는 회계상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제적 성과를 중심으로 측정해왔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의 성과는 단순히 매출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들다. 사회적경제 분야에서는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사회적 가치 지표(SVI: Social Value Index)가 개발되어, 일부 지자체에서 가치 지향성, 지역사회와의 협력, 참여적 의사결정 등을 측정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협동조합의 경우는 어떨까? 

캐나다에서는 2016년에 ICA(국제협동조합연맹, International Cooperative Alliance)에서 선언한 가치와 원칙을 주요 기준으로 삼아 쿱인덱스(Coop-index)라는 평가지표를 개발했다. 쿱인덱스에는 조합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하고 있는지 인식을 파악하는 지표도 포함되어 있어 협동조합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적합하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노동자협동조합을 대상으로 개발한 측정 도구이기 때문에 모든 협동조합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2019년에 국내에 쿱인덱스를 도입해 한국 상황에 맞게 변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1차로 진단에 참여한 협동조합의 운영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도출하는 데 활용하고, 올해 통계적 오류나 미비점을 개선하는 작업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쿱인덱스 2.0'을 소개하고 진단 사례를 분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진흥원은 지난 24일 서울시 중구에 있는 상상캔버스 충무로에서 '2022 쿱인덱스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쿱인덱스 개선 작업을 수행한 쿠피협동조합과 올해 진단에 참여한 협동조합이 참여해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2022 쿱인덱스 성과공유회 현장. ⓒ라이프인

먼저 쿠피협동조합 박상선 이사장(성공회대학교 협동조합경영학과 교수)이 경과를 발표했다. 기존에는 설문지와 분석 방법이 일관되지 않아 별도의 해석이 필요하고, 설문 문항이 중복되어 통계적 검증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설문 문항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어 ▲협동조합 가치 ▲협동조합 원칙 ▲조직성숙도 ▲조직신뢰도의 네 가지 척도로 구분하여 개별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간소화 설문도 마련했다.

박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가치와 원칙을 고수하는지, 그리고 정체성을 핵심 전략으로 발전시키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지표를 구성했다"라고 개선점을 설명했다. 그리고 "내부 취약점을 발견하는 게 목적이므로 점수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 꾸준한 자가진단을 통해 내실화와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해석과 개선 방향을 담은 활용 가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 김현옥 상임이사, 협동조합 판 오석조 이사장,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김종필 실장, 여행플러스협동조합 서순현 이사장. ⓒ라이프인
▲(왼쪽부터)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 김현옥 상임이사, 협동조합 판 오석조 이사장,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김종필 실장, 여행플러스협동조합 서순현 이사장. ⓒ라이프인

이어 올해 진단에 참여한 협동조합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2020년과 올해 두 차례 진단에 참여한 사회적협동조합 창원도우누리 김현옥 상임이사는 "내부 변화를 알고 싶어 다시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평균 점수가 낮아서 실망했는데, 진단 결과를 보고 조합원 교육과 소통에 힘써 두 번째는 개선된 결과가 있어 기뻤다. 그리고 설문이 수월해졌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춘천에서 협동조합 판을 운영하는 오석조 이사장은 "사업이 7년 차에 접어들면서 자체 평가를 해보고 싶었다. 직원협동조합으로서 조합원이 함께 기업을 운영한다는 의미를 표면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다"라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이와함께 "연차별, 직급별로 나눠서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진단에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의료사협)도 9개 조직이 참여했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김종필 실장은 "조합원들이 의료사협을 어떻게 의식하는지 생각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사업을 하면서 가치와 원칙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부 문항은 (의료사협을 이용만 하는)일반 조합원이 이해하기 어려워 대의원 위주로 설문을 받았는데, 응답에 편향이 생길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주의 다국적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인 여행플러스협동조합 서순현 이사장은 "조합 특성상 설문지를 조합원에게 이해시키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합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정성껏 응답하는 과정 자체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성공회대학교 김아영 연구교수, 농협대학교 남기포 교수, 한신대학교 장종익 교수, 충북사회적경제협의회 김순환 사무국장, 쿠피협동조합 박상선 이사장,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정상철 제도지원팀장. ⓒ라이프인
▲(왼쪽부터)성공회대학교 김아영 연구교수, 농협대학교 남기포 교수, 한신대학교 장종익 교수, 충북사회적경제협의회 김순환 사무국장, 쿠피협동조합 박상선 이사장,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정상철 제도지원팀장. ⓒ라이프인

이어진 전문가토론에는 ▲성공회대학교 김아영 연구교수 ▲농협대학교 남기포 교수 ▲한신대학교 장종익 교수 ▲충북사회적경제협의회 김순환 사무국장이 참여했다. 김아영교수는 "이전에 비해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 효과가 기대된다. 데이터를 축적하여 참여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여한 조직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서 경험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남기포 교수는 "성숙도 측정 파트에 들어있는 조직 성과 관련 내용을 독립하고, 조합원 만족도와 시장에서 이뤄낸 성과를 구분하면 좋겠다"고 설문 문항에 대해 의견을 냈다. 그리고 "조합원의 적극 참여를 유도하고 설문을 더 보급하려면 진흥원 홈페이지에 자동화 등록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권고했다. 

장종익 교수는 "협동조합의 고유한 정체성에 얼마나 근접했나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합원에게 미치는 성과와 사회적 성과가 있는데 이 부분의 측정이 더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자가 진단으로 조합원의 인식 개선이나 교육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지난 4년간의 결과를 분석해보고 같은 유형의 조합 간 성과 차이가 있다면, 그 요인이 뭔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순환 사무국장은 "설문에 참여하면 얻어지는 편익을 명확하게 보여주면 좋겠다. 진흥원의 교육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쿱인덱스 설문 참여 여부로 가점을 주거나, 참여한 조합에는 확인서를 발급하는 방안도 있다"고 아이디어를 냈다. 또 "협동조합 분야의 유일한 평가지표인 만큼, 연구진과 당사자가 어떻게 잘 확장해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을 전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정현곤 원장. ⓒ라이프인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정현곤 원장. ⓒ라이프인

행사에 참여한 진흥원 정현곤 원장은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과 같이 지원체계 안에 있는 조직은 그 가치를 외부에도 잘 알려야 한다. 내년에 사회적가치 측정센터를 출범할 예정으로, 쿱인덱스를 발전시키면 협동조합 평가도 별도로 구성할 수 있다"고 앞으로 사회적경제 분야의 가치측정 방향에 대한 기대를 전하고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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