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비밀의 숲에서 만난 '칠링(Chi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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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비밀의 숲에서 만난 '칠링(Chilling)'
'평화'와 '지역재생'을 추구하는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가 만든 느긋한 투어 프로그램 '힐링칠링 강원 로컬여행'
  • 2021.11.11 12:23
  • by 송소연 기자

펀치볼은 강원도 양구 해안면에 있는 지명으로 한국전쟁 중 붙여진 이름이다. 해안분지의 지형이 주스와 포도주, 설탕 등을 섞은 칵테일 종류인 펀치를 담는 그릇(Punch bowl)을 닮았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세월이 지나 민둥산이었던 펀치볼 고지들은 이제 아름다운 숲이 되었다. 하루에 200 명만 방문이 허락된 DMZ펀치볼둘레길은 펀치볼 분지 지형의 산 중턱에 조성된 둘레길로 DMZ, 북한 지역, 철책, 지뢰지대 등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걸을 수 있는 DMZ 인접 트레킹 코스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원시 숲에서 깊은 숲속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DMZ펀치볼둘레길을 협동조합 '강원피스투어'와 떠난다면 DMZ를 평화관점으로 바라보고, 지역농가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채취해 만든 숲밥도 먹을 수 있다. 강원피스투어는 여행을 통해 '평화'와 '지역재생'을 실현하는 곳으로, 지난 10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함께 양구와 춘천 두 지역을 연계해 '로컬', '생태', '평화'를 테마로 '힐링칠링 강원 로컬여행'을 선보였다.
 

▲ 하루에 200만 방문이 허락된 DMZ펀치볼둘레길은 펀치볼 분지 지형의 산 중턱에 조성된 둘레길이다. ⓒ강원피스투어
▲ 하루에 200만 방문이 허락된 DMZ펀치볼둘레길은 펀치볼 분지 지형의 산 중턱에 조성된 둘레길이다. ⓒ강원피스투어

고요한 숲,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다

'힐링칠링 강원 로컬여행'은 DMZ펀치볼둘레길 트레킹, 명상&요가, 해먹 체험, 라탄 공예 등의 다양한 체험을 통해 몸과 마음의 치유와 더불어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0월 23일부터 1박 2일로 진행된 프로모션투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는데, 한 참가자는 "보통 패키지여행은 빡빡한 일정으로 관광지를 보기 바쁜데, 이번 여행은 느긋하게 숲을 걷고, 숨 쉬고, 먹으면서 마음을 다독일 수 있어서 좋다"라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양구 펀치볼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둘레길을 DMZ펀치볼둘레길의 숲길등산지도사와 강원피스투어의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걷다 보면 분단 이후 50여 년간 민간인의 접근이 통제된 비밀의 숲을 만날 수 있다. 트레킹으로 허기진 몸은 지역 농민이 채취·재배하고 조리한 로컬푸드 '따뜻한 숲밥'과 양구 사과 농가의 파지 사과를 이용하여 식음료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까미노사이더리'에서 프랑스 가정식으로 채울 수 있다. 

양구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까미노사이더리는 고등학교 동창이 두 친구가 10년 전 양구로 귀촌해 만든 곳이다. 버려진 사과는 부패하면서 메탄가스를 발생시키고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는 등 환경 파괴하는데, 버려지는 사과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까미노'는 스페인어로 '길', '사이더리'는 '브루어리'처럼 맥주는 만드는 곳, '사이더'를 만드는 곳이라는 의미다. 사이더는 흔히 마시는 사이다와 같은 철자이지만 '사과주'라는 뜻이 있다.  
 

▲ 양구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사회적기업 '까미노사이더리' ⓒ강원피스투어
▲ 양구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사회적기업 '까미노사이더리' ⓒ강원피스투어

칠러(Chiller: 느긋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사람), 고민 대신 자연을 담다

DMZ 자생식물원과, 숲속에서 즐기는 명상과 요가는 고민은 내려놓고, 자연을 마음에 담을 수 있다. 숙소는 춘천의 청정 계곡 삼한골에 자리 잡고 있는 국립춘천숲체원으로 곳곳에 마련된 빈백이나 해먹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별을 볼 수 있다. 숲체원은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숲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곳이다. 두 번째 날에는 춘천숲체원에서 운영하는 '그린스테이'(해먹 체험), '역은이, 숲'(라탄 공예) 등의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마지막 일정으로 춘천에서의 자유여행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 춘천숲체원에서 운영하는 라탄공예 체험. ⓒ강원피스투어
▲ 춘천숲체원에서 운영하는 라탄공예 체험. ⓒ강원피스투어

보통 춘천하면 닭갈비와 막국수를 먼저 떠올릴 테지만, 육림고개를 타고 춘천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샵 '요선당', 춘천의 로컬굿즈와 지역 예술가들의 작업물을 만날 수 있는 소셜벤처 '춘천 일기', 강원도 로컬 식재료로 만든 이탈리안 식당 '수아마노' 등 춘천의 로컬크리에이터들을 만날 수 있다. 

최근 여행을 하더라도 환경을 생각해 탄소배출이 적은 항공기 편을 타거나, 지역사회에 관광수입이 선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여행,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여행'의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힐링칠링 강원 로컬여행'도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지향해 일회용품 사용을 하지 않으며, 숙박시설 내 어메니티가 제공되지 않아 텀블러 및 개인 위생용품을 지참해야 한다. 

새로 고침이 필요한 시기, 몸과 마음의 치유와 더불어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행으로 자연과 로컬, 평화를 경험해 보면 어떨까? 오롯이 나를 만나는 시간은 열심히 달려온 나에게 주는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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