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평화와 통일, 청년들의 상상이 현실 비즈니스가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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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평화와 통일, 청년들의 상상이 현실 비즈니스가 되면
17일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발표회 및 시상식 개최
평화티콘·데프누리·하울림·다가치·으능정이브루어리·메타바인드 등 6팀 최종 발표, 데프누리 대상 수상
  • 2021.11.18 19:59
  • by 노윤정 기자
▲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발표회 및 시상식이 17일 오후 개최됐다. ⓒ라이프인
▲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발표회 및 시상식이 17일 오후 개최됐다. ⓒ라이프인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시행한 '2021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별로·전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29.4%다. 통일의 필요성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응답자 비율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 특히 20대(42.9%)와 30대(34.6%) 등 젊은 층으로 갈수록 통일의 필요성에 부정적인 이들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남북경협과 평화통일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디딤돌이 될 사업 아이디어를 낸 청년들이 있다.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온에서 '청년의 상상이 평화가 된다'라는 주제로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이하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최종 발표회 및 시상식이 진행됐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와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가 공동 주최하고, ㈜공감만세와 (재)피스윈즈코리아가 실행하는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는 국내외 청년들이 남북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 의제와 아이디어를 찾고 실험해 보는 것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상상공모전'을 통해 참가팀을 선발하고, 오픈테이블 및 세미나 등을 거쳐 ▲다(茶):가치(gatchi) ▲데프누리 ▲메타바인드 ▲으능정이브루어리 ▲평화티콘 ▲하울링 등 우수한 6팀을 무순위로 선정해 사업개발비와 컨설팅을 지원했다. 
 

▲ 발표 중인 정직한 평화티콘 대표. ⓒ라이프인
▲ 발표 중인 정직한 평화티콘 대표. ⓒ라이프인

이날 행사에서는 시상식 전 여섯 팀의 최종 발표가 이루어졌다. 첫 번째 발표에서는 남북평화를 상징하는 이모티콘을 개발하고 있는 평화티콘의 사례가 공유됐다. 평화티콘의 정직한 대표는 "주변인들만 봐도 취업, 학점, 스펙, 연애같이 피부에 와 닿는 것들은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평화, 통일에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인다"며 "일상에서 통일이 사라진 것이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새로운 사회적 비용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일상에서 사라진 통일을 회복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통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여 사회적 비용 감소에 공헌하고자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평화티콘이 주목한 키워드는 '일상'. 남북통일의 메시지를 담는 매개로 선택한 것도 일상에서 매일 접하고 사용하는 SNS(카카오톡) 이모티콘이다. 평화티콘에서 출시·플랫폼 등록을 앞둔 이모티콘은 호랑이 캐릭터 '백두'와 '한라'로, 남북의 분단 상황을 장거리 연애에 비유하며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하는 동시에 통일의 메시지를 담았다. 평화티콘은 향후 다양한 이모티콘 시리즈와 캐릭터 굿즈를 출시할 예정이며, 예비사업적기업 지정을 준비 중이다.
 

▲ 임서희 데프누리 대표. ⓒ라이프인
▲ 임서희 데프누리 대표. ⓒ라이프인

두 번째 발표 팀인 데프누리는 농인 당사자들이 국제연합(유엔, UN) 장애인권리협약을 공부하고 자신의 권리에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로,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를 통해 남북 농인을 위한 남북 수어 여행회화 책을 선보였다. 데프누리의 임서희 대표는 "농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다름없이 여행을 즐긴다. 그러나 투어나 가이드 여행을 보면 비장애인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서점만 가도 알 수 있듯이 많은 여행 서적 중 수어로 만들어진 서적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분단국인 한국은 남북에서 사용하는 수어가 다르나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거의 없다. 데프누리는 이 부분에 집중하여 농인의 정보접근성을 보장하고자 남북 수어 회화를 담은 여행책을 사업 아이템으로 제안했다. 현재 만들어진 1차 샘플북에서는 평양을 중심으로 한 관광지를 남한 수어로 소개하고, 북한 손말(수어)로 여행회화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일러스트뿐 아니라 QR코드로 확인 가능한 수어 영상을 제공하여, 농인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북한에 대한 편견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데프누리는 향후 일러스트를 보완하고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등록 절차를 밟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며, 국제 수화 버전 제작 역시 고려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다.
 

▲ 주평강 하울림 대표. ⓒ라이프인
▲ 주평강 하울림 대표. ⓒ라이프인

"우리가 밥을 먹는 식탁에 북한 음식을 한 번이라도 올려보자." 하울림 주평강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세운 목표를 이상과 같이 밝혔다. 하울림이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한 것은 탈북민에게 배운 조리법으로 만든 북한식 밀키트. 주 대표는 "한반도라는 한집에 살면서 서로 어떤 음식을 먹는지도 모르고,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데 문제를 느꼈다"고 설명하며 "(음식을 통해 음식이 만들어진 지역에 대한 궁금증까지 생긴다는 점에서) 음식이 주는 호기심이 있다. 북한 음식도 그런 호기심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현재 하울림은 직접 음식점들을 찾아다니면서 북한 음식을 먹어 보기도 하고 북한이 고향인 사람들에게 조리법을 배우면서 시제품을 개발한 상태다.
 

▲ 김채은 다(茶):가치(gatchi) 대표. ⓒ라이프인
▲ 김채은 다(茶):가치(gatchi) 대표. ⓒ라이프인

'다과 문화를 즐기면서 평화로 함께 나아가자'는 뜻을 가진 다(茶):가치(gatchi)는 다과라는 소재를 통해 남북한 일상문화를 간접체험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있다. 평화를 상징하는 일상 속 소재로서 다과에 주목한 것이다. 이에 다가치는 '피스 타임 메이커'라는 다과상 키트를 개발했다.

김채은 다가치 대표는 "최종 목표는 한반도 티 바(Tea Bar) 조성이다"고 밝히며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티 코스를 즐기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청년 세대에게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하면서 남북한 일상 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고 전했다. 이에 다가치는 다과상 키트 판매를 통해 수익을 축적한 후 내년 상반기 공간 조성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다가치가 지향하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실천적인 평화"라고 말하며 다가치가 만드는 일상적인 평화가 남북 간 평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 으능정이브루어리 대표. ⓒ라이프인
▲ 황주상 으능정이브루어리 대표. ⓒ라이프인

다섯 번째 발표 팀 으능정이브루어리는 북한식 가양주 주조를 통한 전통문화 계승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했다. 으능정이브루어리는 고문헌 등을 통한 자료 수집, 통일 전통주 제조업소인 '하나도가'의 조언 등을 토대로 북한식 가양주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황주상 으능정이브루어리 대표는 "술은 물맛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북한은 칼슘, 마그네슘 등이 많은 경수(硬水, 센물)를 주로 쓴다. 반면 남한은 연수(軟水, 단물)를 주로 사용한다. 그래서 경수를 활용하여 술을 만들면 조금 더 북한 느낌이 나지 않을까 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시제품을 만들었으며, 현재 1차 시제품에 꽃, 꿀 등의 첨가물을 가미하는 단계까지 완료된 상태.

이 외에 황 대표는 대전 중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청년위원 활동, 양조 교육 프로그램 중 설문 활동 등을 통해 지역 청년들이 평화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목소리를 청취하고, 탈북민 창업업체와 협업하여 통일 브랜드를 구축하고 수익금 일부를 탈북민 창업가 및 대북 관련 사업 창업가들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미현 메타바인드 대표. ⓒ라이프인
▲ 이미현 메타바인드 대표. ⓒ라이프인

마지막으로 메타바인드 이미현 대표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에듀테크(EdTech·교육관련 기술) 서비스를 소개했다. 당초 메타바인드는 메타버스 기술을 통해 평양을 구현하고자 했으나, 국가보안법(체제옹호)에 저촉될 소지가 있어 현재는 평화통일협력센터를 맵에 구현했다. 이 대표는 "맵 자체를 평화통일협력센터 자체로 사용할 수 있게끔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최종 목표는 평양의 퀄리티 높은 구현을 바탕으로 통일 교육 교보재와 플랫폼을 개발하여 에듀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메타바인드는 콘텐츠 고도화, 콘텐츠 창의성 제고에 집중할 예정.

이 대표는 평양 구현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자 했는지 묻는 질문에 "온라인 수학여행 같은 개념"이라고 답하며 "수학여행을 평양으로 가고 싶었다. 그 마음에서 시작했다. 평양을 가지 못하니까 평양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졌고, 평양에 갈 수 있다면 북한에 대한 낯섦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에서 데프누리가 대상을 수상했다. ⓒ라이프인
▲ '2021 대한민국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에서 데프누리가 대상을 수상했다. ⓒ라이프인

이후 참가팀들과 온라인 참가자들의 질의가 이어진 후, 심사위원 평가를 거쳐 ▲대상: 데프누리 ▲최우수상: 으능정이브루어리 ▲우수상: 다가치, 하울림 ▲장려상: 평화티콘, 메타바인드 등으로 최종 순위가 결정됐다. 해당 6팀에는 2차 사업비를 비롯해 사업화를 위한 지원이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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