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몰두하고 집중하여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끼지 못한 경험이 있는가? 새로운 학문을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 친구들과 함께하는 운동의 즐거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곳을 찾는 여행의 즐거움 등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우리는 매일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완벽한 삶속에서 어떤 절망감도, 고민거리도, 단점도 없을 때만 즐거움이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순간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라이프인은 시작을 즐기면서 열자는 의미로 'OOO의 즐거움'을 올해 첫 기획 주제로 정했다. 즐거움을 원한다면 기다리지 말고 찾아나서 보자. 즐겁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편집자 주]
3월 6일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다. 물론 기후위기로 다소 빨리 핀 꽃들도 있지만, 매화부터 시작해서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차례로 꽃망울을 터트린다. 겨울 동안 야외 활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한 번쯤 꽃구경을 생각하게 되는 계절이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야외 활동이 원활하지 않았다. 팬데믹으로 인한 활동 감소로 급격하게 살이 찐 '확찐자'라는 단어가 유행하기도 했다. 특히 의료계는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아이들의 소아비만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또한 지난해 5월 '세계 고혈압의 날'에는 대한고혈압학회에서 "코로나19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결과, 운동 부족에 시달리고 비만이 된 인구가 늘어 만성질환도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는 마스크 의무착용이 해제된 후 처음 맞이하는 봄이다. 피트니스 센터 등 실내 체육시설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하지만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야외 운동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도 많아졌다. 밖에서 하는 운동은 햇빛에 노출되어 비타민D를 합성하고, 같은 행위를 할 때 실내 운동에 비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장점도 있다. 라이프인은 새로운 봄을 맞아 쉽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몇 가지 실외 운동에 관한 정보를 엮어보았다.
■ 삶의 질 높이러 숲으로 가자
등산은 대표적인 야외 활동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서나 근거리에서 산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숲길 체험에 대한 국민 의식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답변자의 약 78%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등산이나 숲길을 오른다고 답변했을 정도로 산은 친밀한 곳이다.
최근 숲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지난 2월, 산림청은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국민의 숲 이용 정도와 삶의 질 관계를 분석해 "1년간 1회 이상 숲을 방문한 사람이 방문하지 않은 사람보다 삶의 질이 3.9% 높고, 산림복지서비스를 1년간 1회 이상 이용한 사람이 이용하지 않은 사람 보다 삶의 질이 8.8% 높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수록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4시간 이내 방문)일상 ▲당일 ▲숙박의 3가지를 모두 경험한 사람의 삶의 질이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는 산림청 간행물 '국민의 눈으로 숲을 읽는 해설서 vol.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산림청을 포함한 13개 수목 관련 기관에서 봄꽃 예측 지도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여 봄소식을 전하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류의 개화 시기를 확인해서 가까운 곳으로 등산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 가장 쉽고 확실한 실외 운동, 걷기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운동으로 우울증의 위험도를 낮추고 우울증 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 일조량도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전문가들은 우울과 불안증세 완화를 위해 걷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보건복지부에서는 암을 예방하는 10대 수칙 중 하나로도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를 권하고 있다.
아이쿱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아이쿱생협)과 자연드림은 작년 6월과 7월, 그리고 올해 2월 20일에서 28일까지 암 예방 실천을 위한 '암 예방 걷기 챌린지'를 진행했다. 하루 7,000보씩 걷기 인증을 한 사람에게 자연드림의 종이팩 '기픈물'을 증정했다. 아이쿱생협은 7,000보로 미션을 설정한 이유로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교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동 대학 아만다 팔루크 연구팀은 "하루 최소 7,000보를 걷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50~70%가량 사망 위험이 낮다", "신체활동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과 같은 여러 질병에 상당한 건강상 이점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자연드림은 캠페인과 관련하여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식품을 알고, 제대로 섭취하는 것뿐만 아니라 운동을 통한 꾸준한 신체활동 역시 중요하다. 걷기 챌린지를 통해 장수의 비결인 '걷기'를 생활화하고, 암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식생활 변화를 함께 만들고자 진행했다. 전국의 조합원과 시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 대회마다 이런 숨은 의미가. 마라톤의 부활
마라톤은 많은 사람이 모여야 하는 특성상 팬데믹 시기에는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대부분 비대면(온라인) 대회가 진행되었으며, 작년 하반기부터 유명한 마라톤 대회들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 공식 인증 기록이 나오는 국제 대회부터 소규모 대회까지 다양하며, 3월에도 15개 이상 대회가 개최된다. 마라톤 경기는 각각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는데, 지난해 열린 대회 중 주목할만한 경기를 몇 가지 소개한다.
[매월] 애니멀런, 댕댕런
참가비의 10%를 멸종위기 동물을 위해 세계자연기금(WWF)과 유기 동물 구호 단체에 기부한다. 매월 다른 동물을 주제로 열리며, 참가자는 비대면으로 달리고 SNS에 인증하는 방식이다. 동물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의 참여가 많으며, 2023년에도 계속 진행 중이다.
[5월] 옥스팜 트레일워커
100km를 4명이 한 팀이 되어 38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대회이다. 물과 생계를 위해 매일 수십 km를 걸어야 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하고, 참가비를 기부하여 가난을 극복하자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7월] 해피레그 울트라 마라톤
시각장애인과 함께 달리는 '가이드 러너' 자원봉사 모임 해피레그에서 주최하는 경주로, 작년에 7회 대회가 열렸다. '울트라 마라톤'인 만큼 총거리가 50km로, 10km나 하프코스(20km) 위주인 다른 대회에 비하여 진입 장벽이 높으며, 시각장애인 마라톤클럽 회원들도 참여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9월] 어스앤런 허니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 주최하는 버추얼 마라톤으로, 2020년 어스앤런 버추얼, 2021년 어스앤런 플로깅에 이어 'Honey Bee'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 기후변화로 사라져가는 꿀벌 문제를 알리기 위해 9월 19일부터 28일까지 기후정의주간에 진행했다.
[10월] 핑크 페스티벌
유방암 예방과 유방 건강 인식 향상을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한국유방건강재단과 아모레퍼시픽이 함께 핑크런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러닝을 도입하고 지난해는 가벼운 달리기와 다양한 운동을 결합한 '핑크 페스티벌'이 열렸다.
[12월] 소비자기후행동 서울 송년 마라톤
기후위기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온 소비자기후행동에서 '소비자들이 일상 속 실천 가능한 기후행동에 대한 의지를 다지며, 새로운 2023년의 기대를 나누는 장'으로 마련한 행사이다. 1,500여 명 참가자들이 '나의 기후행동' 메시지를 등에 달고 코스를 달리고, 일상의 기후행동 실천을 전 국민에게 제안하는 캠페인을 선보였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