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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투자 본질은 사회 가치 창출...기존 금융과 DNA 다르다로널드 코헨 GSG(글로벌임팩트투자자문그룹) 의장 인터뷰

한국임팩트금융국가자문위원회(NAB) 출범을 기념해 방한한 로널드 코헨(Sir Ronald Cohen) GSG 의장이 22일 오후 언론과 공동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코헨 의장은 1972년 세계 최초이자 영국최대 벤처캐피털사인 APAX를 창립했고, 2000년 영국재무부의 요청으로 SITF (Social Investment Task Force) 의장을 맡았다. 2002년 최초의 임팩트투자기관인 브릿지벤처(Bridges Ventures)를 공동 설립했고 2005년 영국 휴면예금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2012년 소셜임팩트 도매금융기관인 빅소사이어티캐피털(Big Society Capital, BSC)를 설립해 회장을 맡고 있으며, 글로벌임팩트투자자문그룹(Global Social Impact Investment Steering Group, GSG) 의장도 맡고 있다.

이 자리에는 문철우 교수(NAB 집행위원회 대표 간사,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와 김형미 소장(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이 배석했다.

로널드 코헨 의장(왼쪽)과 문철우 교수(오른쪽)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매기금 재원

로널드 코헨 의장(이하 코헨): 이번에 아시아지역을 돌면서 임팩트금융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진행되고 있어 인상 깊었다. 인도는 기업 순익(연매출 100억 루피 이상 기업의 당기순익) 2%를 기부하게 하고 기부를 안 했을 경우 2%를 세금으로 매기는 법안이 통과가 됐다. 그러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예산이 기금으로 들어오고 임팩트펀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매년 2~5조의 돈이 모이고 그 돈을 임팩트펀드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일본도 휴면예금을 활용해 도매기금을 조성하려고 한다. 한국 NAB가 이제 출범했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겠지만, 아시아 국가들이 구체적 계획을 추진 중이니 서로 좋은 영향을 받아 가속도가 붙으리라 기대한다.

임팩트투자 재원, 미국은 포드 큰 역할..인도, 순익 2% 기부 법안 통과...영국, BSC가 역할...GSG, 성과지불펀드 활성화에 노력..한국은? 

미국은 임팩트투자 재원을 마련할 때 포드재단이 큰 역할을 했다. 영국은 BSC가 그 역할을 했고. 한국의 경우에는 재단의 규모가 작다고 생각한다. 재단의 역할을 기업들이 해야 하지 않을까?

문철우 교수: 한국에서는 재단의 기부규모가 매년 1조가 안 된다. 자산이 많은 곳이 의료재단인데, 의료재단은 CSR 활동을 할 수 없다. 공익재단에서 실제로 기부할 수 있는 규모가 크지 않다. 해외 재단을 보면 자식에게 상속하지 않고 큰 규모의 재단을 만든다. 우리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재단의 규모가 작다. 이 부분이 아쉽다. 또한 재단 활동에 법적 제한도 있기 때문에 법 개정도 해야 한다. 법 개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CSR 투자를 하는 기업이 많이 있고 CSR 예산은 이미 편성돼 있기 때문에 이런 자금을 모으면 임팩트펀드 재원을 빨리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코헨 : 모든 국가의 생태계는 다르다. 한국은 대기업이 CSR 활동을 활발하게 하기에 한국NAB가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 대기업들이 임팩트투자에 왜 매력을 느끼나 생각해보면 목표, 성과측정, 책임소재, 투명성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지역사회 등을 참여시키는데 효과적이고 성과에 따른 지급이나 투자를 직접 할 수도 있다. 기업이 참여하게 되면 기업의 전문성을 활용해 임팩트투자의 규모를 키우고 효과도 확대할 수 있다. GSG는 내년에 성과지불펀드에 많은 노력을 쏟으려고 한다. 인도는 교육적인 목표의 성과지불펀드가 조성되고 있고, 아프리카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이런 성과지불펀드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펀드의 재원은 CSR 출연금이나 휴면계좌가 될 수도 있고, 기업들의 펀딩을 받을 수 있다. 성과지불펀드의 약정조건은 특정성과를 측정해서 만족 됐을 때 지불한다. 이런 면에서 기업은 지불자의 역할을 할 수 있고 투자자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김형미 소장 : 한국은 이미 휴면예금으로 미소금융중앙재단을 만들었고 이를 실행하는 많은 미소금융기관이 있다. 미소금융 대부분은 취약계층을 위한 마이크로파이낸스로 쓰고 있다. 임팩트금융을 일으킬 수 있는 재원이 어디에서 오느냐가 과제인데, 기본적으로 정부출연기금, 특히 국민연금, 기업의 사회공헌기금, 노동조합의 기금, 협동조합금융기관들의 기금, 거기에 시민출자의 재단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운동모금이나 로또복권 기금 등에 기부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를 보면 ‘기금이 도대체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이다. 또 다른 이유는 ‘나는 맨날 기부하는데 왜 이 가난한 사람들, 비참한 일은 없어지지 않느냐’는 피로도 있다. 그런데 임팩트금융은 기존과 같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이 아니라 이 패러다임을 아예 바꾸자는 것이다. 명확한 목표, 성과관리, 투명성, 공정한 보상이 결합이 되면 다양한 기금들이 모아질 수 있고 거버넌스 구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기업CSR 펀드기금에만 의존해서는 안돼...임팩트 투자 재원 다각화로 기업 입김 배제 필요..영국 휴면계좌 적극 활용

코헨 : CSR을 펀드기금으로 받으면 기업들의 입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재원을 최대한 다각화 해야 한다. CSR에 완전히 의존하라는 말이 아니다. 은행이나 CSR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예를 든 것뿐이다. 커뮤니티를 포함해 모든 시장 참여자가 임팩트투자를 하는 것은 앞으로 흔한 일이 될 거다.

영국에서는 2008년 휴면예금법이 통과가 돼서 휴면예금을 자본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영국은 15년 동안 활동이 없으면 휴면계정으로 본다. 이 돈은 시민의 돈도 아니고 납세자의 돈도 아니다. 아무의 돈도 아니다. 공공자금으로 여겨졌고 공적목적으로 이용하자고 합의했다. 2011년 BSC(Big Society Capital, 소셜임팩트 도매금융기관) 재원으로 휴면예금이 4억 파운드 들어왔다. 지금은 휴면예금이 10억 파운드 정도로 예상한다. 최근 영국의 보고서를 보면 보험회사들이 보험 휴면계좌로 투자상품을 만들고 있다. 보험회사 휴면계좌 자본이 15억~20억 파운드에 달하고 있다.

문철우 교수 : 우리나라도 보험 휴면계좌가 많이 있을 거다. 이것도 활용할 수 있겠다.

임팩트투자와 시중은행

임팩트투자는 기존 은행과 투자 DNA 달라..사회적 가치 창출이 본질

코헨 : 2011년 BSC와 4대 은행들이 협상했을 때 이미 임팩트투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내부적으로 형성돼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은행들은 많은 비판을 받았고 은행 경영진들이 자발적으로 BSC와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것이 이익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그리고 그전에 이미 BSC와 시중은행들과 좋은 관계가 형성돼 있었다. 어찌 보면 은행들의 전략을 BSC가 충족시켜줬다고 봐도 된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가 있다면 이러한 투자자들이 임팩트 성과측정에 상당히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무적 관점만 보는 게 아니라 리스크, 수익, 임팩트 이 세 가지의 최적화를 측정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브릿지벤처(Bridges Ventures , 영국 최초의 임팩트투자기관)의 DNA를 보면 뿌리 깊게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신건강, 노숙자 문제, 소득격차 문제 등을 투자회사에서 아주 잘 이해하고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임팩트투자 분야에 들어오면 사회적경제 영역까지 잡아먹히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주류금융은 멘탈리티가 다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성공하기가 어렵다. 그중 소수는 성공할 거다. 그 소수가 모여 큰 그림이 그려지면 좋다. 시중은행이 임팩트투자분야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근본적으로 DNA가 다르기 때문이다. 브릿지벤처 같은 임팩트 투자자들은 사회문제를 아주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혁신적인 모델을 만들었다. 그런 임팩트 투자자들의 내적요소와 성과를 일반 금융회사가 따라 하기는 아주 어렵다고 생각한다. 일부 금융회사가 임팩트투자를 한다는 것은 기존과 똑같이 투자하면서 임팩트가 있다고 얹히는 식이다.

'Impact Investment'와 'Investment with Impact'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기존 금융권들은 후자(Investment with Impact)를  주장할 수 있다. 진정한 임팩트투자는 ‘임팩트투자’지 ‘투자with임팩트’가 아니다. 왜냐면 임팩트투자는 처음부터 사회적 가치 창출을 의도해야 한다. 기존 금융권은 처음부터 사회적 가치 창출을 의도한 게 아니고 어찌어찌하다 얻어 걸리는 식이다. 때문에 진정한 임팩트투자라고 보기 어렵다.

GSG는 젊은 기업가나 투자자들이 임팩트투자에 더 많이 참여하기를 바란다. 임팩트투자 분야는 기술혁신과 같다고 본다. IBM과 같은 덩치가 큰 회사가 기술혁신을 이룬 것이 아니라, 비전이 다르고 자기방식으로 열정을 가진 작은 회사들이 기술혁신을 가져왔다. 이런 변화가 임팩트투자 분야에서도 일어나기를 바란다.

임팩트투자 분야에서 일하게 된 동기

코헨 : 처음에 APAX 벤처캐피털로 시작했다. 내 성향 자체가 이상주의자였다. 60년대 옥스퍼드대를 다녔었는데, ‘내가 사업을 잘하면 사회에도 공헌이 되는 방법이 없을까’라고 고민했다. 그때부터 임팩트투자에 발을 들어놓은 것 같다. 그 당시만 해도 영국에 실업자가 300만명 정도였다. 아무리 일자리를 창출하고 커뮤니티를 도와도 빈곤문제 자체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2000년 APEC에서 일하고 있을 때 재무부에서 전화가 왔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기업가적 의견을 받아서 해결해보고자 한다는 제안을 받았고, TF를 만들어서 정부에 보고서를 냈다. 그때 내린 결론이다.

“펀딩이 돈 벌고자하는 벤처캐피털에만 몰려있지, 사회적 문제를 개선하려는 투자에는 제대로 펀딩되고 있지 않다.”

브릿지벤처에서 소셜임팩트채권을 만들었을 때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때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출소자들의 재범률 줄이기 프로젝트였다. 소셜파이낸스에서 온 두 젊은이가 했다. 2002년 소셜임팩트펀드를 운영했고, G8 TF를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2013년 G8 Task Force for Social Impact Investment 의장)

임팩트펀드의 본질을 보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모든 정부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시장은 외생적인 요인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 임팩트펀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날 언론 공동인터뷰 전, 로널드 코헨 의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만났다. 최 위원장은 NAB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인도와 같이 기업 순익의 2%를 기부하는 제도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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