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ESG ②] 기업 운영의 글로벌 기준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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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ESG ②] 기업 운영의 글로벌 기준 'ESG'
ESG의 등장 배경과 해외 동향
  • 2021.02.23 12:45
  • by 송소연 기자
06:51

ESG 경영은 기업경영의 의사결정(Governance)에서 재무적 이익만을 우선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Social)와 환경(Environmental)에 기업경영이 미치는 영향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이다. UN의 사회책임투자 시행과 코로나 19로 지속가능한 경영이 대두되면서 기업들의 ESG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이러한 기업의 ESG에 관한 관심은 사회적경제의 생태계를 확장하는 기회일까, 위협하는 위기일까? ESG 경영을 통해 기업은 어떤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이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기업 평가·투자를 위해 ESG는 필수, CSR는 선택?
그게 아니고, ESG 경영 통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하는 것!

ESG 투자에 돈이 모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작년 2분기 말 글로벌 ESG 투자자금은 40조 5000억 달러(약 4경 4530조 원)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50조 달러(약 5경 5625조 원)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의 경우 스웨덴·노르웨이·네덜란드 등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책임투자가 보편화되어 있으며, 미국은 ETF 시장을 중심으로 ESG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리스크가 있는 기업은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앞다투어 ESG 경영을 사업 계획에 전면으로 내세우고, 관련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국민연금은 2022년까지 기금의 절반 정도인 400조~500조 원을 ESG를 고려한 자산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최근 한국투자공사(KIC)도 ESG 투자를 선언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ESG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차원을 넘어 하나의 중요한 평가와 투자의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라이프인도 이전 기사를 통해 CSR이 이미지 개선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ESG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단순한 기부나 봉사활동과 같은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기업이 기업으로서 달성해야 하는 당연한 사회적 책임이라는 점에서 CSR과 ESG는 필요충분조건임이라 정정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기업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면서 환경(Environmental)경영, 윤리경영, 사회 공헌과 노동자를 비롯한 지역사회 등 사회 전체에 이익(Social)을 동시에 추구하며, 그에 따라 의사 결정(Governance) 및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CSR과 ESG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며, CSR은 ESG경영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 ESG 경영은 기업경영의 의사결정(Governance)에서 재무적 이익만을 우선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Social)와 환경(Environmental)에 기업경영이 미치는 영향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이다. ⓒMSCI
▲ ESG 경영은 기업경영의 의사결정(Governance)에서 재무적 이익만을 우선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Social)와 환경(Environmental)에 기업경영이 미치는 영향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이다. ⓒMSCI

ESG의 갑툭튀 아닌 맥락있는 등장

ESG는 근대적 의미의 기업이 탄생한 산업혁명 시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기업경영의 주제다. 환경경영은 18세기 산업혁명 초기에도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었고, 1960년대부터 관심이 높아져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지구온난화, 폐기물 문제가 제기됐다. 'S'에 해당하는 인권 경영, 노동존중, 공정거래, 소비자 보호, 지역사회 발전기여도 산업혁명 시기부터 이야기됐다.

ESG의 개념을 포함한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논의는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1948년 UN인권선언이 체결되었고, 1972년 설립된 UNEP(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 유엔환경계획)은 기업의 환경경영과 국제사회의 환경문제 해결을 주도하고 있다. 1993년 조직된 EU(유럽연합)는 설립 초부터 기업의 사회, 환경적 책임을 EU의 법률과 규정에 반영해 ESG 경영과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1998년 ILO(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 국제노동기구)가 발표한 노동의 기본원칙과 권리는 노동권 존중의 기본 틀을 제공한다. 

이후 2006년 UN사회책임투자원칙 발표, 2010년 ISO(세계표준기구)의 사회책임가이드라인 ISO26000 발표, 2015년 UN의 SDGs(지속가능발전 목표) 발표, 2015년 파리기후협약, 2020년 다보스 세계경제 포럼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실천 선언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금의 ESG 경영 틀이 갖추어졌다.

특히, UN의 사회책임투자원칙에 약 2,000여 개 자산운용사, 수탁기관은 ESG 이슈를 투자분석, 투자의사 결정에 반영하고, 투자 대상 기업으로부터 ESG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는 내용에 서명한 바 있다. 작년이 시행되는 해였기 때문에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성'을 투자 포트폴리오 최우선 순위로 진행하겠다고 한 발표는 갑자기 툭 하고 튀어나온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 폐플라스틱을 새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켐사이클링(chemcycling)'의 순서도 ⓒUN
▲ SDGs(지속가능발전 목표) ⓒUN

본업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니 ESG 경영 잘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유니레버, 파타고니아, 바스프

기업들은 그동안 재무제표만 가지고 기업평가를 받았는데, ESG 평가를 한다고 하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서두르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대비해왔다. 영국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 등은 ESG 경영에서 앞서 나간다고 평가받고 있다.

샴푸 브랜드 '도브' 등으로 유명한 유니레버는 2010년에 회사의 경영전략과 지속가능전략을 결합한 것을 통해 ESG를 기업의 모든 활동에 내재화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제품군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불어 연간 플라스틱 60만 톤을 수집해 이를 재활용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제3세계 아동의 조기 사망과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손 씻기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는데 코로나19가 발생 이후 캠페인을 함께 진행한 아동단체에 1억 유로가 넘는 비누 수백만 개와 유니레버의 식품을 무상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파타고니아의 기업 미션은 "우리는 우리의 집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비즈니스를 한다"이다. 파타고니아가 속한 의류 산업은 석유화학 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환경오염을 많이 유발하는 산업이다. 그동안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섬유를 사용하는 등 폐기물을 활용한 의류 생산을 1990년대부터 꾸준히 해왔다. 파타고니아는 2025년까지 모든 의류를 재활용한 재료로 또는 재생 가능한 재료로 만드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1위 화학기업 바스프는 ESG 행동 강령을 본사뿐 아니라 7만여 개 이상 협력사에 12개 언어로 제공한다.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바스프는 2018년 폐플라스틱을 녹여 오일이나 가스 등의 원료를 추출한 뒤 이를 새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켐사이클링(chemcycling)'을 진행하고 있다. 바스프는 켐사이클링을 통해 냉장고 부품, 단열재 등을 만들기 위해 10여 개 기업과 손잡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 폐플라스틱을 새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켐사이클링(chemcycling)'의 순서도 ⓒ바스프
▲ 폐플라스틱을 새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켐사이클링(chemcycling)'의 순서도 ⓒ바스프

ESG, 이제 기업 운영을 위한 기본
탄소 배출 기업, 사무실 종이컵 사용 금지하는 것보다 탄소 배출를 줄이는 것이 먼저

이영동 소셜밸런스 대표는 본지를 통해 "플라스틱 분리수거는 시민들만의 몫이 아니다. 분리하지 않게 기업이 생산하면 된다. ESG는 기업이 이러한 것을 자연스럽게 기업의 일로 인식하게 한다"라고 설명하며 "ESG는 글로벌 기준으로 앞으로 기업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되며, 기업의 역할을 가이드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닭이 먼저? 달걀이 먼저?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ESG가 경영전략과 통합하고 밸류 체인에 내재화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면 좋은 평가는 당연히 투자로 연결될 것이다. 단순히 기업평가와 투자를 잘 받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의 ESG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 실질적인 사회 문제의 해결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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