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원주] 대학, '착하게 돈 벌고 잘 사는 길'을 알려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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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원주] 대학, '착하게 돈 벌고 잘 사는 길'을 알려주다
원주 상지대학교 사회적경제학과 김형미 전임 교수 인터뷰
  • 2020.06.26 12:01
  • by 전윤서 기자

2019년 3월, 상지대학교가 40여 년의 긴 싸움을 끝내는 역사적인 날을 맞이했다. 민주적인 투표에 의해 정대화 총장을 선출하면서 오래된 사학 비리를 척결한 것이다.

상지대학교 구성원들은 그토록 염원했던 대학의 민주화를 이루고 앞으로의 비전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사회협력대학으로서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재단 또는 교수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 상아탑이라는 대학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찾았다. '대학이 실제 발 딛고 있는 곳은 어딘가.' 그렇게 눈을 돌린 상지대학교의 터인 원주에는 협동조합의 뿌리가 있었고 그 뿌리에서 또 다른 새싹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사회와 협력하는 대학, 학생주도의 대학을 만들기 위한 상지대의 새로운 도전. 그 출발점에 사회적경제학과가 신설됐다. 

▲ 강원도 원주 상지대학교 정문. ⓒ라이프인
▲ 강원도 원주 상지대학교 정문. ⓒ라이프인

■ 언제나 내가 필요할 때, 내게 힘이 되는 학과

국내 사회적경제 관련 학과는 그리 많지 않다. 2019년 기준 14곳에 불과했으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설립된 학과를 제외하면 그 수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대학교도 많지 않다. 국내 대학교 7곳에서 사회적경제 관련 학과를 운영 중이지만 주로 사회적기업과 창업 중심으로 개설되어 있다. 

상지대학교 사회적경제학과는 단과대학인 평생교육융합대학에 신설됐다. 오늘날을 흔히 평생학습시대라고도 한다. 장수ㆍ고령화 시대에 빠른 기술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지식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생애 전반에 걸쳐 자신이 필요한 시기에 자신을 업데이트(update)할 수 있는 곳이 평생교육융합대학이다. 이러한 취지에 상지대학교 사회적경제학과의 신입생 10명 중 80%가 3~40대로 구성된 성인 학습자이다. 학과를 지망한 이들은 대부분 사회적경제조직의 임직원, 활동가 출신들이다. 성인 학습자들이 언제나 필요에 따라 대학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등록금 부담도 덜어주고 있다. 등록금 388만 원에서 입학생 모두 50%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이곳의 전임 교수로 선임된 김형미 교수는 일본 메이지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후 7년 동안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에서 연구자이자 행정가로 일했다. 사회적경제를 왜 학문으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김 교수는 일종의 '결계(結界)'를 형성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일단 결계를 만들어야 그 분야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고등 교육의 관문에서 사회적경제라고 하는 결계를 형성해 고유의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적경제학과가 학부에 설치가 되면 사회적경제의 지식체계를 도구로 삼아 정신의 근력을 키우고 재충전하며 만남의 장을 형성해 삶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사회적경제학과 김형미 전임 교수는 "학생들이 '뭐든 해도 좋은, 실패해도 괜찮은' 시간을 얻게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이프인
▲ 사회적경제학과 김형미 전임 교수는 "학생들이 '뭐든 해도 좋은, 실패해도 괜찮은' 시간을 얻게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이프인

■ '뭐든 해도 좋은, 실패해도 괜찮은' 터를 제공하다

사회적경제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울까?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1학년 때에는 사회적기업가 정신, 비영리조직과 시민사회, 사회문제와 사회적 가치론을 배우며 저변을 넓히고 2학년 때에는 사회적기업론, 협동조합론, 자활기업과 사회서비스론을 3학년 때에는 사회적경제와 임팩트가 무엇이고 임팩트 측정이란 무엇인지 배울 수 있는 사회적 가치와 임팩트 측정, 사회적경제 재무회계와 같은 수업으로 더욱 심화된 실무를 접하게 된다. 4학년 때는 이론적 토대로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 새로운 지식이 현재 상황에 맞는지를 증명해 보고, 이를 반복하면서 지식이 적합한 새로운 환경을 탐구해 나가는 탐구 방법)을 하게 된다. 사회적기업과 연계해 인턴십을 지원해 볼 수도 있고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는 등 적용하고 실천하고 검증하는 시간을 거치게 된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뭐든 해도 좋은, 실패해도 괜찮은' 시간을 얻게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커리큘럼으로 학과는 사회적경제 2.0 시대를 선도할 인성, 경영 능력 사회적 리더십을 갖춘 사회적경제 전문가 및 코디네이터를 양성하고 다양한 사회 경험을 기반으로 지역 공동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가진다. 더 나아가 아시아를 넘나들며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 김형미 교수가 영서관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라이프인
▲ 김형미 교수가 영서관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라이프인

■ 대학이 서 있는 땅과 협력하자

김 교수는 사회적경제를 매개로 대학과 지역사회 간의 협력으로 지속 가능한 상생 생태계 구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사회적경제학과 입학생 중 지역사회 출신은 반이 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원주의 지역사회를 들여다보니 크게 대중교통, 미세먼지, 원도심 낙후라는 3가지 문제가 발견되었다. 학과는 이 중에서 원도심 상권 쇠퇴 문제에 집중해 토론하기도 했다. 어떻게 원도심 상권을 되살릴 수 있을까?, 지역이 가진 콘텐츠를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은 무엇일까? 연중 문화기획집단을 꾸려 버스킹, 재즈, 트로트 무대를 상시로 선보이거나 한지공예, 주당 거리 등 원주 고유의 특색을 발견해 브랜드, 가방, 가구를 제작하는 식으로 구상해볼 수 있다. 메이드인 원주를 만드는 것, 원주의 제조업과 관광업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원도심 상권 르네상스를 일으키는 것. 김 교수는 상인회와 대학, 지역의 협동조합이 뭉쳐서 이런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대학이 서 있는 땅에서 협력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소개했다. 

"학생들이 이것 하나는 놓치지 않고 꼭 얻어 갔으면 하는 것이 있냐"는 라이프인의 질문에 김 교수는 "사회적경제를 배우면서 착한 일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얻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김 교수가 말하는 소셜앙트러프러너십(Social entrepreneurship) 즉, '사회적 기업가다움'이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잘했다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회적경제 현장에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충격을 버티면서 학업을 진행했다. 어떤 학생은 사업에 대한 부담으로 학교를 그만두기도 했다. 이중으로 일이 늘어난 상태임에도 온라인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해냈다는 것이 참 훌륭하다"라며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대학 민주화의 성지인 상지대학교에서 새로운 비상을 꿈꾸며 설립된 사회적경제학과. 새로운 지식을 업데이트하고자 하는 성인 학습자들이 힘을 얻고 뭐든 해볼 수 있고, 실패해도 좋은 시간을 거치면서 새로운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꾸려나가는 앞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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