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쿱자연드림, 왜 '현장 근무'를 강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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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이쿱자연드림, 왜 '현장 근무'를 강조할까?
전수영 ㈜쿱스토어(아이쿱자연드림) 매장사업본부장 인터뷰
  • 2020.02.27 15:39
  • by 노윤정 기자

사회적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활동할 사람, 즉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재양성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과 달리 새로운 사람을 유입하고 전문성 있는 인재로 성장시킬 시스템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쿱스토어(아이쿱자연드림)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채용 및 교육 시스템은 주목할 만하다.

쿱스토어의 새 채용 공고 내용을 간추리자면 이렇다. 기존에는 개별 법인에서 필요한 인원을 채용해왔으나 이번에는 쿱스토어 소속으로 매장서비스직 사원을 일괄적으로 채용하여 각 매장에 배치, 매장 제반 업무를 2년 동안 담당한 뒤 본인의 희망과 적성, 그리고 회사의 필요에 따라 다른 팀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 전수영 ㈜쿱스토어 매장사업본부장. ⓒ㈜쿱스토어


그렇다면 2년의 매장 근무 기간은 수습기간, 혹은 훈련기간일까? 그렇지는 않다. 전수영 쿱스토어 매장사업본부장은 이 기간을 "조직과 자신의 바람, 목적을 현장에서 배우고 실행하며 경영자로서 자질을 갖추어 나감으로써,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업무가 다종다양한 만큼 분절화되어 전체 시스템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도가 낮아졌고, 조직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업무에 도전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아이쿱과 같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의 경우를 보자면, 물량을 확보해 공급해야 하는 물품운영부와 결품이나 재고를 책임져야 하는 매장은 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 농산물 대다수는 여름철과 겨울철의 생산량 격차가 큰데, 소비량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러한 공급과 수요에 대해 이해하고, 소비자의 이해요구가 맞닿아 있는 현장 상황을 파악하지 않으면 업무 전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매장 제반 업무의 흐름을 배우면서 종합적인 사고, 전체적인 시각을 갖추도록 한다는 것이 쿱스토어 새 채용 시스템의 지향이다.

무엇보다 조직이 커지고 업무가 분절화되면서 의견의 조정과 합치, 협력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책임경영자들을 비롯한 직원들의 머리를 싸매게 했다. 협동조합은 협력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상대의 업무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가 낮으니 협조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갈등이 있을 경우 힘을 모아 해결책을 찾기에 앞서 상대의 업무 처리를 탓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갈등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과 그에 따른 비용 발생은 비단 쿱스토어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이에,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전수영 매장사업본부장을 만나 쿱스토어의 새로운 직원 선발 방식과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 분야 종사자들에게 기대하는 소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자연드림 매장 내부 모습. ⓒ㈜쿱스토어


Q. 이번 신입사원 채용 내용에 대해 설명해 달라.

매장에서 기본적인 업무를 배우고 습득하며 조직에서 요구하는 기본 마인드를 함양한 다음에 경영지원팀이나 상품기획팀 등 다른 파트에서 일할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각 파트에서 필요한 인원을 직접 뽑아서 바로 해당 분야의 업무를 맡겼다면, 이번에는 매장 업무를 거친 다음에 다른 팀으로 가게 하는 방식이다. 사람 중심의 조직(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조직)에 젊은 인재들이 와서 조직의 가치를 이해하고 잘 훈련해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젊은 일꾼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큰 바람이다.

Q. 매장 업무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쿱 사업의 근간이 되고 조합원을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매장이다. 매장은 90% 이상의 조합원이 이용하며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는 곳이다. 협동조합 경제에서는 조합원이 가장 중요하다. 그 조합원들을 이해하고 조합원들이 어떤 상품을 왜 구매하는가, 필요와 욕구는 무엇인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매장 경험을 쌓아야 다른 업무를 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배송, 피킹(picking), 진열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전체적인 시스템의 흐름들을 익힐 수 있다.

Q. 매장 근무 기간을 2년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는가?

조합원과 접하는 현장에서 배워야 할 기본자세와 끈기, 조직의 특성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데는 2년도 부족할 수 있다. 그리고 기본 업무를 충분히 배워야 비로소 조합원의 소비 패턴이 보이고 조합원의 요구가 들리기 시작한다. 하나의 상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매장에 들어오는지 파악하고, 조직의 비전과 목표를 이해하면서 조합원들의 요구를 반영해 상품과 판매 전략 등을 기획하고, 유관 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이렇게 현장에서 조합원을 응대하고 전체 조직을 이해하는 데 최소한 2년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Q. 매장 근무 후 다른 팀으로 지원하도록 한다는 아이디어가 나온 배경은 무엇인가?

아이쿱생협 직원들의 역사를 살펴볼 때 지금 3세대까지 왔다고 이야기한다. 1세대 경영진은 배송, 물류 등 현장 업무부터 시작했다. 그때는 조직 규모도 작고 인력도 부족하니까 직접 생산지와 거래처를 알아보고 협의하고, 직접 물건을 실어와서 조합원에게 배달해주는 일들을 모두가 함께 했었다. 그렇다 보니까 구성원 모두 조직 체계에 대한 이해도와 신뢰가 높았다. 1세대는 누구와 어떤 식으로 협력을 하고 어떻게 해야 모두가 더 잘 사는지 끊임없이 구조를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온 세대다. 3세대에 이르면서는 그런 면이 약해졌다. 일반 직장과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 사업체의 근간인 소비자 조직, 조합원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진 것이다. 생각해 보자. 상품개발팀의 직원이 조합원을 제대로 이해해야 조합원이 만족할 만한 상품을 생산하는데, 조합원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부족하면 공급자 중심의 기획이 이루어지게 된다. 종합적인 사고와 이해가 부족하고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한 조직의 인재이자 경영자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해를 거듭할수록 체감했다. 특히 아이쿱이 치유·힐링 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는 조합원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해졌다.

▲ 전수영 ㈜쿱스토어 매장사업본부장. ⓒ㈜쿱스토어

Q. 어떤 인재가 오기를 기대하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직원을 뽑을 때 세 가지를 중요하게 본다.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 열정, 긍정적인 마인드, 그리고 내가 돋보이려고 하기보다 협력해서 성과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자세, 이 세 가지다. 다른 조직에서도 물론 이 가치들이 중요하겠지만, 협동조합에서 일해보니 특히 이런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더라. 서로 간의 각각 다른 성격과 상황을 이해하고, 그 이해과정 속에서 의견과 갈등 요소를 조율하고, 함께 성장하려고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Q. 직원들이 매장 근무를 통해서 어떤 것들을 배울 수 있을까?

조합원들의 필요와 욕구를 파악해서 상품 기획 및 생산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 이런 것들을 배울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능력들을 기른 다음에는 다른 팀에서도 업무 성취도가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렇게 전체 시스템을 아울러 보는 과정 없이 바로 다른 직무를 수행할 때는 '나'의 일만 잘하고 협력과 협조가 안 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조직도 그런 데서 오는 비효율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직원들도 2년이라고 하는 기간 동안 함께 일하는 가치를 체화하기를 바란다.

Q. 새로운 채용 방식에 대해 고민이 있다면?

나 혼자 잘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구조가 아니며 공동의 이익이 나에게도 큰 이익이 된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여기에 뜻을 같이 할 사람이 우리 조직에 오길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이런 부분에 대한 사전 설명과 동의, 공감이 필요할 듯하다.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공감하면서 자신의 역량과 업무가 잘 맞는 사람이라면 좋을 것이다. 우리의 과제는 향후 평가 체계를 잘 구축해서 개인의 성취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개인과 조직의 이익이 함께 상승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협동조합이라는 조직이 다른 조직과 여러 측면에서 다른 점이 많은데, 이 다름을 어떻게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출발할지 우리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다.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고 이에 따라 매장의 사업 형태와 비즈니스 모델도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런 변화를 함께하고 함께 조직을 발전시켜 나갈 인재를 찾는 것이다. 차후에도 젊은 인재들이 협동조합을 이해하고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만큼 성과가 있길 바란다. 여기서 말하는 성과는 좋은 인재를 많이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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