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의 뉴노멀, 우리에게 '연결'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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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의 뉴노멀, 우리에게 '연결'이 필요한 이유
  • 2023.06.29 10:35
  • by 노윤정 기자
▲ '제7회 전국자원봉사센터 실천 지향 컨퍼런스 Plug-In: 돌파, 연결, 우리-자원봉사로 만드는 연결의 신화'가 지난 22일 서울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렸다.ⓒ라이프인
▲ '제7회 전국자원봉사센터 실천 지향 컨퍼런스 Plug-In: 돌파, 연결, 우리-자원봉사로 만드는 연결의 신화'가 지난 22일 서울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렸다.ⓒ라이프인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지난 2020년 1월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 지 3년 4개월 만이다. 국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부분 해제됐고, 6월부터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의 종식을 뜻하는 '엔데믹'(Endemic: Pandemic과 끝을 의미하는 End를 합성한 신조어)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아직도 일평균 1만 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19 시대를 설명하는 열쇳말로 '고립'과 '분절'이 떠오를 만큼 3년여 동안 개인 간의 연결과 사회 시스템의 유기적 연결은 분절됐다. 엔데믹 시대에는 이러한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지난 22일 서울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제7회 전국자원봉사센터 실천 지향 컨퍼런스 Plug-In'에서는 '돌파, 연결, 우리-자원봉사로 만드는 연결의 신화'를 주제로 어려움을 돌파하는 연결의 힘에 관해 이야기했다.

■ 연결을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을 실험하다

▲ 김헌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 ⓒ라이프인
▲ 김헌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 ⓒ라이프인

이날 포럼의 기조 강연은 김헌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가 '그리스 역사와 신화에서 찾는 위기의 돌파력'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강연에서 김 교수는 제2차 페르시아 전쟁의 마라톤 전투에서 활약한 아테네 군인 밀티아데스, 불리한 전황에서도 페르시아 군에 맞선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 그리스 연합해군이 페르시아 해군을 대파한 제3차 페르시아 전쟁의 살라미스 해전, 어렵고 힘든 길을 택하며 수많은 사람을 구한 그리스 신화 속 영웅 테세우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를 통해 "위기를 맞닥뜨렸을 때 우선 합리적으로 성공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명분과 가치다. 자원봉사 역시 이익이나 합리적 계산이 아니라 가치를 좇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성공 가능성보다 가치를 위해 도전할 때 그리스 영웅들처럼 훌륭한 업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 박은미 니트생활자 공동대표. ⓒ라이프인
▲ 박은미 니트생활자 공동대표. ⓒ라이프인

기조 강연에 이어 첫 번째 섹션 '연결: 따로 또 같이 존재하기'가 진행됐다. 주제 발표는 박은미 니트생활자 공동대표가 맡아 니트컴퍼니 프로젝트 사례와 고립감 및 불안이 커진 사회에서 '연결'이 어떻게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 대표는 니트컴퍼니를 소개하며 "무업(無業) 기간을 보내는 청년들이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고 무업의 기간을 전환의 기간으로 보낼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 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다양한 이유로 무업 기간을 보내고 있는 청년들이 니트컴퍼니를 찾아오고,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면서 무업 기간을 일과 삶을 창의적이고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계기로 삼는다.

특히 박 대표는 니트컴퍼니 참여자들이 경험하는 '호혜'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호혜를 경험한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힘든 상황에 처한 타인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마음들이 사회를 더 나아지게 할 것"이라고 말한 뒤, 포럼 참석자들에게 "니트생활자가 하는 일과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일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로 사람들을 연결하고, 주체성을 키우고, 사람들의 일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일이다. 사람 때문에 힘들기도 하겠지만 사람 때문에 힘을 얻기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왼쪽부터) 김원민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차장, 윤수진 태안군자원봉사센터 팀원, 이상섭 포항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라이프인
▲ (왼쪽부터) 김원민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차장, 윤수진 태안군자원봉사센터 팀원, 이상섭 포항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라이프인

이어 '돌파력: 실험과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지역 자원봉사센터의 실험과 경험을 공유했다. 김원민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차장은 '내 곁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설명하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증가한 고립과 외로움, 자원봉사 참여율 감소 등의 문제를 '이웃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돌파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느끼는 외로움 지수 변화를 측정한 결과, 프로그램 참여 후 사회적 외로움이 21% 감소했으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도 도움을 주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의 전환', '성과 측정 및 표현'의 중요성, 봉사자와 관리자 모두가 즐거운 '지속 가능한 자원봉사' 등의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윤수진 태안군자원봉사센터 팀원은 송암2리의 '안전마을 조성사업'을 운영한 실무자로서 느낀 점들을 공유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운영된 이 사업은 주민들이 직접 주변의 취약계층을 돌보고 마을을 가꾸는 사업으로, 2016~2018년 마을에서 매년 2명씩 발생했던 자살 사망자를 '0명'으로 만드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센터 사업 종료 후에도 주민들이 마을 자체 사업으로 이어가고 있다. 윤 씨는 '많은 딜레마와 질문을 맞닥뜨린 사업이었다"며 "관리자들이 확신을 갖고 중심을 잡으며 운영한다면 편견에 매이지 않고 (자원봉사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상섭 포항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지역이 겪은 재난재해를 어떻게 이겨냈는지 전했다. 특히 포항은 지난해 발생한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곳으로, 이 사무국장은 힌남노를 비롯한 대형 재해를 겪으면서 의사결정과 공감대 조성을 위한 민관군의 협치, 민간 재난 회복을 위한 민간 영역 상호연대, 재난을 기억하고 연결하는 시민행동 등이 활발히 일어났다고 밝히며 새로운 '연결'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 '자원봉사진흥 제4차 국가기본계획' 발표, 자원봉사센터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 최유미 부산디지털대학교 교수. ⓒ라이프인
▲ 최유미 부산디지털대학교 교수. ⓒ라이프인

두 번째 섹션 '정렬: 함께 나아가기'에서는 '자원봉사진흥 제4차 국가기본계획'(2023~2027)을 중심으로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과제, 자원봉사센터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최유미 부산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자원봉사진흥 제4차 국가기본계획'(이하 제4차 기본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자원봉사센터의 역할을 제언했다. 제4차 기본계획에는 ▲대 전환기(뉴노멀, New Normal)를 맞아 자원봉사 가치 확장 ▲다양한 영역과 주체 간의 연대와 화합 ▲공식과 비공식의 혼합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자원봉사 패러다임 전환 및 가치와 영역 확장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1영역(문화와 참여) △민간 주도성 강화, 관리자 역량 강화, 정보 시스템 고도화 등의 내용이 포함된 2영역(인프라 및 관리) △디지털 기반 활성화, 정부-기업-시민 파트너십 강화, 자원봉사 브랜드화 등을 추진하는 3영역(특성화 전략사업) 등 3개 정책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최 교수는 사업수행조직으로서 자원봉사센터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원봉사 진흥을 위한 제4차 국가기본계획'의 이행 과제 선정 및 '센터 실행계획(2024~2027) 수립을 위한 연구'의 중간 결과 보고도 이루어졌다. 최 교수는 실행계획 수립을 위해 각 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한 워크숍 내용들을 모아 SWOT 분석을 진행했다. 우선, 단어 클라우드 분석에서는 '부족'이 최다 빈도 단어로 나타나 자원봉사센터들이 예산, 인력, 네트워크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최 교수는 SWOT 분석을 토대로 ▲중간관리자 양성 ▲조직 간 협력적 네트워크 활성화 등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4차 기본계획은 상술한 3개 정책영역과 33개 세부 과제로 구성된다. 그중 중앙·광역·도센터 설문을 통해 파악한 우선 과제를 다득표순으로 살펴보면(19표 기준) ▲자원봉사 관리자 역량 및 사회적 위상 강화(13표) ▲생애 맞춤형 자원봉사 활성화(9표) ▲ESG 사회적 가치 연대 강화(7표) ▲대한민국 자원봉사 캠페인 및 브랜드 확산(7표) 등이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센터 위상 강화를 위한 정책과제를 사업으로 현실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원봉사 활성화'에는 다양한 홍보 방식 도입, 공급자 중심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등의 방법이 있다"고 제언했다.
 

▲ (왼쪽부터) 민은주 부산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김경일 경기도자원봉사센터 팀장, 권은애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 ⓒ라이프인
▲ (왼쪽부터) 민은주 부산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김경일 경기도자원봉사센터 팀장, 권은애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 ⓒ라이프인

주제 발표 이후에는 순회 워크숍을 진행한 17개 지역 중 3개 지역 자원봉사센터의 사례를 직접 들었다. 민은주 부산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부산 지역은 (자원봉사 분야의) 협력적 네트워크는 우수하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예산이나 인프라가 부족하다. 인프라의 근간이 되는 관련 정책과 조례 제정, 관리자 역량 강화에 대한 내용이 이 워크숍을 통해 채택됐다.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산형 자원봉사 모형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경일 경기도자원봉사센터 팀장은 6차례의 워크숍을 통해 제4차 기본계획의 33개 세부과제를 세밀하게 살피고 경기도의 22개 단위사업을 매핑(Mapping)하는 작업을 했으며, 팀별 수행사업의 의미·목표·목적 점검, 담당 업무별 세부 프로세스 정리, 신규사업 기획 등의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행계획 수립은 단지 멋져 보이는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기준을 만들어 가는 일이라는 공감대를 사전에 직원들과 형성하고자 했다"며 "이러한 논의가 현장과 일상에서 지속되기 위해서는 업무 현장에서 끊임없는 질문하고 피드백을 받는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권은애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은 워크숍을 통해 센터 사업을 정책영역별로 매핑하고 중점 과제를 선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8월 중 기초센터까지 같이 모여서 워크숍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으며 "기본계획이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이 되어 좋은 열매를 맺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원봉사센터가 자원봉사 진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김호진 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과 과장, 우영화 은평구자원봉사센터 센터장, 김의욱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 ⓒ라이프인
▲ (왼쪽부터) 김호진 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과 과장, 우영화 은평구자원봉사센터 센터장, 김의욱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 ⓒ라이프인

이날 포럼은 김의욱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 김호진 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과 과장, 우영화 은평구자원봉사센터 센터장이 참여한 미니 토크 '변화의 시작: 대한민국 자원봉사를 움직이는 우리'로 마무리됐다.

미니 토크에서 김의욱 센터장은 제4차 기본계획과 실행계획과 대해 "기본계획을 보면 자원봉사의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나뉘어 있다. 이것들을 실제 현장에 적용할 때는 어떻게 바꿔야 할까, 이제는 처방 약처럼 바뀌어야 하겠구나 싶었다. 과제 및 지역별 특성, 봉사자들의 욕구에 따라 자원봉사라는 약을 투입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며 "실행계획을 만드는 것은 처방전을 발행하는 센터의 전문화, 전문성 제고와 연결된다. 우리의 역량을 어떻게 갖출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영화 센터장은 코로나19 시기 지역에서 겪은 위기와 돌파 경험을 공유하며 "코로나19 시기에는 센터만의 결정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것은 센터 관리자가 아니라 봉사자다. 그래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의사결정을 함께 내리기로 했다. 그 과정은 지난했지만, 한번 경험하고 나니까 거버넌스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가 해왔던 사회적 성과를 확인하고 자원봉사자,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자원봉사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의 김호진 과장은 이번 기본계획에서 집중한 부분으로 ▲코로나19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인식 ▲자원봉사의 새로운 트렌드(비대면, 비공식, 온라인 등)의 체제 편입 방안 등을 꼽았다. 이어 "기본계획은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이라며 각 센터와 의견을 공유하며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만들 것이라는 방향성을 밝혔다. 아울러 김 과장은 "각 센터에서 제시하는 실행계획 중 선도사업이 될 만한 내용들이 실현할 수 있도록 예산 편성에 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민간 자원봉사단체와 센터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고민이다. 그리고 복지, 환경적 요소에 집중했던 자원봉사의 내용이 안전 쪽으로도 확장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어떻게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역균형발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지역 소멸 등에 관한 정부 사업도 확대되고 있는데 그중 자원봉사 대상 및 취지와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이 많다. 예산 부족, 인력 부족과 같은 현실적 여건을 개선하면서 어떻게 사업들을 운영할 것인지 고민하고, 시범 케이스들을 모델링(Modeling)해서 확산해 나가는 방향으로 가면 의미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의욱 센터장은 "이제 국민들에게 자원봉사센터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 보고하고 싶다"며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내년에는 '자원봉사센터가 이런 과제를 해결하겠다', '이런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보고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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