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쿱스쿨 ④] 학생들의 배를 채우고 꿈을 실습하는 분당경영고 '해솔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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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쿱스쿨 ④] 학생들의 배를 채우고 꿈을 실습하는 분당경영고 '해솔카페'
해솔카페 사회적협동조합
분당경영고등학교 명제성 교사, 송유민·이가영 학생 인터뷰
  • 2021.04.05 17:01
  • by 노윤정 기자

2012년 생겨나기 시작한 학교협동조합이 어느덧 전국에 약 13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주로 매점을 중심으로 진행된 활동들은 이제 방과후학교, 창업, 기본소득, 기후위기 대응 등 다양한 시도로 확장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예전과 조금은 다른 풍경의 새 학년 새 학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의 참여로 나눔의 교육을 실천하고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해 교육경제공동체로서 성장하고 있는 학교협동조합을 라이프인에서 소개한다. [편집자 주]

 

▲ 학교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분당경영고등학교의 학교 카페 '해솔'. ⓒ라이프인
▲ 학교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분당경영고등학교의 학교 카페 '해솔'. ⓒ라이프인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이제는 제법 가까워진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소리가 교정(校庭)에서 들려온다. 완연한 봄기운이 가득한 학교 안으로 걸어 들어가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복층으로 이루어진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산책하던 학생들이 카페 안에서 저마다 음료와 과자, 아이스크림 따위를 손에 들고나온다. 멋스러운 필체로 적힌 카페 이름은 '해솔'. 분당경영고등학교의 학교협동조합인 해솔카페 사회적협동조합(이하 해솔카페)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보니 막 점심시간 영업을 마친 학생들이 정신없이 뒷정리를 하고 있다. 2층은 전염병 유행이 끝나지 않은 상황인지라 폐쇄된 상태. 아쉬운 마음으로 카페를 둘러보는데 따스한 분위기의 조명 아래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메뉴판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 그래픽디자인과 학생 조합원들의 작품이다.

▲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의 '해솔' 모습. 카페 내부의 메뉴판과 홍보물은 조합원 학생들이 직접 제작했다. ⓒ라이프인
▲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의 '해솔' 모습. 카페 내부의 메뉴판과 홍보물은 조합원 학생들이 직접 제작했다. ⓒ라이프인

2017년 설립된 분당경영고의 학교협동조합은 학생이 주도해서 만든 최초의 학교협동조합이다. 2016년 경기도교육청의 '어울림공간 조성사업' 공모를 통해 공간 설립자금을 지원받았고 학생들에 이어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출자해 조합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디자인 팩토리 사업으로 출발했으나 곧 매점형 사업으로 전환했다. 그렇게 2017년 분당경영고 안에 해솔카페가 문을 열었다.

"우리 같은 특성화고등학교에서 학교협동조합은 학생들이 실습하고 경험의 폭을 넓히며 진로를 모색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곳이 된다."(명제성 교사)

해솔카페는 카페 겸 매점이다. 동시에 조합원 학생들에게는 실습의 장이다. 분당경영고는 특성화고등학교로서 회계금융과, 스마트경영과, IT소프트웨어과, 그래픽디자인과, 호텔관광경영과 등 취업과 연계되는 학과를 운영하고 있는데, 조합원들은 협동조합과 카페를 직접 운영하면서 자신의 전공이나 적성을 발휘해볼 수 있는 것이다. 분당경영고 학생들에게 해솔카페는 어떤 곳인지, 지역협력부 명제성 교사(이하 명제성)와 해솔카페 학생이사인 그래픽디자인과 3학년 이가영 학생(이하 이가영), 송유민 학생(이하 송유민)을 만나 조금 더 자세히 들어봤다.

 

▲ 해솔카페의 이가영(좌), 송유민(우) 이사. ⓒ라이프인
▲ 해솔카페의 이가영(좌), 송유민(우) 이사. ⓒ라이프인

협동조합 설립 초기에는 운영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명제성: 설립 당시에는 교사들 중에서 협동조합 설립에 찬성하는 분이 극히 일부였다. 합의가 미흡했고 그러다 보니 협력이 잘 안 됐다. 그래서 2019년 2월 내가 업무 인계를 받고 나서는 일단 조합원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조합이 추구하는 바를 설득하면서 조합원을 확대해 나갔다. 지금은 학교에서도 상당히 지원해준다. 일단 교장선생님이 전 교직원의 조합원화를 말씀하신다. 현재 교직원이 100명 정도 되는데 그중 68명이 조합원이다.
해솔카페 운영 초기에 문제가 됐던 것 중 하나가 카페를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쓰레기였다. 주변에 쓰레기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돌아다니다 보니까 협동조합 설립에 찬성했던 분과 찬성하지 않았던 분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런데 조합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교직원 조합원들이 솔선수범하여 쓰레기 치우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잘 분리배출 하게 되었다. 교직원들의 모범과 사회적경제 교육에 따라 학생들이 변화하는 모습이 이렇게 쓰레기를 분리배출 하는 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 명제성 교사. ⓒ라이프인
▲ 명제성 교사. ⓒ라이프인

카페 사업이 어떻게 이루어져 왔고 현재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명제성: 내가 이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을 때부터 설명하자면, 당시 적자가 300만 원 정도였다. 일단 판매를 활성화해서 적자를 줄여야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복지혜택도 늘릴 수 있지 않나. 그래서 학생들이 직접 메뉴 개발도 하는 등 운영에 많이 가담하도록 했고 조합원의 날 행사, 크리스마스 이벤트, 쿠폰 이벤트 같은 행사를 많이 했다. 그렇게 했더니 2019년도에는 매출 1억 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1,600만 원 정도됐다. 그 해에 조합원과 신입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약 900만 원 기부했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해에도 흑자였다. 그래서 조합원 학생들에게 근로장학금으로 500만 원 정도를 수여하고 지역사회에도 기부했다. 이렇게 수익금 대부분은 학생들 장학금으로 쓰고 있다.

학교 학생이자 조합 이사로서 학교 카페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점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다. 느낀 점이 있다면?

이가영: 처음에는 카페 운영이나 음료 제작에 대해 잘 모르니까 어렵게만 느껴졌다. 또, 점심시간에만 직접 운영하는데 학생들이 밥을 다 먹고 나서 카페로 몰려오니까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일도 점점 익숙해지고, 일이 조금 수월해지니까 재미도 느껴지고 보람도 있다.

송유민: 나도 똑같다. 처음에는 힘들고 어려운 게 많았는데, 지금은 다른 조합원들 근무표도 짜주고 애들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재미있고 보람차다.

명제성: 3월부터 신입생들이 등교하지 않았나. 신입생들 중에서 조합원을 선발하고 점심시간에 카페에서 근로봉사 할 수 있는 학생들을 뽑아야 하는데 그걸 이가영, 송유민 이사가 주가 되어 진행했다. 또, 오늘은 1학년 학생들이 근무하는 날인데 아무래도 신입생들은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툴 수밖에 없지 않나. 그래서 두 이사가 옆에서 가르쳐주고 도와주고 있다. 협동하고 협력하는 걸 학생이사 입장에서 솔선수범하고 있다.

▲ 이가영 학생이사. ⓒ라이프인
▲ 이가영 학생이사. ⓒ라이프인

해솔카페에 들어올 때 협동조합에 대해 알고 있었나.

이가영: 잘 아는 상태로 들어온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그냥 카페에서 일한다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고, 내가 학교 카페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지원했다. 주변 친구들을 봐도 해솔카페가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것까진 아는 것 같은데 그게 자세히 무엇인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냥 큰 카페 정도로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다.

송유민: 나도 1학년 때까지는 그냥 '학교에 카페가 있구나'라고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이 해솔카페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원해서 활동하기 시작했고, 그 뒤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비조합원 학생들은 해솔카페가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명제성: 당연히 조합원들보다 비조합원의 인지도나 관심도는 떨어진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비조합원들의 관심도를 높일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신입생의 경우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2~3학년은 진로활동 시간에, 학부모들은 학부모연수나 학부모총회에서, 교직원은 교직원 회의 때 사회적경제 교육이나 협동조합 이해연수를 진행하는 식으로 알리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으로 사회적경제 교육, 협동조합 이해연수를 매년 6~7차례 한다. 조합원들의 경우에는 외부강사를 초빙하거나 현장체험을 나가기도 한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들에게 계속해서 협동조합에 대해 알리고 관심도를 높이려고 노력해오고 있다.

해솔카페 활동을 하면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송유민: 내가 조합원들의 근무표를 모두 관리한다. 처음에는 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몰랐고, 그래서 힘들기도 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근무 일정을 보고 물어보거나 의견 주는 것들을 중간에서 조율하다 보니까, 이제는 근무표를 작성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의견을 먼저 물어보는 게 일상화됐다. 서로 원하는 바를 듣고 조율하고, 공지하기 전에 먼저 의견을 물어보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명제성: 학생들이 협동조합을 알게 되고 가입까지 하고 나면 주인의식을 갖게 된다. 이 해솔이 '나의 공간', '우리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조합원으로 가입한 학생들은 카페에 들어올 때마다 굉장한 자긍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다.

학교협동조합에서 활동한 시간이 학생들에게 어떤 경험으로 남을까?

이가영: 해솔카페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바리스타, 캐셔가 된다. 그러면서 진로, 직업체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적성을 여기에서 찾고 발휘해볼 수 있다. 그리고 해솔카페 업무가 바리스타, 회계, 홍보 총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한 가지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 파트를 돌아가면서 하니까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해솔카페에서 활동한 경험이 취업, 대학 진학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는지 궁금하다.

송유민: 나의 경우, 대학에 진학해서 그래픽디자인 공부를 하기로 방향을 정한 상태다. 해솔카페에서 메뉴판이나 홍보물을 제작할 때 결과물을 보면서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나의 진로를 고민해볼 수 있었고, 대학 진학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게 됐다.

명제성: 해솔카페 업력이 이제 5년 차다. 조합원으로 가입했던 학생들이 해솔카페 안에서 취업이나 대학 진학과 유관한 일을 한 경우가 많았다. 지금 3학년이 된 이사 학생들도 조합에서 하는 일과 자신이 그리는 진로와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조합원 학생들에게도 해솔카페 활동이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긍정적인 경험이 될 것 같다.

▲ 송유민 학생이사. ⓒ라이프인
▲ 송유민 학생이사. ⓒ라이프인

조합이 강조하고 있는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

송유민: 특별한 것이 있다기보다 학교협동조합의 원칙에 따르고 있다. 교육 주체들이 함께 소유하며 운영하고, 운영해서 발생하는 이익금을 다시 교육 주체와 사회에 환원하자는 원칙과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이가영: 카페에서 사용하는 아이스컵 사이즈를 큰 것으로 바꾸었다. 사이즈업 하면 매출이익금이 적어지지만, 학생들에게 혜택이 조금이라도 더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바꾸었다. 이런 것처럼 항상 학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고 있다.

해솔카페는 분당경영고 학생들에게 어떤 공간일까?

송유민: 학생들이 취업 준비, 진학 준비를 하느라 학교에 늦게까지 머문다.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있다가 해솔카페에 밥을 먹으러 오기도 하는데, 그런 친구들에게 배도 채우고 친구들과 마음 놓고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이가영: 학교 안에 카페가 있다는 것이 특별하지 않나. 학생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쉼터가 있다는 것이 의미 있다.

명제성: 나는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같은 부서 선생님과 아침영업을 한다. 아침에 영업하면서 지켜보니까 오전 일과에 해솔카페가 포함된 아이들이 20명 정도 된다. 여기 와서 좋아하는 음료도 마시고 컵밥도 먹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 루틴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행복한 공간으로 오랫동안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올해 계획이 있다면.

명제성: 지역사회와의 연계 사업을 제대로 구축하여 실행해보고 싶다. 그동안은 적자 등의 이유로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진행하는 협동조합 사업이 부족했다. 학교에서도 해솔카페에 지역사회 연계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해줬다. 두 번째로, 해솔카페에 좀 더 많은 학생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같이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많은 학생이 여기에서 꿈을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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