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협동조합, 한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상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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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협동조합, 한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상상하다
에바(Eva) 모델의 국내 적용·에바와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다
  • 2020.05.23 17:42
  • by 노윤정 기자
ridesharing
ⓒEva

세계 최대 승차공유 플랫폼 업체인 우버(Uber)가 최근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두 차례에 걸쳐 해고한 인원만 6,700여 명. 우버 전체 직원의 약 25%에 해당하는 수다. 동종업계 업체인 리프트(Lyft) 역시 지난달 전체 직원의 17%에 해당하는 982명을 해고하고, 직원 288명에 대해 무급휴직 및 급여 삭감에 나섰다. 두 업체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때문이다. 플랫폼 노동자의 취약성이 재난 상황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 기반 플랫폼 경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플랫폼 경제 시장 규모는 점차 더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에 따라 플랫폼 노동 관련 논의 역시 최근 몇 년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동시에 플랫폼 노동자들이 겪는 열악한 처우와 불안정성의 문제, 독과점 업체의 등장 등이 플랫폼 경제의 어두운 단면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플랫폼 협동조합이다.

20일 온라인 세미나 형태로 진행된 에바(EVA) 비공개 초청 간담회에서는 에바의 사례를 통해 기술과 사회적경제, 플랫폼 협동조합 관련 의제를 발굴하고, 에바 모델의 한국 적용 가능성 및 한국 시장에서의 협력 방향 등을 논의했다.

에바는 다단 이수피(Dardan Isufi)와 라파엘 고드로(Raphael Gaudreault)가 우버의 문제점에 대항하는 대안 모델로서 설립한 모빌리티 플랫폼 협동조합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협동조합 지배구조를 취하며, 소셜 프랜차이즈 모델에 기반해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에바의 비즈니스 모델이 한국 플랫폼 경제 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도입될 수 있을까.

■ 독점 아닌 공유 원리로 작동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만들려면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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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슬로워크 소셜테크랩 리더 겸 빠띠 대표는 플랫폼 경제의 특징 중 하나로 '독점 지향'을 꼽았다. "플랫폼의 규모가 가치의 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에 독점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또한 데이터를 보유하는 것이 경쟁력의 차이를 가져오다 보니, 데이터에서도 독점의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권 대표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플랫폼이 성장하는 루트가 금융 투자를 통해서 상장을 지향하는 것 외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구조 때문에 시민들은커녕 이해관계자들조차 플랫폼의 정책이나 운영에 개입할 수도 없고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부가가치를 사회적으로 공유하자고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권 대표는 에바의 사례를 통해 "공공선 창출을 목표로 하고,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소유하며 기업 활동의 결과로 생성되는 가치가 사회에 환원되는 모델"을 구상할 것을 제언했다. 점차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플랫폼 산업에 사회적 가치나 공공성을 강화하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사회적경제가 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 한국에서의 플랫폼 협동조합 전망은

한국의 모빌리티 업계에 플랫폼 협동조합 모델 적용 가능성을 논의하려면 일단 생태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 모빌리티 산업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관련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법)이다. 현행 여객법은 '누구든지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34조 2항)고 규정하고 있으며,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는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는 예외 조항에 '관광 목적', '6시간 이상 대여',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때' 등의 제한을 두었다. 따라서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업체들은 '플랫폼 운송 면허'를 받아야만 현재와 동일하게 렌터카 기반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 다만 플랫폼 운송사업자로 허가를 받으면 기여금을 납부해야 하고 차량 총량에 제한을 받는다.

배달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의 구교현 기획팀장은 "한국은 여전히 택시가 규제 사업이고 우버 같은 모델이 들어올 수 없는 환경이다"고 말하는 한편, "관련법이 바뀌면서 업계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아직 활발하진 않아 보이지만 협동조합에 기반한 모델을 구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구 기획팀장은 "배달 노동자 쪽은 규제 관련법이 없다. 촘촘하게 규제조항이 존재하는 택시와는 다르다. 그것이 문제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수 있는 가능성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의 경우, 현재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근무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차량 수리비를 일부 지원하는 내용의 공제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통해서 공동체를 만들어보자는 것. 또한 구 기획팀장은 "배달 노동자들은 배달대행업체 정보에 대한 갈증이 있다. 플랫폼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 있다면, 이들이 묶일 만한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새로운 모델을 구상해보기도 했다.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센터장 역시 "에바의 사업 형태가 국내에서는 불법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에바가 택시 면허를 매입해서 영업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에바의 기술과 쿱택시가 결합하는 모델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혹은 가사 노동자, 배달 노동자들과 협력하여 에바의 플랫폼 구축 기술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모델도 있다. 이런 다양한 모델을 통해 에바가 다른 분야와 함께 사업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에바의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에 적용 가능한 방안을 모색했다.

▲ 다단 이수피 대표, 발표 영상 갈무리
▲ 다단 이수피 대표, 발표 영상 갈무리

또한 강 센터장은 국내에서의 플랫폼 협동조합 모델 성공 가능성을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것을 제안했다. 첫 번째로, 플랫폼 서비스는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결한다. 승차공유 플랫폼을 예로 들면, 앱을 통해 이동 거리와 가격 등을 승객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기사와 승객이 보유한 정보의 수준이 같아지는 것이다. 두 번째로, 협동조합 모델은 독점과 고용의 문제 등 플랫폼 산업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플랫폼 산업은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 파고들고 있다. 동시에 변화에 따른 혼란도 발생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고민해야 할 것은 기술 혁신이 사회적인 연대를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수피 대표의 말처럼 사람이 기술에 종속된 모습이 아니라 "사람이 기술의 소유자"가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길을 사회적경제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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