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우리집 '우렁각시' 다녀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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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우리집 '우렁각시' 다녀간 듯…
[사회적경제쨈있는인터뷰(18)] 행복한 돌봄 '우렁각시' 최영미 대표와 안창숙 이사장 인터뷰
  • 2018.01.18 13:09
  • by 이진백 기자

# 결혼 4년차 회사원 이나영씨(34·가명)는 아침 출근준비와 아이 어린이집 등원준비에 전쟁같은 아침을 보낸다. 또 아침밥을 짓고 옷을 갈아입느라면 와이셔츠, 넥타이, 양말 등을 빨리 찾아달라는 남편의 소리에 맞부딪침으로 대응하기 일쑤다. 퇴근 후 찌개가 끓는 사이 빨래를 하는 이 씨에게 남편은 방청소 좀 제대로 하라며 타박을 준다. 직장일에 지쳐 있는 이 씨는 사소한 집안일도 도와주지 않는 남편의 몰이해가 야속하기만 하다. 종일 직장에서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또 다시 쌓여있는 집안일이 스트레스를 주고 가족들의 따뜻한 이해를 받지 못할 때 오는 외로움까지 이 씨의 심신은 피곤하기만 하다.

# 일하랴~ 아이 키우랴~ 몸이 세개여도 모자란 워킹맘 박수진씨(36·가명)에게 갑작스런 야근은 청천벽력과 같다. 워크숍이나 연수 계획이라도 잡히면 남편 스케줄을 먼저 확인하고 친정과 시댁에 연락 돌리느라 바쁜데 누구 하나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홀로 남아 하염없이 나를 기다릴 아이가 눈에 밟혀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아이와 뛰고 이야기하고 공부할 믿고 맡길 수 있는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전업주부로 돌아가야 하나~'하는 박 씨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위 사례와 비교되는 또 다른 사례가 있다. 

# 맞벌이를 하는 30대 직장인 김현진씨(38·가명) 부부는 회사에서 '해피 스마일'로 통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듯 방실방실 웃는 얼굴을 늘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바쁜 회사생활과 불규칙적인 생활이 반복되면서 삶이 점점 피폐해진다. 특히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는 날이면 집안일과 아이 걱정 때문에 고민은 깊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김 씨 부부는 심지어 야근한 다음 날에도 상큼한 웃음을 유지하자 '맞벌이를 하는 게 맞냐' '집에 우렁각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다. 

그러나 김 씨 부부의 '우렁각시'는 따로 있었다.

행복한 관리사가 만드는 착한 서비스, '우렁각시'. 우렁각시는 돌봄분야 일자리 창출로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고 관리사와 고객이 서로가 믿고 존중하는 '좋은 돌봄'을 만들려는 (사)한국가사노동자협회의 돌봄서비스 브랜드이다.

우렁각시는 돌봄이 필요한 가정에 교육된 가사노동자를 배정해 주고 취업취약계층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믿을 수 있는 돌봄 전문 대안기업이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가사도우미 알선업체와는 다르다. 주로 경력이 단절된 중년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고 가사노동자의 권익과 사회적 공익을 생각한다. 

우렁각시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체계적인 교육과 노하우로 산후관리(출산) 서비스, 베이비시터(육아) 서비스, 가사관리(가사) 서비스, 친환경음식(건강) 서비스, 홈클리닝(위생) 서비스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체계적인 회원 관리는 물론 배상책임보험과 맞춤형 서비스 그리고 해피콜 제도로 고객의 신뢰를 쌓고 있다. 서울(강북, 성동, 영등포), 경기(남양주, 부천, 수원, 시흥), 강원(원주), 전남, 전북, 경남(양산, 창원)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문의 1588-9091 www.kohwa.or.kr

한국가사노동자협회 최영미 대표(우측)와 한국가사노동자협회 지부 중 한 곳인 행복한돌봄의 안창숙 이사장(좌측)을 남부지부(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바로 '믿음'이었다.  

"경력단절여성들이 안정된 일자리에서 즐겁게 일하고 돌봄종사자들이 세상을 향해 나도 노동자임을 떳떳이 밝히고 소득에 상관없이 돌봄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이 돌봄을 제공받을 수 있는 그날까지 언제나 변함없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2지부 중 한 곳의 홈페이지에 적힌 글이다.

가사 노동자의 권익향상은 '우렁각시'가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사안이다. 

가사관리사는 '식모(食母)'(남의 집에서 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자) 또는 '파출부', '가정부', '가사도우미'로 불렸다. 

"1950년대에는 가사노동자를 식모라고 불렀어요. 7~80년대 와서는 '파출부' 또는 '가정부'라고 했고요.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서 비영리단체에서 이 분들을 '가사도우미'라고 부르자는 캠페인을 했어요. 그렇게 해서 '가사관리사'까지 온 거에요. 부르는 용어가 그만큼 중요해요. 가정부나 파출부는 이제 기록에나 남아야 할 옛말입니다. 가사관리사는 전문교육과 인성교육 그리고 소정의 실습교육까지 받고 고객가정에 맞춤형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직업인입니다."

가사노동을 사회적 노동으로 인정하고 노동권 보장해야...직업인으로 자긍심 필요 

가사관리사는 대부분 출산과 육아를 마친 40대 이상의 경력단절여성들이다. 최근 많은 경력단절여성들이 생애 두 번째 직업을 찾아 이 분야로 뛰어들고 있다. 노동권은 커녕 인권조차 무시당하는일이 비일비재한 가사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직업인으로서의 자긍심. 

최영미 대표는 "가사노동이 사회적 노동으로 인정받고 주부들이 당당한 하나의 직업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7년 5월 우렁각시들 조합원 워크숍으로 구례자연드림파크를 방문하다.

우리는 전문 돌봄인, 믿고 맡겨주세요

한국가사노동자협회는 IMF 대량실업의 위기 속에서 전국의 실업단체들이 만든 중장년 여성일자리사업단에서 시작됐다. 2003년 '전국여성가사사업단 우렁각시'라는 전국조직으로 발전했고, 2012년에는 경력단절여성들의 권익 향상과 돌봄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국가사노동자협회를 창립했다. 현재 전국 12개 지부에서 1천여 명의 우렁각시들이 협동조합,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여 브랜드를 통합하고 교육 매뉴얼, 홍보, 사회이슈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논의를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렁각시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적인 지식, 서비스 정신이 필요하다. 본인의 적성에 맞는지 생각해보고 가까운 지부를 방문한 후 상담을 받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 훈련이다. 적성에 맞고 효율적인 기술을 익혀야 한다. 교육은 기능교육과 인성교육으로 나누어진다. 기능교육은 작업 동선 및 기능 증진을 위한 교육으로 전국 어디서나 같은 표준화 교육으로 진행된다. 교육은 실용적이다. 선배와 함께 현장에 나가 실무를 체험하는 실습과정이 반드시 포함된다. 인성교육은 직업인의 자세, 용어 사용 및 의사소통 방법, 나의 직업 탐색 등 직업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교육으로 진행된다. 기본 교육(가사관리 10시간, 베이비시터 20시간, 바우처(산후)는 60시간)을 이수한 뒤에야 비로소 고객을 만날 수 있다.

기본교육 등 실무교육 중요...자격증 도입으로 나아가야...우렁각시는 돌봄노동 공동체기업

집안일은 허드렛일이라는 기존의 인식에서 점차 전문적인 서비스 용역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일본같은 경우에는 현재 가사도우미의 전문 자격증까지 등장했다. 우리나라도 실무경험과 시험, 면접을 통해 가사도우미 자격증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실 우렁각시의 조합원들은 5~60대 여성들로 일과 교육을 병행하기 쉽지 않아요. 보수 교육 및 월례회의, 총회를 비롯해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 위한 토론회, 캠페인 등 일련의 행사들을 통해 주체가 되고 주인의식과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 시킬 수가 있지요. 우렁각시의 운영을 보고받고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것 또한 주인이자 회원으로서의 의무입니다. 일에 대한 만족도는 돌봄협동조합이 되어도 꾸준히 회원으로 일하는 조합원들의 근속률이나 우렁각시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지요"

안창숙 이사장은 "우렁각시는 돌봄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위해 노력하며 회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결정으로 운영되는 공동체 기업"이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4인 이상 가족이나 고소득층에서 이용했다면 요즘에는 2인 가족이나 출산 후 케어, 베이비시터를 필요로 하는 일반인, 직장인이 주 고객이다. 원룸의 1인 가구 고객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우렁각시를 이용하고 싶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것도 좋지만 전국대표전화(1588-9091)나 각 지부로 전화상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고객별 상황 및 환경에 맞게 맞춤형 서비스를 상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급하게 아이돌보미가 필요하다면? 

 '우리동네 아이돌봄기동대'는 서울형 어르신 일자리사업이다. 서울형 어르신 일자리사업은 어르신의 경력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일자리를 마련해 사회활동 기회 제공 및 소득보전을 위해 추진 중이다. 양육 경험이 풍부한 우리 동네 어르신들이 40시간 이상 전문교육을 받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첫해 70명에서 지난해 90명으로 확대됐다. 긴급한 일이 생긴 부모가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었다. 또한 육아에 경험이 많은 어르신들이 지역 내 젊은 부부들의 육아를 지원하는 체계로 세대통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서비스 이용대상은 6개월~9세(초등2년)의 자녀를 둔 부모로, 돌봄 주요 내용은 등․하원 동행 및 돌봄, 부모의 긴급외출 또는 부모 질환 시 일시 돌봄, 부모모임 활동 시 동행자녀 집단 돌봄 등이다. 서비스 이용가능 시간은 7시부터 20시, 이용료는 돌봄 종류에 따라 시간당 8천원~1만원이다. 이용신청문의는 (사)한국가사노동자협회(1588-9091)로 하면 된다.

'가사관리사', '산후관리사', '베이비시터' 등 가사노동자는 여성들의 직업 수요 증대에 따른 전문 인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과 편견이 남아있기도 하다. 대인서비스라는 특수성을 인정하고 구인, 구직자 간의 관계에 인식의 격차가 좁혀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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