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의 임팩트 측정, 왜 중요한가…'증거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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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의 임팩트 측정, 왜 중요한가…'증거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가이드
'2023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사회적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 증거기반 커뮤니케이션의 힘' 개최
해외 연사 3人의 기조연설 "사회적 가치 측정은 왜 중요한가"
  • 2023.11.17 17:43
  • by 노윤정 기자
▲ 정형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이 '2023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기념사를 전하는 모습. ⓒ라이프인
▲ 정형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이 '2023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기념사를 전하는 모습. ⓒ라이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임팩트 창출에 있어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과제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한다."(정형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원장)

국내외적으로 기업이 만드는 사회적 가치, 소셜 임팩트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등 위기를 겪으면서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사회의 취약한 곳을 돌보는 사회적경제의 가치가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인정하고, 성과를 축적하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회적경제가 창출하는 사회적 임팩트를 측정할 수 있도록 도구와 기준을 개발하고 데이터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에서 열린 '2023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은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 증거 기반 커뮤니케이션의 힘'이라는 주제로 사회적경제기업이 만드는 사회적 가치 측정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나누었다. 특히 국내외 연구자와 당사자조직이 참여하여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론 및 활용 방안을 여러 가지 관점에서 제안하고 공유했다.
 

▲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 온라인 화면 갈무리.
▲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 온라인 화면 갈무리.

기조섹션에는 3명의 해외 연사가 영상으로 참여하여,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먼저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그라민은행 창립자 겸 유누스 스포츠 허브 공동설립자)가 3무(無) 세상을 만드는 데 사회적기업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전했다.

유누스 박사가 말하는 3無(3 Zero)란 ▲순 탄소 배출량 제로 ▲부의 집중 제로 ▲실업률 제로로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유누스 박사는 현재 인류가 가는 길을 '자멸의 길'이라고 표현하며 "행복, 나눔, 배려의 삶이라는 새로운 목적지로 가려면 거기에 맞는 새로운 경로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새로운 목적지로 '3無 세상'을 설정했다.

3無라는 개념은 현재 인류가 당면한 세 가지 문제, 즉 생존을 위협하며 지속되고 있는 환경 재앙, 사회 최상위 계층에 집중된 부,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가속되고 있는 실업 문제 등에서 기인했다. 이와 관련해 유누스 박사는 "이 세 가지 문제는 우리가 만들어 낸 경제 질서의 본질(이윤 극대화)을 기반으로 하고, 현재의 문명은 그 기반 위에 구축됐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며,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인간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문명과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누스 박사는 현재의 경제 체계와 사업 콘셉트를 다시 설계해야만 3無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위해 청년들에게 '3無 클럽'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유누스 박사는 "'3無'는 엄청나게 거대한 개념인 것 같지만 현실적이고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개념이다"며 "클럽의 모든 회원은 '나는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지 않겠다', '부의 집중에 기여하지 않겠다', '실업에 기여하지 않겠다'고 세 가지를 약속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약속한 다음 단계적으로 실천해 나감으로써 3無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누스 박사는 청년들에게 '기업가'가 되라고 독려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 시스템은 취직이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처럼 말한다"며 "취직은 과거 노예 제도의 유산이다. 우리는 기업가로 태어났고, 무한한 창의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이고, 이것은 기업가정신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즈니스로 돈을 버는 것도 행복일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그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행복이다. 나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함으로써 엄청난 행복을 얻었다"며 자신이 장려하고자 하는 기업가정신에 대해 이야기했고 "여러분이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그 기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한다면 그 놀라운 힘이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모방되고 전파되어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사회적기업이 3無 세상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경로를 제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 프랑수아 보니시 세계경제포럼 재단 책임자. 온라인 화면 갈무리.
▲ 프랑수아 보니시 세계경제포럼 재단 책임자. 온라인 화면 갈무리.

프랑수아 보니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y Forum) 재단 책임자 겸 사회적기업가정신을 위한 슈밥재단 이사는 미시, 중위, 거시, 메타 수준에서의 사회적 영향 측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보니시 이사는 세계적으로 사회적경제의 역할과 가치가 주목받게 된 이유로서 사회적경제가 창출하는 임팩트를 평가, 연구, 측정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와 증거를 꾸준히 개발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다양한 층위에서 사회적 영향을 어떻게 측정하고 활용할 것인지를 이야기했다.

우선 보니시 이사는 미시적 수준(조직적 수준)에서의 영향 측정을 강화하는 것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하며 "인지도와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사회적기업의 무결성과 가치에 대한 감시도 강화되고 있다. 전통적 기업보다 더 높은 기준을 고수하고 ESG 측정 방법보다 더 깊이 들어갈 필요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조직 수준의 영향 측정에 대한 획기적인 작업을 통해 계속해서 주류 경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영향 측정은 기업, 투자자, 정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활동을 개선하기 위한 하나의 학습 과정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수집이나 수집된 데이터의 소유와 개선에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영향 측정 접근법 중심에 놓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니시 이사는 중위적 수준(부문 및 국가 수준)에서의 사회적 영향 평가에 대해 "사회적경제 부문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각 기관과 정부에는 전통적 지표를 넘어서는 사회적경제 관련 통계의 수집이 권장된다"며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경제 부문의 특성에 맞는 국가 모형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데이터 및 증거의 시각화와 커뮤니케이션에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보니시 이사는 거시적 수준(세계적 수준)에서도 사회적 영향을 측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영향 측정을 위한 공통의 기준과 체계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경제 부문을 발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사회적 영향 측정은 조직 단위 또는 투자 포트폴리오별 사회적 가치와 영향 평가를 목표로 한다. 사회적경제의 잠재력을 전반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체계, 그리고 어떠한 측정법을 사용하고 이를 어떻게 여타의 글로벌 지표와 통합할지에 대한 합의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메타 혹은 시스템 수준에서의 변화에 대해서는 '제2의 전환'이라는 개념을 언급하며 "디지털 경제와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이라는 두 가지 이행을 겪으면서 사회적경제를 별개의 부문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변화 영상에 통합된 것으로 인식하고, 이를 통해 모든 사람이 더욱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에 참여할 기회를 창출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보니시 이사는 지금까지 강조해 온 데이터와 영향 측정은 사회적경제 모델과 사업 방식을 주류 경제로 이식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아이린 바실 OECD 정책분석관. ⓒ라이프인
▲ 아이린 바실 OECD 정책분석관. ⓒ라이프인

마지막 기조연설을 맡은 아이린 바실 OECD 정책분석관은 "사회적경제가 사회·복지 측면의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사회적경제기업의 사회적 임팩트 평가 참여 또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실 정책관은 "최근 이루어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관의 요구, 특히 외부 자금제공기관의 요구가 임팩트 측정 방법론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임팩트 측정을 단순히 외부의 책임성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의무로만 생각해서는 안 되며, 전략적 성찰의 기회와 시장에 차별화 요소를 제공할 수 있는 계획 수립 도구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OECD가 개발한 '더 나은 기업가정신 정책 플랫폼'(Better Entrepreneurship Policy Platform)과 정기 정책 검토, '사회연대경제 생태계 촉진을 위한 글로벌 행동'(Global Action on Promoting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Ecosystems) 출범 등을 언급하며, 지난 3년간의 전략이 ▲현재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사회적 임팩트 측정 관행 파악 ▲정책 입안자들이 공통의 임팩트 측정 문화의 출현을 촉진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OECD가 지난 3월 발간한 정책 가이드는 △정책 입안자들이 임팩트 측정에 우선순위를 두는 방식으로 정책 프레임워크 개선 △임팩트 증거의 생산, 축적, 확산 촉진 △맞춤형 방법론적 지침 제공 △역량 개발 지원 등을 핵심 내용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바실 정책관은 최근 OECD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사회적경제 주체를 위한 사회적 임팩트 측정·관리에 대한 맞춤형 접근법을 제시하고 역량을 구축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밝히며, 해당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모든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쉽게 수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원칙 기반 접근법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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