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활성화 위한 전략, 3法은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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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활성화 위한 전략, 3法은 왜 필요한가?
12일 시민사회 대토론회 '전환의 시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과제와 전망-법제화 추진전략을 중심으로' 개최
  • 2021.05.14 14:12
  • by 노윤정 기자

많은 이들이 지금을 '전환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 대유행과 기후위기, 노동위기 등은 사회 전 영역에서 많은 것들을 바꾸고 있고,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앞으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할까. 또한 시민사회는 이 전환의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자리로서 시민사회위원회 및 한병도·민형배 의원실 주최, 사단법인 시민·국무총리비서실 주관으로 시민사회 대토론회 '전환의 시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과제와 전망-법제화 추진전략을 중심으로'가 12일 오후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시민사회와 국가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그리고 시민사회발전기본법·민주시민교육지원법·기부금품법 등 시민사회 3법 제·개정의 필요성과 입법 쟁점 등에 대해 논의했다.

■ "민주주의는 시민사회 없이 불가능하다"

▲ 임현진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임현진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날 토론회의 기조발제는 임현진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이 맡아 '전환의 시대, 시민사회의 역할과 정부의 책임'이라는 주제로 ▲정부와 시민사회에 대한 진단 ▲시민사회와 정부의 관계 ▲급변하는 시민사회 환경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임 이사장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정부의 역할은 회복되고, 시장은 잠정적으로 후퇴하며, 시민사회는 위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시민사회 위축과 관련하여 "(세계적으로) 포용과 연대 대신 혐오와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 신생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자국중심주의 아래 일종의 포퓰리즘에 휩쓸리며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시민사회가 갈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사회와 정부, 시장의 관계에 대해 "시민사회가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를 통해서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면 국가나 시장이 독주하게 되고 이것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자본주의, 사회주의는 시민사회 없이 가능하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시민사회 없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전환의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남북문제, 부동산 문제, 생태 문제, 정치 개혁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바, 임 이사장은 "정부 혼자서는 못 한다. 시민사회가 동참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정부 정책에 비판과 대안을 말할 수 있을 때 정부 정책도 공공성, 책임성,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임 이사장은 "우리가 반성해야 할 것은 보수정권, 진보정권을 막론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념적 지향이 맞는 시민단체는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성향이 다른 단체는 배제하려고 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정부는 이런 부분들을 뛰어넘어서 자기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시민이 주인공이다. 시민단체는 시민을 이끌어가는 리더라는 생각을 버리고 겸손하게 듣고 진솔하게 답하면서, 공론장을 통해 사회적 자본의 확충을 돕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시민사회 3법 제·개정의 필요성

▲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어 재단법인 동천의 이희숙 변호사가 '시민사회 활성화와 법제 주요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변호사는 "현재 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시민사회가 서서히 위축되고 결국 소멸에 이를 수밖에 없겠다는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 변호사는 시민사회 법제와 관련한 쟁점으로 ▲각종 규제가 소규모 단체에 집중되도록 되어 있어 소규모 단체 활성화에 불리한 법 구조 ▲각종 규제로 기부 활성화를 저해하는 기부금품법 ▲신생 비영리 조직의 설립을 저해하는 법제 ▲보조금을 운영비로 사용하는 데 제한 존재 등을 꼽았다. 이와 같은 부분들을 개선해야 법제도가 시민사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 변호사는 이런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시민사회 3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발전기본법을 통해 시민사회와 시민사회 단체의 정의를 제도화할 수 있고, 국가의 책무를 명확하게 하여 공익활동을 제약하는 제도를 개선하고 실질적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이 변호사는 온라인에서 편향적 정보만을 취득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된 시대적 환경을 고려했을 때 민주시민교육법 역시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기부금품법과 관련해서는 규제보다 기부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주제 발제를 맡은 류홍번 시민사회위원회 제도개선분과 간사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시민사회의 성과 평가와 추진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시민들의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는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공고화를 위해 100대 국정과제 안에 시민사회발전기본법 제정,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설치, 기부금품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및 운영 등에 대한 내용을 반영했다. 류 간사는 지금까지의 국정과제 수행에 대해 평가하며 ▲시민사회 발전과 공익 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을 대통령령으로 제정 ▲최초로 시민사회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통령령에 근거한 후속 조치를 통해 시민사회 활성화 기반 확산 ▲협치형 민간 위탁 활성화 가이드라인 제정 등 시민사회 공익활동과 관련된 일부 지침 및 규정 개정 등을 의미 있는 성과로 보았다. 특히 류 간사는 시민사회 발전과 공익 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을 대통령령으로 정한 것은 시민사회 생태계 조성을 시책 사업으로 추진하도록 의무화한 최초의 법령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기 5년 차까지 관련 법 제·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한계로 꼽았다. 이와 관련하여 류 간사는 "법안들이 상임위 안건으로도 올라가지 못한 상황이다. 현 정부 국정과제이자 현 여당 공약이기도 한데 안건으로도 상정되지 못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국가 주도가 아닌 시민사회 활성화를 통한 사회변화를 꾀하는 등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 필요 △시민사회 관련 국정과제에 대한 이행을 점검할 필요 △전략 법안으로 시민사회 3법 제·개정 추진 △시민사회의 입법 활동 평가 및 적극적 시민행동 조직 △시민사회발전위원회가 제도 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등 책임과 역할 필요 등의 정책 제안을 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 대전환의 시대, 왜 시민사회 활성화를 말하나

▲ 김소연 시민사회현장연구자 모임 들파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김소연 시민사회현장연구자 모임 들파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2부에서는 하태훈 시민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좌장으로 하여, 시민사회가 활성화되어야 하는 이유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이 뒷받침되어야 하는지를 토론했다.

김소연 시민사회현장연구자 모임 들파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시민사회가 해온 역할과 우리 사회가 시민사회를 어떻게 지원해왔는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시민사회의 핵심자원은 시민들이 만들어낸 호혜라고 한다"는 말로 운을 떼며 지난해 전염병 재난 현장에서 시민사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한 결과를 전했다. 시민사회는 재난 속에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자원을 동원하고 투입하여 배분하고, 사회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 터.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통해 김 대표는 시민사회가 혼란한 상황에서 연대와 협력을 통해 사회적 불안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했으며, 또한 사회적 공론장의 역할을 했다고 보았다.

이어 사회가 시민단체를 어떻게 대우해왔는지를 이야기하며 "나는 시민사회에 대한 부당한 매도와 희생의 강요로 점철된 역사였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시민사회 생태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규모 단체 공익 활동가들이 열악한 근무 조건과 인프라 속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 김 대표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때 정부의 지원 정책은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 긴급상황에서만 시민사회가 제외당한 것이 아니다. 관련 제도가 시민사회 단체들을 통제하거나 정권 유지를 위해서 포섭, 동원하는 기조에서 만들어져왔다"고 말한 뒤 "시민사회 3법은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시민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다"며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적극적인 입법 노력을 강조했다.

▲ 신재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정책교육센터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신재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정책교육센터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어 신재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정책교육센터장은 국제 시민사회의 사례를 전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에 관해 이야기했다. 특히 신 센터장은 ▲시민사회 단체들이 현지 정부나 다른 주체들보다 주민들을 더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지원 가능 ▲시민사회 활동이 그 나라의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 등 개발원조위원회가 파악한 국제개발협력 분야와 시민사회의 파트너십이 중요한 이유를 전했다.

또한 국제개발원조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 중 '원조가 효과 있으려면 시민사회가 그림자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 모델에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이러한 논의의 흐름 속에서 시민사회는 독립적인 개발 주체가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가 실효성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시민사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정책 문서로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에서 시민사회를 파트너로서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사례다.

▲ 하혜영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온라인 화면 갈무리.
▲ 하혜영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온라인 화면 갈무리.

하혜영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시민사회 관련 법안의 발의 현황과 쟁점에 관해 설명했다. 우선 하 입법조사관은 국회에 진선미·민형배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시민사회발전기본법(각각 '공익증진을 위한 시민사회발전 기본법안',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기본법안')을 살피며 향후 해당 법안을 논의할 때 제기될 수 있는 쟁점 사항을 정리했다. 주요 쟁점 사항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기본법이 꼭 필요한가 ▲제정법 안에서 정리하고 있는 시민사회 조직의 범위가 매우 넓어 다른 성격의 조직이 포함될 가능성 존재 ▲다른 법과의 관계 ▲(입법) 계획 주체가 정부가 되어야 하는가 ▲재정법 제정 시 시민사회 재단이 필요하다면 그 필요성과 기존 유사 재단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시민사회발전기금 조성의 어려움 등이다.

또한 하 입법조사관은 국회에 계류 중인 민주시민교육지원법안들을 이야기하며 추후 제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민주시민 교육이 특정 정치이념 교육이라는 오해와 불신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 △중앙정부의 관여도가 높아 정치적 중립성 문제 제기 가능성 △민주시민 교육과 관련한 지자체 역할 확대와 범위에 대한 논의 필요 등을 언급했다.

▲ 윤종화 시민사회위원회 소통협력분과위원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윤종화 시민사회위원회 소통협력분과위원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윤종화 시민사회위원회 소통협력분과위원장은 시민사회 3법 제·개정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와 입법 환경을 살폈다.

윤 위원장은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굉장히 복잡하고 엉켜 있어서 기존 방식은 해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따라서 새로운 방법과 관계를 통해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며 "시민과 시민사회가 사회문제 해법의 주체로 등장하게끔 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국가의 역할이고 시민사회발전기본법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지점이다"고 말했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는 전략적으로 '시민사회 3법'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비영리단체법 등 현장에서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루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짚었고, 여러 법안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병목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생활 현장에서 실천하고 그것이 공적인 의제로 변화한 뒤 국가 정책 및 다른 요소들과 맞물리면서 해결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제도, 정책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오정우 국무총리실 시민사회기획행정관.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오정우 국무총리실 시민사회기획행정관. 온라인 화면 갈무리.

오정우 국무총리실 시민사회기획행정관은 총리실에서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추진 중인 입법 현황과 실무적인 문제를 전했다. 현 정부에서는 기존에 시민단체로 구성됐던 시민사회발전위원회가 정책 과제를 논의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고,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사무국 역할을 수행하는 시민사회비서관실이 정부 부처와 협력해서 시민사회공익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시민사회 성장 기반 관련 과제들을 추진하고 있다.

오 행정관은 그동안의 정책 추진 성과를 간략하게 정리한 뒤 입법 과정에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에 관해 설명했다. 우선 시민사회 관련 국정과제가 부처별로 분산돼 있어서 부처 간 정책조정이 필요한데, 시민사회 성장 관련 일부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국무총리비서실은 인력, 조직 성격의 한계로 효과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또한 시민사회 관련 입법 문제가 국민적 관심을 끌거나 이슈화되기 어렵고 우선순위에 밀려 논의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오 행정관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시민사회 관련 입법 논의가 진영 논리에 의해서 제한되는 문제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과 입법을 위해 전략적으로 파급효과가 큰 법안을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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