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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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 2020.08.28 19:22
  • by 노윤정 기자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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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와 AC. 최근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표준'을 의미하는 '뉴노멀'(New Normal)과 함께 종종 듣게 되는 표현이다. 각각 코로나19 이전(Before Corona)과 코로나19 이후(After Corona)를 의미한다. 이렇게 시대를 코로나19 발생 전후로 구분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19는 인류의 삶과 사회를 크게 바꾸고 있다. 혹자의 표현처럼 '대전환의 시대'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을 진단하고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해 다양한 예측을 쏟아내고 있다. 그 수많은 말들은 결국 미래가 불분명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 불확실성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막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기존의 체계가 흔들리는 현재 상황은 어떻게 보면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가 중요하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N포럼에서도 변화한 사회에 적응하고 새롭게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1일 열린 N포럼은 아산나눔재단의 비영리 전문 교육 프로그램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는 행사로, 국내 비영리 분야의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 불확실성의 시대, 다가오는 미래 준비할 '연대의식' 필요

▲ '2020 N포럼' 현장. ⓒ아산나눔재단
▲ '2020 N포럼' 현장. ⓒ아산나눔재단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로 바뀐 삶에 적응하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N포럼 1부 강연을 맡은 최영준 연세대학교 교수,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 임동균 서울대학교 교수는 입을 모아 '연대의식'을 강조했다.

우리는 일상을 뒤흔든 재난 상황을 겪으면서 재난 이전의 생활, 이전의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 우리는 정말 행복했을까. 청년 실업률은 높았고 기후위기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었으며 사회 곳곳에 불평등이 만연했다. 따라서 최영준 교수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2019년으로, 코로나19 이전으로 단순하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돌아가는 초회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구축된 사회·경제 체제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이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던 사회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을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균형점'은 무엇일까. 최 교수는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균형점으로 "적극적인 시민, 역동적인 시민사회"를 꼽으며 '시민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국가의 역할 또한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국가가 피라미드 꼭대기가 아니라 아래에서 적극적인 시민들을 만들고 역동적인 시민사회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시민이 자신의 삶을 안정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하고 개인의 자아실현을 보장하며 그렇게 안정된 개인들이 다양한 사회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게끔 지지하는 모습이 '초회복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이 개인의 안정을 보장해주어야 개인이 내 불안의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주변과 사회를 바라보게 된다"라는 설명이다.

'팬데믹에서 깨우치는 연대의 가치'라는 주제로 강연한 유종일 원장은 팬데믹 감염병을 통제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을 '곡선을 평평하게 하기', 즉 하루 확진자 수가 한 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환자의 수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여기에도 '연대정신'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거리두기를 하는 순간 생계를 위협받게 되는 취약계층을 도와 그들이 개인 방역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고, 외국인 노동자 등 차별받고 주변화되어 있는 이들이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조할 수 있도록 감싸 안는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연대성을 강화하고 향상할 방법으로 증거기반의 연대 정신과 혁신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여러 가지 경험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인 (연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런데 기존의 경험이나 방법, 사고방식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기에 혁신적인 노력 또한 계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동균 교수는 '민주적 시민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민주적 시민성은 각자도생의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개인이 서로 연대하고 내 주변을 돌보는 사회를 만드는 좋은 개념적 도구다. 임 교수가 시민들의 코로나19 방역 지침 준수와 관련하여 한 방송사와 공동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도 이를 증명한다. "방역에 참여한 정도는 순응주의, 유교적인 문화보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시민의식과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시민적 의무감으로 집합행동(정부 방역 지침 준수)에 참여하고 이 행동이 긍정적인 결과('우리나라 국민은 높은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자긍심 등)로 이어지면서 다시 집합행동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민주적 시민성, 연대의식이 잘 작동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 결과의 한 사례다.

■ 새로운 사회를 맞이하여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2020 N포럼' 온라인 방송 화면 갈무리.
▲ '2020 N포럼' 온라인 방송 화면 갈무리.

N포럼 2부에서는 비영리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현선 진저티브로젝트 대표,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 황정회 인디스쿨 교사, 권오현 빠띠 대표가 각 조직의 사업과 실제 시행했던 캠페인 등을 소개하며 시민과 비영리 영역 활동가들이 어떤 자세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강연했다.

2부 첫 번째 연사로 나섰던 서현선 대표는 "왜 우리는 지금 상상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지금 어떠한 시대에 살고 있는가, 우리가 성공의 방정식처럼 여겼던 방식은 여전히 통하는가, 10년 후에는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질문하고 상상해야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고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답을 모르기에 끊임없이 질문하고 상상하면서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특히 서 대표는 "불안 속에서 서로 느끼는 감정이 다를 때 갈등이 발생하는데 그 갈등은 숨긴다고 숨겨지지 않는다. 우리가 갈등을 드러낼 때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개인이 불안과 고민을 꺼내서 서로 대화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새롭게 당면한 문제를 직시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의 동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이에 대해 조소담 대표는 '효용감'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닷페이스가 진행한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우리는없던길도만들지' 캠페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개정을 촉구하는 '히어 아이 엠'(Here I Am) 캠페인,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자의 일상 회복을 위한 '내가 만드는 하루' 캠페인 등을 소개하며 사람들의 연대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무력감을 해소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개인이 자기표현을 하는 동시에 공동체에 속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참여가 변화를 만든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면 사람들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조 대표는 '내가 만드는 하루' 캠페인의 리워드에 대해 "후원자들의 선물을 금액대별로 나누지 않고 똑같이 (후원금이 어떻게 변화를 끌어내는 데 쓰였는지 등을 담은) 팔로워 레터를 드렸다. 후원자들이 진짜 원하는 효용은 '나의 참여로 무엇인가 바뀌는가'에 대한 응답을 듣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초등교사 공동체인 인디스쿨에 속한 황정회 교사는 플랫폼 조직의 가능성과 힘에 관해 이야기했다. 황 교사는 인디스쿨을 ▲각자의 경험을 나누면서 성장하는 공간 ▲개개인의 지식을 동료 및 다음 세대와 나누는 공유의 장 ▲안전한 실험실이라고 표현했다. 다양한 시도를 서로 지지하고 그러한 시도를 통해 쌓은 지식을 나누면서 연대할 수 있는 '광장'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인디스쿨을 포함한 플랫폼 조직의 힘이라고 밝혔다.

민주주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빠띠의 권오현 대표도 플랫폼의 기능과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권 대표는 "시민들이 직접 쉽고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열릴 것, 그리고 더 신뢰하고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더 나은 협력을 만들어내는 것. 이 두 가지가 중요한 민주주의의 작업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군가에게 대신 행동해 달라고 하기보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기대하고, 내가 한 활동의 의미를 알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빠띠 역시 사람들이 서로를 믿는 가운데 이야기하고 협의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디지털 민주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은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했고, 사회적 연대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혼란과 불안이 커진 시기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더 빠르게 혼란과 아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슬기롭게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어느 때보다 연대하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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