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맞은 공정여행업계, 한숨 넘을 대책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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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맞은 공정여행업계, 한숨 넘을 대책 없소
사스 때보다 심각한 취소율, 긴급저리대출 등 대책 마련 시급
  • 2020.02.06 07:54
  • by 김정란 기자
▲ 트래블러스맵 사이트에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공지사항이 게재돼 있다.ⓒ트래블러스맵

"여행업계에서는 '손발이 잘린 상황'이라고 표현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여행업계는, 내 집 앞조차도 나서기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사실 위기는 코로나 이전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찾는 여행지 중 하나인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여행상품이 타격을 입은데 이어, 가장 가까운 국가인 중국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면서 일본과 중국에 관한 여행상품이 모두 무력화된 것을 '손발이 잘렸다'고 표현한다.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 확진자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동남아 여행상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취소료에 '판매점 여행사 서비스 수수료'를 따로 공제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잊을만하면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는 여행사들의 한숨소리가 크다.

공정여행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트래블러스맵 임영준 공동대표는 "설 연휴가 끝난 지난달 28일과 29일 양일간 단체여행은 사실상 대부분 취소됐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2월에 진정이 돼도 봄 상품, 3월까지 가면 상반기. 4월이 넘어간다면 올해 내내 여행상품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체상품은 특히 해당 조직이 미리 여행 계획을 세우고 예약을 하는데 (코로나 진정 기간이 길어지면) 계획 자체를 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체여행이 많은 공정여행업계 특성상 진정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공감만세 고두환 대표는 "국민청원에 여행사 상품의 취소수수료 등에 관한 요청이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문제가 잘 해결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기적으로 여행업의 위기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사실상 없다는 이야기다.

베트남전문여행사 '베트남스토리'로 시작해 40여 개 국가로 상품을 확장한 '세상에없는여행' 김정식 대표는 "메르스 이후 사업이 시작돼 이런 위기는 처음이다. 최근 여행협동조합 모임에 참여했는데 20여 년 가까이 운영하신 선배 기업들도 이렇게 모든 국가 여행 예약이 취소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2, 3월 상품 90% 이상, 4, 5월 상품도 절반 정도가 취소됐다. 베트남에 그치지 않고 대부분 국가 상품이 취소율 70% 정도"다. 메르스, 사스 등의 '학습효과'로 현재 여행업계 취소 현황은 이전에 비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담긴 여행업 종사자의 청원이 올라왔다.ⓒ청와대

하지만 맥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임 대표는 "(공정여행 사업을 준비하는 경우 등) 컨설팅 요청을 해온 경우가 상당히 많았는데 여건상 하기 힘들어 진행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다시 진행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 대표는 "지난 2015년 발발한 메르스사태 때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고, 당시 기반이 약한 여행사들은 대부분 폐업했다"고 말했다. 당시의 위기에도 살아남은 여행사들은 다시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때문에 다른 사업이나 새 상품 모색의 속도 등은 높아졌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공정여행사들 중 컨설팅이나 교육 등 다른 사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이 부분을 통해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여행업계에서는 스스로 이 위기를 넘길 자구책을 찾는 한편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긴급 자금 융자 등의 현실적인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자본금이 큰 회사들 외에는 대부분 긴급자금이 필요하지 않겠나. 곧 안정된다고 해도 (여행업 특성상)예약 후 여행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시간이 몇 달간 걸릴 것이고 그 사이에도 고정비가 계속 들어가면 그게 쌓이는 것이 상당할 것이다. 긴급저리대출이라도 이뤄진다면 한동안 숨 돌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위기를 넘기고 생긴 굳은살은 조직이 한층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지만, 당장은 그 이야기마저 사치스러운 것이 현재 여행업계의 현실이다. 바람직한 여행문화를 위해 뛰던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과 지속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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