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농산물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하는 농협중앙회가 수입 농산물 판매를 매년 늘려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은 지난 2013년부터 올 8월까지 농협공판장에서 유통된 수입농산물은 60만5288톤(t)으로 1조1918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도별로는 2013년 2124억원에서 2014년 2234억원, 2015년 2499억원, 2016년 2846억원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는 지난 8월까지 수입농산물 판매액이 2215억원으로 연말까지 3천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농협공판장에서 취급한 수입농산물의 품목별 유형을 보면 과일류가 9206억원(77.2%)을 차지했으며, 채소류 1750억원(14.7%), 기타 962억원(8.1%)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농가소득 5천만원 시대를 농협에서 목표를 했는데 수입산 비중이 높아지면 농업인의 소득(하락)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도 이에 동조했다. 이 의원은 "공판장 수입농산물 취급비중이 2012년도 5.8%에서 2017년도 8월 8.4%로 증가했다"며 "이는 국내 농산물 비중이 94.2%에서 91.6%로 낮아진 것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도 농협중앙회의 수입농산물 판매 방치 행위를 비판했다. 황 의원은 지난 12일 농림축산식품부의 국정감사에서 지난 8월 하나로마트 82곳이 수입 농산물을 판매하다 적발됐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수입농산물 판매 현장단속 및 지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40곳 ▲강원 19곳 ▲경북 12곳 ▲광주 6곳 ▲서울 2곳 ▲인천 2곳 ▲충남 1곳 등 전국 주요 지역의 하나로마트에서 수입농산물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현재 농협중앙회는 '수입농산물 판매금지 기준'에 따라 전체 농협판매장을 대상으로 수입농산물을 일체 판매 금지하고 있지만 근본적 시정이 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농림축산식품부) 측에 '수입농산물 판매금지 기준' 이행을 위한 지도 및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황 의원은 "농협의 '경제 통합 시스템'에서도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수입농산물은 전혀 판매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농협이 수입농산물을 버젓이 판매하고도 처벌받지 않는데는 시스템상에서 각 개별 농협 하나로마트가 수입농산물을 국산 농산물 코드로 등록해 판매한 것으로, 수입농산물을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 위한 '꼼수'이다"라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국장은 "농협중앙회의 지도 관리가 전혀 이루어 지고 있지 않다. 지침만 있지 여기에 대해서 지도하지 않았을 때의 제재가 전혀없다"며 "사실은 (농협중앙회가)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