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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 월곶에 둥지를 틀고 가능성을 모색하다[사회적 부동산 ②] 자산화의 핵심은 ‘주민과 함께 소유하고 만들어 가는 것’
  • 자료제공 나눔과미래 | 정리 송소연
  • 승인 2019.02.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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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1순위는 ‘주님 위에 건물주님’이라고 한다.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부동산(Real Estate). 부동산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간에서 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삶의 가치가 축적된다. 함께 만들어 낸 가치는 공유되어야 하지만, 보통 사적으로 독점되거나 국가적으로 통제되곤 한다.

부동산이 다시(RE) 공유자산이 되어 모두가 소유하고 관리한다면? 주민이 주인인 마을, 시민이 주인이 되는 도시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리커머닝(RE: COMMONING)은 부동산(Real Estate)을 다시(RE) 공유재로 만들자는 프로젝트다. 또한, 함께 가치를 공유하는 경험인 동시에 일상 속에서 민주성을 구현해 보려는 사회적 실험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도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부동산’을 라이프인에서 소개해 본다. 

 

1만7천여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경기도 시흥시 월곶. 월곶신도시는 12세 이하 영아가 있는 가구 비중이 48%에 달할 정도로 젊은 마을이다. 하지만 관광지 개발계획 실패, 포구기능 상실과 주변 대도시의 발달로 공동화가 진행되었다. 상가 공실률도 약 30%이다.

이곳에 청년들이 둥지를 틀고 혁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주민들의 사랑방이 되어주는 레스토랑과 카페,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키즈카페로 월곶을 아이와 부모, 우리가 함께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고 있다.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시민 자산화로 살고 싶은 월곶을 만들고 있는 도시재생스타트업 빌즈의 임효묵 부대표를 만났다.

 

Q 서울을 떠나 지역인 시흥시에 정착하고, 빌드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청소년 시절,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마음에 사회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지리교육과로 진학해 졸업을 앞두고 임용시험을 준비했다. 당시 사회 교사 경쟁률이 200:1이었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고, 지리와 연관된 부동산학을 공부해 신탁사를 첫 직장으로 삼게 됐다. 그렇게 4년 반을 일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던 시절에도 세상을 더 정의롭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마음,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빌즈 우영승 대표는 먼저 서울활동을 접고 시흥시로 이주하여 활동하고 있었다. 시흥시 청년정책위원회 위원이었고, 시흥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많아, 동료들을 모아 지역재생을 목표로 창업 준비하고 있었다. 우대표와는 페이스북 친구였다.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일면식은 없었다. 빌드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었고 세, 네 번 정도 더 만난 후, 함께 창업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받았다.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결심하고 바로 합류했다. 

 

Q 안정적인 직장에서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에 대한 고민과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A 빌드를 준비하고 있던 우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 가지 생각을 했다. 첫째는, 지금 아니면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올 것 같지 않았다. 둘째는, 함께 하는 동료들에게 많이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지금 빌드와 같이 지역을 바꾸는 비즈니스를 하는 곳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하나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연쇄적으로 다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작게라도 변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야를 지역으로, 골목과 동네 공간으로 돌렸다. 나는 동네마다 서점이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사회는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기에 인문학에 기반한 사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동네에서 그것을 퍼지게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이다. 언젠가는 꼭 월곶에서도 서점을 만들고 싶다. 

 

(사진출처 - 빌드 페이스북 페이지)

 

Q 빌즈가 운영하고 있는 1호점 브런치 레스토랑 ‘바오스앤밥스’, 2호점 북카페 ‘월곶동 책한송이’는 유사업종의 공간인데. 어떤 고민에서 탄생한 것인가?
A 우리는 월곶 지역에 대해 많은 분석을 했다. 월곶의 비어있는 공실을 보고 이 지역을 살려보고 싶었다. 지역을 살리는 건,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월곶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보고, 그 중 우리가 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공간에 담았다. 브런치 레스토랑은 함께하는 동료 중에 요리하는 친구가 있어서 시작한 것이다. 두 번째로 발견한 것은 월곶에 꽃과 책을 파는 곳이 없었다. 그것만 팔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기 어려우니 카페와 겸해서 이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다. 

 

(사진출처-월곶동 책한송이 페이스북 페이지)

 

 

Q 빌드는 지자체와 시민자산화 협력 사례로 많이 거론된다. 시흥시와 자산화 협약을 최초로 맺기도 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
A 2016년부터 시흥시는 당시 김윤식시장의 주도로 시민자산화 스터디 모임이 운영되었다. 청년들, 관련 공무원과 관계자들, 전문가들이 모여 같이 공부했다. 하지만, 현재의 법, 조례, 그리고 정책으로는 행정과 협력해서 자산화를 하기가 쉽지 않다. 다양한 의견 속에서 월곶의 비어있는 점포들을 시가 매입해 운영할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임대기간 동안 운영능력과 수익구조를 갖춘 주체가 그 점포를 되 사는 방식이 제안되었다. 시흥시는 법적인 노력을, 빌드는 주민과 함께 소유하는 구조를 만들도록 노력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구조와 핵심은 공간을 운영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이 자산 지분의 반을, 그리고 나머지 절반을 주민들이 소유하는 것이다. 시가 협력하여 매입하는 것이 자산화의 핵심은 아니다. 지역에 살고 그 공간을 실제로 이용하는 주민들이 투자하고 함께 소유하고 싶게 만들려면 전문성과 지속성이 우선 신뢰 받아야 한다. 우리는 지역에서 오래 함께 하고 싶고 섣부른 오해를 받지 않고 싶었다. 적극적인 홍보보다는 직접 만든 1호, 2호를 통해 증명하고자 노력했다. 

 

Q 빌드의 자산화의 파트너는 주민인 것 같다. 키즈카페 ‘바이아이’는 아이와 엄마들이 주 참여자 인 것 같은데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월곶은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낮에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동네에 상주하고 있다. 이분들을 대상으로 여성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삶을 찾는 강의, 나를 위한 꽃다발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맘카페에도 홍보하고, 월곶 엄마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여기까지는 시흥시와 같이 했다. 

운영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된 엄마들은 자생적으로 ‘월화수(월곶맘의 화려한 수다)’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우리는 모임을 카페에서 진행하시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커피를 대접한다. '월수금'의 어머니들은 아이들 옷, 서적, 장난감을 나누는 플리마켓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진행했고, 수익이 났는데 미(비)혼모 시설에 기부했다. 그리고, '월곶 엄마들을 위한 영화제' 운영과 '시민제안 아이디어 공모전'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다. 우리는 서류 작성 같은 것들만 조금 도와드렸다. 월곶이 더살기 좋은 곳이 되려면 주민들의 역량이 올라가야 하고 그래서 주민 자치 활동이 많아져야 한다. 단지 사회적인 의미에서 뿐이 아니라,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에게도 주민들은 소중한 소비자이고 참여자여서 주민 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Q 동네가 좋아지면 임대료가 오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전형적인 관광지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거 같다.
A 월곶은 20년 전 관광지로 개발하려고 했던 매립지다. 한때 잘나가는 관광지였을 때 해안도로 주변에 횟집이나 노래방이 많았고 이 일대가 마비될 정도로 차가 많았다. 그말은 주민의 입장에서 살기 좋은 곳은 아니라는 것이다. 관광지가 되는 것은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균형이 중요하다. 우리의 매출의 절반은 주민으로부터, 나머지 절반은 외부로부터 들어왔으면 좋겠다. 

동네가 살기 좋은 동네가 되어갈 수록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것에 대한 고민이 있다. 그래서 자산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개인의 소유도, 외부의 투기 세력도 아닌, 주민들의 소유의 부동산 가격이 좀 오른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쇠퇴하거나 낙후된 지역을 개선, 개발하면, 주변 환경이 더 쾌적하고 편리해지는 긍정적인 요소가 분명 있다. 하지만, 이 긍정적인 요소가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정적인효과는 공간 이용자가 즐기지 못하고 쫓겨나는 것이고 이것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월곶에 맞게 월곶주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 서울의 핫한 곳처럼 크고 인테리어 잘 되어있기 보다 동네에 맞게 적정한 수준의 공간들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Q 지역을 선택하여 창업의 방식으로 지역재생을 시도하고 있는데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A 요즘 재생, 로컬, 이런 말들이 나온 이유는 결국 개인에 대한 문제, 인문학적 고민에 서부터 시작한 것 이라 볼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고민, 어떤 삶을 살 것 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나중에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면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 대부분 청년 대상의 지원 사업들은 청년들의 아이디어 발굴 수준에만 그친다. 그들이 왜 이런 시도를 하는지 묻지 않고, 무엇이 지역에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고 돕는 것이 부족하다. 그래서 사례를 잘 만들어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야 더 확산될 것이라 생각한다.

 

Q 청년기업 빌드가 지속가능하기 위해, 또 자산화를 확산하기 위해 더 키워나가야 할 전문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내가 생각하는 전문성이란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이해력이다. 공간을 예쁘게 만들기보다 그 공간에 누가 오는지와 누가 운영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버티는 힘이 필요하다. 공간을 운영해보니 공간 운영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육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돈이 충분하지 않아도,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다. 그래야 확산이 된다. 하지만, ‘역시 사업은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때도 있다. 초기 멤버들이 빌드에 시간을 아주 많이 쏟아서 이제서야 유지되기 시작했는데 이 방식 그대로 확산되기 어렵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이 과정을 도와주는 에이전시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의 시작이 월곶에서 이루어지면 좋겠다. 

 

Q 빌드가 생각하는 자산화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을 검토하고 있나?
A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이용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부동산을 소유하고, 그 안의 콘텐츠를 소유하는 ‘오너쉽’을 가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자산화가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산시 영도구가 소유한 게스트하우스를 주민이 운영하는 주민협동조합이 사고, ‘공유를 위한 창조’가 운영하고 있다. 투자자에게는 숙박권을 주는데, 민간이 단순한 부동산의 소유자 아니라 서비스의 이용자로 참여한다. 우리도 키즈 카페는 정기권으로 선 결제해서 운영해볼까 생각한다. 리워드 설계를 정기권으로 해서 사용 지분을 주민에게 주는 것. 그것 또한 자산화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산화가 지나치게 부동산 소유의 관점으로만 접근되는데 이렇게 이용과 사용권에 대한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싶다. 그리고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어서 시민자산화를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려는 계획이 있다. 주민들이 지분의 절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면 별도의 법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Q 시민자산화에서 우선 개선되거나 지원해야 할 제 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우리가 시흥시랑 맺은 협약도 느슨한 협약 정도다. 구체적으로 시흥시가 무엇을 할 것 인지 명확하지 않다. 빌드와 주민들이 매입해야 하는 시점이 오게 될 텐데, 이때 우리에게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는지, 이전할 거면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지 아직 제도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행정이 직접 운영하기 어려운 공간이라 해도, 누군가가 운영하게 된다면 지금은 특혜 시비가 있을 수 있고, 법・ 제도적으로 절차가 막혀있다. 비어있는 공유재산을 잘 활용하수 있도록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Q 마지막으로 월곶에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월곶에 조성된 지금의 주거지역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매립지였던 곳이라 여기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없다. 그래서 우선은 월곶 사람들이 정주 의지를 갖게 도와야 하고 이런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내 고향이라는 생각을 하고, 우리 집이 있는 곳으로 여겨져야 지역민의 힘에 의해 지역이 바꿀 수 있다. 그러려면 기본적인 주거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적어도 동네에 꽃집 하나, 책방 하나, 실내 놀이터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 지역에 맞게, 지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공간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

 

※ 이 글은 <사회적 부동산 공유 프로젝트 RE: COMMONING>사례보고서에 실린 글의 일부를 (사)나눔과 미래의 동의를 얻어 발췌 수정한 것입니다.

 

자료제공 나눔과미래 | 정리 송소연  sysong06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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