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빗투게더 협동조합, 왜 '지역자산화'로 뭉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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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투게더 협동조합, 왜 '지역자산화'로 뭉쳤을까?
[사회적 부동산 ①] 젠트리피케이션의 중심에서 시민자산화를 외치다
  • 2019.02.14 19:39
  • by 자료제공 나눔과미래 | 정리 송소연

요즘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1순위는 ‘주님 위에 건물주님’이라고 한다.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부동산(Real Estate). 부동산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간에서 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삶의 가치가 축적된다. 함께 만들어 낸 가치는 공유되어야 하지만, 보통 사적으로 독점되거나 국가적으로 통제되곤 한다.

부동산이 다시(RE) 공유자산이 되어 모두가 소유하고 관리한다면? 주민이 주인인 마을, 시민이 주인이 되는 도시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리커머닝(RE: COMMONING)은 부동산(Real Estate)을 다시(RE) 공유재로 만들자는 프로젝트다. 또한, 함께 가치를 공유하는 경험인 동시에 일상 속에서 민주성을 구현해 보려는 사회적 실험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도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부동산’을 라이프인에서 소개해 본다. 

 

문화예술 및 다양한 시민활동들이 이루어지며 독특한 지역문화를 형성하던 ‘마포구’는 현재 서울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이다. 마포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우리동네나무그늘협동조합,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삼십육쩜육도씨 의료협동조합은 지역자산화로 이러한 문제를 '시민자산화'로 풀어보고자 했다. 그리고 '지역'주체와 함께 하기로 했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모았고 해빗투게더 협동조합이 설립했다. 해빗투게더 협동조합의 박영민 우리동네나무그늘 협동조합의 상무이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Q 해빗투게더 협동조합이 궁금하다.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A 해빗투게더 협동조합은 ‘우리동네나무그늘 협동조합’과 ‘삼십육쩜육도씨(의료생활협동조합)’, ‘홍우주(홍대앞에서 시작해서 우주로 뻗어나갈 문화예술 사회적협동조합)’이 힘을 합쳐 시민자산화를 추진하기 위해 만든 (일반)협동조합이다. 2016년 5월, 시민자산화에 대한 스터디모임부터 시작해왔다. 해빗투게더협동조합은 현재 8명의 발기인이 있으며, 추후에 주식회사로 주민들과 함께 소유하는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Q 자산화라는 어려운 과정을 시도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같다. 어떤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나?
A 한 단어로 말하자면 ‘위기감’이었다. 2015년부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었던 것 같다. 마포도 마찬가지고. 36.6도씨는 홍대에서 밀려나서 연남동으로 이주했었는데, 최근에 대흥동으로 다시 이주하게 되었다. 홍우주는 홍대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만든 협동조합이다. 지역특색인 공연장도 없어지는 상황에서 홍대의 개성을 없애고 오히려 임대료 상승을 가중시키는 관광특구 추진 과정에서 고민이 컸고, 우리 모두 활동해온 공간에서 원치 않게 쫓겨난 공통의 경험이 있었다. 

 

(사진출처-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홈페이지)

 

마포 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 정작 마포에서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높은 임대료, 주거 비용에 대한 문제 인식이 있었고, 당사자들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서 일부 지역에서는 구청과 협력해서 자치구 내 유휴 공간 활용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마포구는 그럴 만큼의 구정 거버넌스가 발달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었다. 

 

Q 위기의식이 컸던 것 같다.
A 그렇다. 자본과 행정 권력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기분이었다.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있고,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돈으로 마포 내에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곳은 점점 없어지고 있다. 마포 자이가 한 달만에 4억이 올랐다고 한다.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고, 나중에 상가로 또 임대료 상승효과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 또한 자산화에 대해 이야기는 하지만 실행에 있어 더디고, 공공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지역의 여러 단체들과 적극적인 거버넌스를 맺고 있지 않고 있었다. 마포의 경우 오히려 시민사회를 견제하는 일들도 종종 있었다.

 

Q 자산화 과정에서 행정의 협력 방식에 대한 문제는 무엇인가?
A 근본적으로 토지를 행정이 가지고 민간이 위탁 운영만 하게 되면, 소위 말해서 시민력이라고 불리는 민간의 역량은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직접 소유하고, 운영 해보고, 경험 해봐야 우리도 역량을 쌓지 않겠나. 그래야 마포 내에서도, 또 밖으로도 확대가 가능 하다고 본다. 그런점에서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길게 보면 이런 방식이 더 임팩트 있고 오래 간다.

 

Q 이 결론에 이르기까지 추진과정에서 가장 힘이 되었던 것은 무엇인가?
A 자산화 연수가 큰 힘이 됐다. 영국에 가서 보니 관련 제도도 필요하고, ‘우리도 목소리를 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와 문화적, 사회적으로 큰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안 된다고 할 게 아니라, 적어도 런던은 왜 이런 제도가 생겼고, 우리는 어떤 제도와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게 학습이 되었다. 이걸 토대로 공론장 등에서 이야기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이전보다 언론에 시민자산화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고, 아이비하우스 펍이라든지, 로컬 임팩트라든지, 새로운 개념에 대해서도 조금씩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 같다. 

 

아이비하우스 펍은 영국 최초의 지역공동체 가치자산으로 등록 됐다. (사진출처- 아입하우스펍 홈페이지 www.ivyhousenunhead.com)

 

이걸 실제 변화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제도와 재단이 필요하고, 기금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논의가 한 단계 넘어갔다. 우리는 세 협동조합이 매주 화요일 12시부터 2시까지 모임을 가진다.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무법인 태평양을 만나 자문을 받는다든지. 부동산 검색도 하고, 자료도 찾아보고, 하나 하나씩 알게 되었다. 조금씩이라도 내용을 습득했다. 우리가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컨설팅을 받고 또 직접 경험하면서 배우게 되었다. 이전에 몰랐던 단어, 개념, 제도를 알고, 소화시키고 사람들한테 이야기하면서 또 더 익히게 되었다.

 

Q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인 것 같은데 조급한 마음이 들지 않는가?
A 부동산계약의 특성상 고민하다가 물건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마음이 들어서 마음이 조급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매입 전 조직설립 인가도 받고 등기도 내야 하고, 우리는 향후 시민투자를 하기 위한 주식회사를 설립해 배당할 계획도 있어 이 재무적 구조를 짜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적은 돈이 드는 것이 아닌데 서둘렀을 때 실제로 시민의 펀딩을 받아낼 수 있는가 충분히 고민해야 했다. 지금 단계에서는 세 개 조합원들의 참여를 촉진하고, 지역 차원에서 설명회나 간담회를 하며 지역민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 과정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오히려 차분해져 진지하고 충실하게 진행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Q 세 개의 조합이 함께 하니 규모가 꽤 클 것 같다. 참여자가 얼마나되는지, 어떤 이유로 참여하게 되는지 궁금하다.
A. 조합원 숫자는 약 1,200명, 세 곳을 합치면. 500명이 평균 100만원씩 출자하는 게 목표다. 근데 새롭게 설립한 조합에 기존 조합원의 조합원도 아니고 마포에 살지 않는 사람들도 참여하고 있다. 모두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도 겪어본 문제’라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식의 자산화 시도가 없었으니까 이익을 보진 않아도 하나의 선례로 잘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응원하는 마음으로 동참하는 것 같다. 세 조합이 시작했지만 ‘지역’자산화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 공간의 지역성을 살리고 싶기 때문이다. 

 

Q 현재 의사결정 구조나 배당구조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가?
A 자산화TF는 조합 당 1명씩, 총 3명이다. 각 조합 내에서 공유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지금은 자산화를 추진하는 과정 초기니까 논의와 결정을 각 조합과 해빗투게더협동조합 이사회에 한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총회를 정말 총의를 모으는 자리로 만들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멤버십, 리워드, 배당, 새로 입주할 단위, 계약, 기간 등의 설정은 TF가 일임 받아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그 이후에 다시 각 조합과 해빗투게더협동조합 공론장에서 의견을 묻고, 실무 집행하면서 밀고 나가는 과정으로 진행될 것이다.

배당은 조합원들한테는 2% 수준으로 할 계획인데 현금으로 배당하지 않을 생각이다. 우리는 히트코인이 라는 이름의 일종의 멤버십을 만들고, 히트코인으로 배당 할 것이다. 히트코인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만든 공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음식과 음료와 같이 구입하는 비용, 그리고 공간 대관 비용도 히트코인으로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오히려 이런 방식들이 조합원들이 배당의 효과를 더욱 느낄 수 있고, 만족감도 높일 수 있으며, 공간 내에 입주한 사업장들은 수요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발행한 히트코인의 양을 알기 때문이다. 이는 곧 멤버십 기반의 경제 활동을 실험하는 시도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고, 확장할 수 있는 모델은 무궁무진하다. 

 

Q 해빗투게더의 자산화 핵심 전략이 시민자산화에 대한 공론화라고 생각한 것인가?
A 그렇다. 사람들에게 어필하는데 힘을 쓰려고 했다. 시민자산화에 대해서 사람들과 접점을 만들고 참여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산화에 대해 충분히 알리고 이해가 높아지면 함께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 참여로 매입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빗투게더협동조합은 출범한지 지금 한 달 됐는데 4,700만원 정도가 모였다. 이만큼 왔으면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과 지지를 받은 것 같다. 앞으로 더 대대적이고 본격적으로 공론장을 열거나 펀딩을 하면 잘 되지 않겠나. 물론 시간을 걸리겠지만 잘 준비하면 확산되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에겐 홍우주가 있다.(웃음) 다양한 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이 많아서 재미있는 기획을 통해 펀딩을 받아보려 한다. 그리고 우리의 공론화 목적은 자금 펀딩도 이유의 하나지만, 자산화를 함께 논의하고 공간을 같이 만들어갈 파트너를 찾고자 하는 것도 있다.

 

Q 지역의 파트너와 자산화를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해빗투게더협동조합이 생각하는 자산화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현재 조합 내에서 운영되는 모임들 중에 지역에서 진행되는 비슷한 주제의 모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채식 모임, 영화 모임, 젠더 모임이나 관련 강의 같은 것들부터 함께 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 공간에서 펼쳐지는 활동, 가치 생산에 대해서 같이 기획 할 수도 있고 함께 진행하면 규모도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하에서 홍우주가 공연을 진행하고, 1층의 식당은 나무그늘 운영하는 식으로 기능적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 연계가 될 수 있는 나름의 정체성과 그 전체를 관통하는 문화를 만들고 거기에 맞는 파트너들이 함께 융화되는 것을 협업이라고 말한다. 

 

나무그늘 협동조합(사진출처-나무그늘 협동조합 페이스북 페이지)

 

이 공간이 뿜어내는 그 어떤 것이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사람들과 하루 종일 즐길 수 있고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담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싶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과 오너쉽을 함께 구축하고 싶다. 우리 스스로. 정치든, 경제든. 공간을 물적 토대로서 기능을 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이것을 기반으로 소위 지역의 힘을 발산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광의의 자산화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 공간, 지역의 재단과 같이 재원을 담는 그릇말이다. 우리의 공간을 만드는 이것 자체가 혁신이다. 우리의 철학과 가치, 대안을 제시하고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산시키고 싶은데 적어도 안정적인 자기 공간이 있어야 이것이 이루어진다. 나아가 지역에 대한 오너쉽이 있어야 그것이 실현된다고 본다.

 

Q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정잡쓰(정문식 홍우주협동조합 이사장)하고 이야기 하는 건데, 현 상황에 대해서 한탄 하면서도, 좌절과 희망 사이에서, 계속 나아가는 이유는, 우리가 이 공간의 문제를 풀지 못하면 미래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 미래는 나 뿐 아니라, 마포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나아가 마포구 자체도 해당되는 것이다. 물론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출 받는 것부터가 그렇다. 몇 십억씩 만들어낸다는 것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제발 하나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고 그만큼 나는, 우리는, 절박하다. 그래도 좋은 동료들이 있어. 해내고 싶다. 절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잘 하고 싶다. 아주 재밌게 말이다. 


※ 이 글은 <사회적 부동산 공유 프로젝트 RE: COMMONING>사례보고서에 실린 글의 일부를 (사)나눔과 미래의 동의를 얻어 발췌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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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나눔과미래 | 정리 송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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