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의 핵심은 '주민에 의한 지역의 지속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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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의 핵심은 '주민에 의한 지역의 지속가능성' 
'캠프X사회적경제 톺아보기' 강좌 4회 리뷰
  • 2023.07.06 15:50
  • by 정화령 기자

필리핀의 도시 빈민 지역인 타워빌과 소수민족 농촌지역 딸락주 산호세시에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자립을 돕는 국제개발협력NGO 사단법인 캠프는, 지난 6월 9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시에 '캠프X사회적경제 톺아보기' 강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1~3회차 강의에서는 ▲사회적경제가 꿈꾸는 사회 ▲국제사회에서 사회적경제에 관한 시선 ▲비영리단체와 사회적경제의 협력을 다루었다. 그리고 4, 5회에서는 지난 10여 년 동안 필리핀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다져온 캠프의 사회적경제 모델을 분석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익팅 로고. ⓒ캠프
▲사회적기업 익팅 로고. ⓒ캠프

지난 6월 30일에 진행된 '캠프의 1기 사회적경제 사례 연구'에서는 (사)커뮤니티매핑센터 이사인 김영석 캠프 이사와 캠프 이철용 대표가 함께 캠프의 초기 활동 내용과 '여성사회적기업 익팅(Igting) 봉제센터와 보건 사회적기업'을 중심으로 한 사례 발표를 진행했다. 

 

이철용 대표는 2006년 마닐라에서 처음 현지 빈곤층 생활을 접하고 쓰레기 매립장 지역인 톤도(Tondo), 나보타스(Nabotas)에 자리잡고 현지 NGO를 도우며 지냈다. 큰 태풍 이후 필리핀 정부에서 개발 가치가 있는 도심지에서 빈곤하게 지내는 주민들을 외곽으로 강제 이주시켜 생존의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보고, '한신대학교 지역발전센터'와 함께 지역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주민이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지역 내의 갈등을 피하고자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는 수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그리고 필리핀 국립대학교 지역개발학과 교수진의 도움으로, 장기적으로 지역에 필요한 사업들을 주민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From the Community. With the Community, For the Community'라는 미션을 세웠다. 

▲ 캠프의 조직 미션.
▲ 캠프의 조직 미션.

 

현지 조사로 빈곤한 마을의 경제주체 중 97%는 여성으로, 남편은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상태임을 파악했다. 여성들은 아이들의 교복 만들기를 위해 봉제 사업을 시작했는데, 봉제교육과 더불어 지역 문제를 스스로 토론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발했다. 이 대표는 "지역 문제를 토론하고 대응 방안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처음에는 아무 말 하지 않던 여성들이 점차 마음을 열고 자신을 드러냈다"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조직의 형태를 갖추고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 후 필리핀 정부의 기술 교육 기구인 'TESDA(Technical Educaation And Skills Development Authority)'와 연계하여 봉제 기술 교육으로 지역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충분히 일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같은 외부인이 많이 개입하지 않고 주민이 직접 주도하여 리더십을 키우는 일"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일하는 현장 외에도 생활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자주적으로 해결하도록 외부 인권 전문가나 금융 전문가를 모시고 인권 교육 및 가계 경제 관리 교육도 진행하며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제적 문제만큼이나 심각한 것이 보건 시설이 없어 마을 주민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였다. 주민 10만 명이 거주하는 마을에 보건 시설이 전혀 없이, 시청 소속 의사가 월 1회 방문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클리닉코뮤니다드(KLINKOMUNIDAD)를 디자인했다. 초기에는 의사와 조산사, 봉사자 등 외부 지원으로 운영했으나,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지역에서 간호사나 의사를 진로로 희망하는 사람들을 모아 자원봉사자로 양성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캠프의 지원이 필수적인데, 그렇게 되면 지원 종료 후에 운영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민들이 외부에 있는 의료기관에 대중교통을 타고 방문하기가 매우 어렵고, 대부분 사고가 발생하는 밤에는 긴급 치료가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영석 이사는 '커뮤니티 매핑' 작업을 진행했다. 수만 개의 가구가 박스처럼 붙어있는 타워빌 지역을 단위별로 구분하고, 훈련된 자원봉사자가 가정마다 심장질환‧고혈압‧당뇨‧폐질환 등을 지도에 표시하고 상시로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이 또한 지역에 외부 자원이 끊겼을 때도 주민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방법을 고안하여 개발했다.

 

▲ '캠프X사회적경제 톺아보기' 4차 진행 화면. ⓒ온라인 갈무리

강의 후에는 국제개발 현장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온라인으로 참여한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주민을 설득했던 과정, 팬데믹을 겪으면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다음 강좌는 7월 7일 금요일 저녁 7시에 열리고, 마지막 세션으로 지리학 박사인 캠프 엄은희 이사가 '캠프의 사회적경제 모델 변화'와 '농업사업 중심 사례 연구'에 대해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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