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원제는 '地球から愛される「食べ方」 この星を貪らない生き方「ヴィーガン・ライフ」入門' 직역하면 [지구로부터 사랑받는 '식생활'이 지구를 해치지 않는 삶의 방식 '비건 라이프' 입문]이다. 책을 번역한 iCOOP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아이쿱생협) 번역 모임 연리지에서 책을 읽고,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함축해 새롭게 제목을 붙였다. 채식에 관심은 있지만 막상 시작하기 어려운 사람들, 그리고 채식을 시도는 해봤지만 어려워서 포기한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한다. '미완성이어도 괜찮다'라고.
저자 후카모리 후미코는 의사이지만 이 책은 의학적 지식보다는 저자의 경험과 영양학을 토대로 정리된 내용이 많다. 그래서 채식이 신체에 작용하는 의학적 원리나 연구 결과를 기대하고 읽는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환경‧스포츠‧역사‧영양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채식에 대해 다루면서, 쉽고 부담 없이 채식과 그중에서도 엄격하게 채식을 지키는 '비건 라이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비건은 식사뿐 아니라 생활에서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동물을 원료로 한 물건 및 동물 실험 개발품도 마찬가지다. 그 과정에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는 동물에 대한 윤리적인 이유에서 비롯되어, 저자는 비건을 '삶의 방식이자 철학'이라고 강조한다. 삶의 방식은 언제나 절대적이지 않다. ▲식단에 평소보다 채소 늘리기 ▲고기 메뉴 줄이기 ▲일주일에 하루 고기 없는 날 등 저자는 소소한 실천 방법부터 제안한다. 걸어가는 방향이 중요하지, 빨리 가라고 재촉하지 않아 읽는 입장에서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개인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비건을 택하지만, 결국 지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저자는 공장식 축산으로 벌목과 환경 파괴, 토양 침식, 이산화탄소 배출이 심각해지고 물 부족과 야생동물 멸종으로도 이어진다고 심각하게 경고한다. 특히 이 점에서 '나와 지구의 건강'을 위해 활동해 온 아이쿱생협 활동가들의 눈에 띄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비대면으로 함께 번역을 마쳤다.
연리지는 2005년 결성되어 주로 생협 활동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나 자료를 번역해 왔다. 그러다 지난 2021년 음식물 쓰레기와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실천 방법을 다룬 영화 <모따이나이키친>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아이쿱생협 조합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까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했다.
빛고을아이쿱생협 이사장인 연리지 김미애 대표는 "이번에 출판한 '미완성 채식도 괜찮아' 역시 기본적으로는 아이쿱생협 정책을 반영해 활동가와 조합원에게 도움이 되고 일반 시민들도 채식을 부담 없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채식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삶의 방식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작가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단순히 내 몸만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환경까지 고려한 생활방식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채식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자 제목을 붙였다며, '채식은 어렵지 않을까? 하고 망설이는 사람, 나도 채식을 해볼까? 생각하는 사람, 좀 더 건강해지고 싶은 사람 등 누구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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