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주민과 이익 공유할 방법 만들면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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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 주민과 이익 공유할 방법 만들면서 가야"
[환경의 날] 정의정책연구소 김병권 소장 인터뷰
  • 2020.06.05 12:02
  • by 김정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등에 '그린뉴딜'에 관한 합동 서면보고를 지시하면서 '그린뉴딜'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달 1일에는 제6차 비상경제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한국판 뉴딜'에 대해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을 양대 축으로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그린뉴딜의 개념과 방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3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에서 2050년까지 서울을 넷제로(Net Zero, 온실가스 순배출량 '0'으로 탄소중립)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사실 그린뉴딜은 세계적으로는 이미 뜨거운 관심사다. 2018년 그레타 툰베리의 '학교 파업'으로 시작된 '탈탄소로의 급격한 전환'에 대한 높은 관심은 미국의 그린뉴딜 결의안 채택과 유럽연합(EU)의 '유러피언 그린딜' 합의로 이어졌다. 대한민국의 그린뉴딜도 현재 진행형일까? 서울시협치자문관 시절부터 '탄소없는도시'를 제안해 온 정의정책연구소 김병권 소장은 "우리나라는 목표 수정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프인은 5일 환경의 날을 맞이해 김 소장에게 진정한 그린뉴딜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물었다.

▲ 정의정책연구소 김병권 소장 ⓒ라이프인
▲ 정의정책연구소 김병권 소장 ⓒ라이프인

정의당의 싱크탱크인 정의정책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어떤 계기로 시작된 것인가?

2017년 서울시 협치자문관으로 일하던 시절 '탄소없는도시'를 제안했었다그때는 잘 공감이 안됐었다. 일부 학계를 중심으로 차세대 미래산업, 디지털보다는 녹색전환으로가는 게 생태문제를 고려할 때 더 바람직하다는 논의를 하는 정도였다. 2018년 무렵부터 그린뉴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지금보다는 위기의식 정도가 굉장히 약했다. 그러다 2018년 그레타 툰베리의 '학교파업'(등교를 거부하고 환경에 대한 변화를 주장했던 시위)으로 반향이 커졌다. 2018년은 여러모로 특별했던 해다청소년 기후활동가의 등장에 이어 11월에는 오카시오 코르테즈라는 20대 의원이 미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린뉴딜'이 정책용어로 회자된 것은 코르테즈와 에드워드 마키가 제출한 그린뉴딜 결의안 때문이다.

거기에 우연찮게 작년부터 민주당 경선 시작되면서 조바이던을 포함한 샌더스 등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들이 공약에 그린뉴딜을 넣겠다고 얘기하면서 커진 것이다. 미국, 영국 등의 녹색당 등 일부에서 이미 해 온 이야기지만 주류집단에서 파급력을 가졌던 것은 툰베리와 코르테즈, 두 사람의 역할이 크다. 마지막 결정타는 작년 말 유럽연합이 '그린딜'을 채택한 것이다. 그렇게 할 동안 한국은 별로 진행된 것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그린뉴딜'과 관련해 같이 일하자는 제의가 있었지만 서울시협치자문 일을 하고 있어서 못해오다 작년 8월 심상정 대표가 그린뉴딜 경제위원회를 만들 건데 참여해달라고 요청이 왔다. 그때 '그린뉴딜을 정치적으로 얘기할 수 있겠구나' 해서 이 자리로 오게 됐다내 인생에 당적이란 걸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웃음) 그런 계기로 정의당에서 일하게 됐다.

문 대통령 3주년 기념사에 그린뉴딜 이야기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예상했나?

'했으면 좋겠다' 했지만 총선 끝나고 나서 한국판 뉴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전혀 언급이 없어서 '물 건너 갔나 보다' 했었다. 그런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그린뉴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내가 보기에는 지자체의 움직임을 전격적으로 수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당의 일부 의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고. 서울시나 경남 등 주요 지자체에서 정책 채택 의지를 보이다 보니 그 부분 전격적으로 수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그린뉴딜이란 대체 무엇인가? 환경정책인 것 같기도 하고 경제정책인 것 같기도 하다. 복지 정책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한마디로 하면 환경정의와 경제정의가 통합된 것이다. 거기에 사회정의가 더해졌다고 볼 수 있다. 내 표현으로는 특정분야 정책이라기보다는 '우산정책'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일종의 프레임 같은 것이다.

한가지 유의할 것은, 오랜 시간 동안 기존의 정책적 사고방식 안에 경제냐 환경이냐가 선택의 문제인 것처럼 되어 있어,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다. 한국에서 '선 성장 후 분배'가 계속되면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환경은 좀 참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해왔다. 개발도상국에서 중진국 갈 때까지는 환경 나빠진다는 전제가 있었고, 선진국으로 가면 개선될 것이라는 가설이 있었던 거다. 그러다 보니 경제정책자들에게 환경정책이란 피하고 싶은 것처럼 인식된 것이 있다.

반대로 환경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탈성장해야 한다고 한다. 환경정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경제성장은 환경 망치는 주범이니 당연히 탈성장해야 했다. 2개가 하나로 통합되는 것은 몹시 어렵다.

그런데 그린뉴딜을 얘기하는 순간 경제정의와 환경정의가 따로 가지 않는다고 전제하는 것이다. 무슨 정책이냐고 물으면 둘 다다.

언제부턴가 모든 일자리 정책에 '딜(deal)'자를 붙이더라. 원래 루즈벨트 시절의 뉴딜은 그런 것 아니었다. 2개로 쪼개진다. 1기 뉴딜은 지금 흔히 생각하는 뉴딜이다. 일자리 만들고 경제 부양시키는 것 말이다.

2기 뉴딜은 좀 다르다2기 뉴딜 시절에 미국의 사회보장정책 처음 윤곽이 만들어졌다. 그전까지는 4대보험 그런 개념이 없었다.

딜이라는 것은 거래, 계약이다. 정확히 뉴딜이라면 기존과 다른 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기존과 다른 사회계약을 맺는 것이다. 그래서 복지, 사회보장, 힘의 관계 재조정이 뉴딜 안에 들어와야 한다. 경제문제는 물론이고, 불평등에 관한 부분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일자리 정책으로 봐서는 안 된다.

정부가 추진할 그린뉴딜이 원래 그린뉴딜 의미에 잘 부합하는 안으로 나올 것으로 보나?

2009년의 '녹색성장'과 별로 다르지 않은 버전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그 당시와는 12년의 갭이 있다. 기후 위기에 있어서는 굉장히 큰 시간이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총회가 송도에서 열릴 당시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이 올라가면 회복 어렵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공포마케팅처럼 느껴지겠지만, 실제 많은 기후학자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제단체에서 합의하는 것이 2030년까지 지금의 배출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감축하자는 것이다녹색성장 당시에는 그 정도 위기의식은 아니었다.

그린뉴딜을 위한 모든 정책은 탄소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목표에 기여해야하는데 그렇게 짜지고 있나. 그냥 친환경적 공공사업이 아니라 탄소배출 줄이기 위한 100가지 방법이 있다면 그걸 다 넣어야 그린뉴딜이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은 10년 뒤 탄소배출량 절반 감축을 공식 목표로 삼은 적도 없다. 지금의 20% 정도를 줄이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다른 나라 그린뉴딜의 모든 정책은 10년 안에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30년까지 절반 못 줄이면 그 이후에는 넷제로(Net Zero, 온실가스 순배출량 '0'으로 탄소중립)가 안되기 때문이다. 목표 자체를 수정해야만 한다. 그것이 아주 중요한 문제다.

목표는 10년 안에 전기를 다 재생에너지로 쓰는 것이다. 전기는 100% 태양과 바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그린뉴딜 결의안을 비롯한 많은 그린뉴딜 목표가 그렇다. 평균적으로 57% 정도는 바람과 태양으로 전기생산을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우리는 20%의 재생에너지 쓰는 것이 목표다. 목표 자체가 잘못돼 있다. 그러다 보니 위기의식이 상당히 적다. '좋은 거니까 한다'가 아니라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해야 한다.

10년 안에 절반 하려면 지금 배출하는 탄소량을 매년 7%씩 줄여야 한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적으로는 8% 정도 탄소배출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내년에 코로나19가 또 나와서 회복이 안 되면 목표 달성할 수 있다는 얘기지.

이 얘기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면, 소비를 줄이고 경제활동을 줄이면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어마어마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린뉴딜을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그냥 줄이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을 기술혁신이나 삶의 방향을 바꿔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뉴딜을 통해 그것을 하자는 것이다.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 탄소배출 줄일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우리는 "있다"고 답하는 것이다.

▲ 김병권 소장은 우리나라의 제대로된 그린뉴딜 목표설정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프인
▲ 김병권 소장은 우리나라의 제대로된 그린뉴딜 목표설정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프인

그런데 정말 그렇게 빨리할 수 있을까?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지만 아직은 열려있다. 하지만 그냥 환경 캠페인 같은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산업 자체가 통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납 성분이 인체에 해롭다는 것이 문제 되면서 생산 과정에서 납성분 포함된 것이 판매 못 하게 되지 않았나. 한때는 프레온가스도 썼지만 이제 안 쓴다. 하지만 우리 경제활동에서 탄소를 쓰지 말자는 것은 이것처럼 쉽지가 않다. 라이프스타일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렵다는 것이기는 하다.

그린뉴딜은 '급격한' 전환을 이야기한다. 어떤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인가?

점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80년대 말부터 했으면 점진적으로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선택지가 사라졌다.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힘든 부분도 있다. 파리 이달고 시장은 파리 시내 주차장 6만 개를 없애버리겠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 회의에 가면 늘 나오는 것이 주차와 쓰레기 문제인데 주차할 곳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주차장을 없애버리고 쓰레기를 안 나오게 하는 것이다. 정책 접근의 컨셉트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주택의 예를 들어보자. 주택은 에너지를 많이 쓴다. 한국에는 2천년대 이전에 지어진 주택이 절반가량 되는데 이들의 에너지 효율 기준이 아주 최저선이다. 그걸 다 바꿔야 한다. 70년대 새마을운동 하면서 지붕개량했던 것보다 더 크게 해야 할 수도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전부 없애고, 태양과 바람으로 한다면 서울의 웬만한 건물 지붕에는 대부분 태양광 판 있어야 할 수도 있다자동차는 전기차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도로 절반은 자전거에 양보해야 한다.

이걸 시장매커니즘이나 개인이 할 수는 없다. 규제도 해야 하고 충전소도 만들어야 하고, 신축건물 에너지 효율 적정 공급 등 규제도 만들어야 한다. 전기차 보조금 인센티브 주고. 그야말로 입체적으로 모든 정책이 투입되지 않으면 못하는 것이다.

정부가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추진할 수 있을까?

부담에 대한 감당을 안을 사람을 찾기는 어렵지. 그런 사람 찾는 것보다는 누군가는 기꺼이 부담을 안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빠를 거다.

시민사회의 일치된 보이스가 필요하다. 사실 이게 여기까지 온 데에는 툰베리가 혼자 했으면 소용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호응이 엄청났다. 어린 학생 얘기 들으려고 유엔에서 초청하고 다보스포럼 초청하고 거기에 사람들이 귀 기울였다.

그런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 코르테즈도 혼자 한 게 아니라 당선 전부터 선라이즈 운동이 있었고당선 직후 낸시 펠로시 국회의장실 점거하고 강하게 농성을 하는 과정에서 세게 발언할 수 있는 근거가 만들어졌다.

한국은 미세먼지에 대한 문제의식은 좋은데 아직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조천호 박사(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얘기처럼 미세먼지가 폭력배 정도라면 기후변화는 핵폭탄이다. 인식이 거기까지 점핑해야 한다.

미세먼지 정책에서 가장 나쁜 게 공기청정기 아닌가?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면서 있는 사람이 살 방법은 만들어놓은 것이다. 기후위기도 그렇게 되면 안 된다.

▲ 정의정책연구소 김병권 소장의 책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맞선 그린뉴딜'.
▲ 정의정책연구소 김병권 소장의 책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맞선 그린뉴딜'.

3월에 출간된 책의 제목이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맞선 그린뉴딜'이다. 공기청정기 이야기처럼 기후위기, 그린뉴딜과 불평등에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전 세계 79억 인구가 있지만 탄소 배출에 대해서는 상위 10%가 거의 절반 이상의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한 해 13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아프리카 사람들은 한해 3톤도 안된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열심히 해봐야 소용없는 것처럼 개인이 아닌 기업이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기업이 시장경제에서 자발적으로 하기는 어렵다.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아주 큰 기업들이다. 금융자산도 마찬가지다. 유정, 가스에 투자 엄청하는데 탄소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려면 이들이 이미 투자한 돈의 84% 정도를 땅에 묻어야 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데 자발적으로 하긴 어렵다.

개인 소비자 캠페인으로 안되고 기업이 하기 어려우면 남는 것은 국가다. 국가가 대규모 공공투자를 통해서 10년 동안 국가가 이니셔티브(주도권)를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 그러면 "누가 총대 멜 건데?"에 대한 대답이 나오는 것이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준전시상태라고 말하지만 이미 작년부터 그린뉴딜에서는 "전시상태에 준하는 상태로 그린뉴딜해야 한다"고 했다.

어떻게 하다보니 코로나가 기후위기와 닮은 점이 많이 발견된다. 그중에서도 국가가 할 일이 에너지, 교통, 주거를 싹 바꾸는 작업이다. 이것에 손대지 않으면 안된다. 핵심 컨셉 중 하나는 십 년 안에 화력발전 셧아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계획으로는 30% 이상의 화력발전소가 십 년 후에도 돌고, 새로 짓고 있는 화력발전소도 있다. 이걸 십 년 안에 제로 수준으로 셧다운 할 수 있나? 이미 유럽 일부 국가는 50%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올려가고 있다.

우리는 갈길이 굉장히 멀다. 그러니 기후악당국가라는 말도 나온다(한국은 2016년 기후변화 전문 온라인 언론 '클라이밋 홈 폼'에 의해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세계 4대 기후 악당국가 중 하나로 꼽힌 바 있다).

우리나라 차가 2,300만대인데 거의 다 내연기관이다. 국제 기준에 의하면 700만대 이상 전기차로 바꿔야 한다전기차로 바꾸거나 차를 줄여야 한다. 이렇게 하면 2030년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서울이 아닐 수도 있다.

코로나와 마찬가지로 기후변화도 약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염병을 포함한 모든 재난은 불평등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않았나? 비대면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피해가 가장 크고, 건강뿐 아니라 소득 면에서도 피해를 본다.

더 절박한 것은 기후위기다. 경제적 약자들에게 피해가 더 많이 간다. 자기 책임이 많지도 않은데 피해는 고스란히 입게 된다. 올여름이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거라는데 어디 가지도 못하고 복지관도 문 안여는데 그럼 주거환경 가장 안 좋은 사람들이 손해 볼 거다.

또 다른 관점은 지금 자산의 핵심은 탄소 위에 있다는 것이다. 그린에 투자하면 기존의 탄소 위 자산이 많은 사람들에 비해 자산이 적은 사람들이 피해를 덜 본다.

그린뉴딜로 생기는 태양광, 풍력 자산 등 순환경제 자산들을 그냥 기업이 가져가게 하지 말고 지역 주민, 사회적경제 사람들이 그런 자산을 공유하게 하자는 컨셉이 같이 있어야 한다. 대기업이 만드는 석탄화력발전소 없애고 새만금이 만드는 태양광은 도민, 지분투자하도록 도와서 불평등하게 가지 않도록 한다든지 하는 방법들이다. 정부 발표할 때 보니 지분을 공유하는 내용 등을 넣어놓았더라.

그게 없으면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 등을 방해할 수 있다. 지분 참여가 없다 보니 주민들에게는 이해관계는 없고, 집 근처에 공사만 하는, 단점만 남는 일이 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도로 옆 공터 등에 엄격한 환경심사 후 설비하고 주변 주민들 지분투자, 수익 보장해주면 얘기 달라질 것이다.

탄소 기반 경제를 그린경제가 따라가면 안되고 주민들이 이로써 생기는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줘야 한다.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한다. 4차산업혁명이 우리를 구원할 거라고 믿는 시각이 있는데 그린뉴딜에 따르면 유의할 점이 있는 듯하다.

사람이 천재라고 해도 밥을 먹어야 머리를 쓸 게 아닌가. 생물학이나 물리학 법칙은 복잡하지 않다. 전기를 빼면 고철이다.

갈수록 많은 디지털, 인공지능을 사용하면 그 전원 누가 공급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존재하지 않으면 간단치 않은 일이 된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이세돌이 5판 중 1판 이겼다고 하지만, 비용 대비 성능으로 보면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진 거다. 오만분의 일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이세돌이 한 판 이긴 거다.

지금 개발되는 기술들이 굉장히 전기를 많이 먹는 것들이다. 디지털시대로 가는건 전기 많이 써야 하는 건데 어떻게 만드는 거냐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영원할 수 없다.

두 번째 질문은 '진짜 디지털이 그렇게 급한 거냐?'는 것이다. 재밌는 현상은 복지에 정통한 친구에게 그린뉴딜에 대해 얘기했더니 2050년에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던데 어쩌나 고민했던 것이 허무하다고 하더라. 2050년이 아니라 2030년이 문제다. 인공지능이 2045년에 노동자 자리를 뺏는다고 하던데 그건 2040년 이후의 일이고 기후위기는 2030년의 일이다.

이 말을 하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붕괴에 대한 것은 꽤 많이 인지됐는데 시간대로 보면 이게 더 빠르고 심각한 위기인 기후변화에 대한 컨센서스는 부족한 것 때문이다. 정말 특이한 일이다. 디지털에 대한 환상이 세서도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걸로 일자리 만든다던데 그런 일자리에 대한 의심도 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는 대부분 인공지능의 학습을 위한 라벨링 같은 것들이다. 영어를 쓰는 국가들에서는 그런 아르바이트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기계를 공부시키는 학습데이터는 사람이 해주는 것으로 고스트워크, 즉 유령노동이라고 한다. IMF때 도서관 책 스캐닝하는 일자리 만들어주지 않나. 그것보다 더 단순한 노동이다.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고, 이것을 '뉴딜'이라는 이름 써서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있다.

거꾸로 그린뉴딜을 할 때는 디지털이 꼭 필요하다. 재생에너지로 변환하면 생산된 전기가 얼마나 되는지 평균을 내고, 쓸 곳을 다이내믹하게 분배해줘야 한다. 기상데이터를 가지면 일주일 태양, 바람량 등을 예측하고 시뮬레이션해 분석할 수 있는데 그걸 분석하는데 디지털 꼭 필요하다. 디지털을 위해서 그린뉴딜이 아니라 그린뉴딜을 위해서 디지털이 필요하다. 혁신이라면 디지털 혁신만 생각하는데 더 어려운 혁신이 녹색 혁신이다.

정부가 그린뉴딜을 선언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목표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명확히 대처해야 한다는 것과 절반으로 탄소배출 줄이기 위해 도시를 바꾸고 방식을 바꾸겠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있어야 한다. 일자리 만드는 게 아니라. 4G에서 5G로 간다고 세상이 그렇게 많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린뉴딜을 통해서라면 세상은 많이 바뀐다.

그린뉴딜에서 사회적경제조직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까?

그린과 관련된 산업, 기업적 측면은 대규모 기업이 할 수는 없는 것이 많다. 흔히 태양광은 어느 회사배터리는 어느 회사를 얘기하지만 그 기업들은 글로벌기업이고 국내에는 그린과 관련된 산업생태계는 거의 없다. 시장이 작아서고, 정부가 제대로 만들어주지 않아서다.

그린뉴딜은 원전 하나 큰 거 만들고 그런게 아니라 분산형일 수밖에 없다. 태양, 풍력 다 분산시켜야 하고 충전소 만드는 것도, 저층 주거지 바꾸는 것도 대기업들은 안할 거 아닌가. 지역과 연결되고 분산적인 사업들이 만들어질 가능성 높다. 기존의 사경과 연계된, 주민 도움 받으면서 참여해야 할 여지가 높다.

아직은 공공투자도 그렇고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미미한 수준이다. 태양광 관련 사회적기업이 많지만 제한된 수의 태양광 패널 설치해주는 수준이다. 시장을 키우고 지역별로 자원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으로 하면 사회적경제에 중요한 역할 할 모멘텀이 될 것이다. 집수리도 작은 기업들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국가적 정책이지만 아래에서 올라가는 방식이라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재난기본소득이 구현돼나가는 과정을 볼 필요가 있다. 재난기본소득이 잘사는 집은 필요 없는 것이 아닌데 중앙정부는 100% 지급을 하지 못하다가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움직이면서 중앙정부로 올라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주고 요구하고 하니까 70%를 얘기하다가 100% 지급 결정이 된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산뜻한 설계를 갖고 밀어붙일 것이란 기대는 없지만,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중앙정부를 움직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지자체가 지역시민사회와 협의해서 에너지 생산, 교통 등 먼저 하고 있는 일들이 있다. 경기도 화성시가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시행하기도 하지 않았나?

그런 과정들을 밟으면서 추상적 담론이 아니라 그린뉴딜이 진짜 뭔지를 체감하는 것들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가장 빨리 그린뉴딜이 실천되는 방법이다.

사회적경제조직들도 중앙정부 정책 기다리기보다 지자체들과 구체적인 만남을 갖고 실체적인 것들 만들어 가야 한다. 전기세 올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주거리모델링 지원해달라" 하는 방식으로 서로 원하는 것을 얻는 방식을 만들어갈 수 있다.

미세먼지 해결한다고 여러 가지 하다 잘 안됐는데 결국 코로나19로 석탄화력발전소가 셧다운 되면서 확 줄어든 것을 체감하지 않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원인을 체감하게 해야 한다.

정부의 그린뉴딜 선언으로 변화가 올 것으로 생각하나?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벌써 소득주도성장위원회에서 그린뉴딜성장 관련 회의도 하고 그러지 않나.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린뉴딜은 현재 컨센서스가 많이 안 돼 있어서 가장 도전적인 정책이 될 것이다. 진보적 마인드 가진 친구들도 아직 정보가 별로 없다. 기후위기에 대한 정보만 공유할 수 있으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사회의 지혜와 에너지가 다 모여야 그린뉴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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