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도시재생 마무리…도시재생기업은 지역자생의 필수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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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도시재생 마무리…도시재생기업은 지역자생의 필수요소
서울지역 192개 도시재생 사업 5년간 변화와 성과
4개 지역서 8개 도시재생기업 설립…기존 보조금 지원 넘어 단계별 맞춤관리 강화
  • 2020.05.13 15:16
  • by 전윤서 기자

# 용산구 해방촌은 한국전쟁 후 실향민과 이주민이 서울역과 가까운 남산에 모여들면서 형성된 남산 아래 첫 동네다. 70-80년대에는 니트·스웨터를 생산하며 성장했지만 이후 생산시설이 교외로 이전하고 마을인구가 감소해 주거환경도 노후 됐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해방촌의 매력에 빠진 젊은 예술가와 상인, 외국인들이 새롭게 자리 잡아 지역에 새로운 특색을 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위에서 2016년 시작한 서울시의 '해방촌 도시재생사업'은 마을의 오래된 삶의 흔적과 앞으로의 마을을 연결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진행 중이다. 마을입구인 해방촌오거리, 신흥시장, 보성여중고 등 마을의 주요 자산을 잇는 중심보행길의 낡은 계단과 보도가 정비되고 보안등과 CCTV가 새롭게 설치돼 더 안전하고 걷기 편한 길로 변신했다. 해방촌과 함께 성장했지만 시설 노후화로 어려움을 겪는 '신흥시장'은 올 연말까지 칙칙하고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아케이드 설치, 바닥‧계단 포장, 간판정비 같은 물리적 환경정비가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의 1단계 도시재생활성화지역 8곳 ▲창신‧숭인 ▲해방촌 ▲가리봉(선도사업) ▲성수 ▲신촌 ▲장위 ▲암사 ▲상도(시범사업)의 주거재생 선도‧시범사업이 연내 마무리된다. 

이 8곳은 전면철거 대신 고쳐서 다시 쓰는 '서울형 도시재생'의 시작을 알린 곳들로 전체 192개 사업 가운데 82.3%인 158개 사업이 완료됐다. 나머지 34개 사업도 올 연말까지 완료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 중이다. 

사업은 앵커(거점)시설 설치, 주거환경 개선, 산업생태계 보존‧활성화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5년간 20개 앵커시설이 문을 열어 아이돌봄, 마을카페, 도서관, 운동시설, 경로당 등 마을의 다목적 활동공간이자 지역 주민 간 공동체 회복 거점으로 자리했다. 

골목길과 계단, 하수도 등 노후 도시기반시설을 대대적으로 정비‧확충해 주민들의 정주여건도 크게 개선됐다. 서대문구 신촌동 골목길에 지난 4월 가파르고 협소해 걷기 불편했던 낡은 계단이 사라지고 에스컬레이터가 생겼다. 자치회관, 노인복지센터, 어린이집 등 주민 편의시설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신촌동 계단 에스컬레이터 (설치전) ⓒ서울시
▲ 신촌동 계단 에스컬레이터 (설치전) ⓒ서울시
▲ 신촌동 계단 에스컬레이터 (설치후) ⓒ서울시
▲ 신촌동 계단 에스컬레이터 (설치후) ⓒ서울시

개별 집수리와 골목길 정비를 병행하는 소규모 도시재생인 '가꿈주택' 사업은 2016년 1호(장위동)가 탄생한 이후 4년간 8개 지역에서 200건의 사업이 추진됐다. 골목길을 사이에 둔 집집마다 담장을 허물거나 낮춰 골목 공동체가 되살아났고, 넓어진 골목길엔 벤치와 조경을 설치하고 바닥포장, 바닥등 설치, 노후 하수관 개량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졌다.

▲ 서울시 가꿈주택 1호 "장위동 연주황 골목길"(조성전) ⓒ서울시
▲ 서울시 가꿈주택 1호 "장위동 연주황 골목길"(조성전) ⓒ서울시
▲ 서울시 가꿈주택 1호 "장위동 연주황 골목길"(조성후) ⓒ서울시
▲ 서울시 가꿈주택 1호 "장위동 연주황 골목길"(조성후) ⓒ서울시

서울시는 20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 선도지역인 창신‧숭인을 필두로 8개 주거재생 선도‧시범사업지에서 지난 5년간 공공과 주민이 함께 만들어낸 변화와 주요 성과를 이처럼 소개했다.

1단계 주거재생사업은 4개 분야에 역점을 두고 추진됐다.

■ 첫째, 마을 유휴공간 등을 활용한 커뮤니티 시설 확충과 노후 골목길과 계단난간을 정비, 어두운 골목길엔 CCTV와 비상벨, 안심이 장치, 태양광 조명등 등을 설치해 범죄예방환경을 마련하는 정주여건 개선(삶터 재생)

■ 둘째, 노후‧쇠퇴해가는 지역산업의 보존과 활성화를 위해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산업재생사업(일터 재생)

■ 셋째, 사라질 뻔한 마을자산을 보존하고, 도시재생으로 재조명해 지역의 경쟁력 있는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지역특화재생'(지역특화 재생)

■ 넷째, 재생지역마다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선도사업 선정부터 사업 추진 전반을 주민이 주축이 되는 '주민주도형'으로 추진해 지속가능한 주민주도 자생(自生) 기반 마련(공동체 재생)이다.

도시재생기업(CRC)은 일종의 도시재생 마을기업으로 주민 스스로 지역자산을 발굴, 운영‧관리한다. 공공이 마중물사업 등을 통해 선지원하는 초기 도시재생사업 이후에도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같은 자립 형태로 지역사회의 공유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것을 다시 지역사회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지역경제 기반 도시재생'으로 진화,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2017년 창신숭인에 전국 1호 도시재생기업(CRC)인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 설립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개 지역(창신숭인, 해방촌, 암사, 상도)에 8개 도시재생기업을 선정 지원 중이다. 서울시 전역을 기준으로 하면 13개 도시재생기업을 선정‧지원 중에 있으며, 매년 신규 도시재생기업을 지속해서 발굴 육성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5년간의 선도‧시범사업을 마무리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후속 관리대책 추진에 나선다. 이를 위해 작년부터 8개 지역에 대한 일제 현장 실태점검을 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전면 철거 방식의 정비사업과 달리 단기간에 물리적‧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도시재생의 특성상 주민들의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 ▲8개 지역의 전체 사업면적(449만4,532㎡)이 광범위하다 보니 여전히 기반시설 정비나 주거환경개선이 미흡한 부분이 존재 ▲재생사업으로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원주민과 임차인이 떠나게 되는 '둥지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 해방촌 '신흥시장' 시설환경개선(진행 중) ⓒ서울시
▲ 해방촌 '신흥시장' 시설환경개선(진행 중) ⓒ서울시

서울시는 마중물 사업 종료 이후에도 도시재생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후속 관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골목길 재생, 가꿈주택 사업 등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로, 공용주차장, 하수도 같은 기반시설 정비도 병행한다. 지역자생의 필수요소인 '도시재생기업(CRC)'도 기존 보조금 지원을 넘어 지역별‧기업별 상황과 역량을 고려해 단계별(발굴-육성-지원-관리) 관리체계를 도입하고, 법률‧세무‧회계 등 전문가 지원도 시작한다. 

후속 관리대책은 ▲주거환경개선 지속 추진 ▲소규모 건축,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관련 제도 개선 ▲도시재생기업(CRC) 지원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도시재생의 핵심적인 성과는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 그 자체다."라며 "그동안 조성된 앵커시설들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주민의 공간이, 도시재생기업(CRC)은 지역자생의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지난 5년간 마중물 사업을 통해 확보한 자생력을 토대로 주민 스스로 지속가능하게 지역을 활성화하는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월 창신숭인·해방촌 등 선도·시범지역 8곳의 5년에 걸친 도시재생 현장 이야기를 참여주체의 시각으로 담은 「Re-Seoul 함께 읽는 도시재생」(8권, 1세트)으로 발간했다. 서울시 도시재생포털에서 누구나 무료로 읽을 수 있다.

▲ 시범(8개)지역 도시재생(CRC) 운영현황 ⓒ서울시
▲ 시범(8개)지역 도시재생(CRC) 운영현황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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