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 우리 괜찮은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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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 우리 괜찮은 거니??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심포지엄...생협 소비자와 생산자 관계 재조명 통해 생산자들의 입장 강화 방안 토론
  • 2017.12.12 11:11
  • by 이진백 기자
생협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 괜찮나?

"농업 없는 물품 없고, 물품 없는 생협 없고, 

생산자와 소비자 없는 생협은 없다."

"소비자 없이는 생산을 이어갈 수 없고, 생산자 없이는 

건강한 농산물을 구할 수 없다. 

생산자와 소비자는 서로 의존하며 상생하는 관계이다."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가 12월 6일 서울유스호스텔 세미나실에서 '생협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 괜찮나?'란 이색 주제를 가지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친환경·유기농업을 지속하기 위해 생산자들은 현재 어떠한지,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를 중심으로 어떤 변화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실천해갈 과제를 공유해 보고자 마련됐다.

한국농어촌연구소 측은 "두달간의 현지조사와 4개 생협의 생산자 및 친환경농업단체 활동가를 대상으로 4차례의 심층설문을 통해 이번 심포지엄을 준비하게 됐다"며 "이번 과정은 충분한 조사를 하기에는 기간도 짧고 준비도 부족했다. 그래서 이번 심포지엄은 문제제기 하는 수준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재욱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이 '생협 생산자의 지위, 관계, 역할 변화', 이근행 농어촌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한살림생산자연합회 농업살림연구팀장)은 '생협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 변화와 모색',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가 '농산물 관련 언론 태도와 소비자 동향'이란 주제로 각각 발표를 진행했다.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가 12월 6일 서울유스호스텔 세미나실에서 '생협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 괜찮나?'란 주제를 가지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재욱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이 '생협 생산자의 지위, 관계, 역할 변화'란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첫 발제를 진행한 이재욱 소장은 한국 생협의 태동과 성장, 발전을 설명하며 생협과 생산자의 역할, 생협의 발전과 생산자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이 소장은 "초기 생협의 생산자들은 단순히 농산물 납품업자가 아니라 생협의 주체로서 설립을 함께 기획하고 참여했다. 또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조합원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 출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했고 임원으로 참여했다. 적자를 함께 떠안는 등 생협의 한 축을 담당했다."며, "우리나라 생협의 태동과정에서 생산자가 차지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그런 생산자들이 지금은 생협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 생협에서 차지하는 그들의 위치는 어떻게 변화하였나?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는 이 질문을 하게 됐다."며, 이번 조사와 심포지엄을 통해 이러한 문제의식을 짚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불과 10여 년 전까지도 생협을 하는 사람들은 생협한다고 하지 않았다. '생협운동'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생협이 지역을 살리고, 우리농업을 살리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함께 구하는 운동이라고 하면 여전히 생산자들의 역할은 중요하다"며 "우리 농업의 보호와 농업의 생태적환경으로 확대를 위해서는 생협의 참여자들이 생산자들과 함께 노력해야 한다. 다시 생협운동을 하던 자세를 회복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욱, '생협 태동부터 생산자 역할 중요', '생협운동'하던 초심 회복해야'...이근행, 생협 사업규모 성장하며 효율과 경쟁 요구 높아지면서, 생산자 계열화 현상으로 지위 하락..생협 정체성 회복해가야 

이어 이근행 선임연구원은 "친환경농업을 시작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동반자 관계로 출발한 초기 생협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한지를 현 시점에서 진단해 보고자 한다"며, "생산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공론화 시키고자 오늘의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직거래를 조직한 이유는 농산물의 거래만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회적 교류, 정서적 교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농사를 이해하고 수고로움을 알아주는 소비자들의 이해와 믿음만이 생산자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채워줄 수 있다. 생산자들이 건강한 생산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은 땅을 살리는 농사를 짓는다는 정체성과 자부심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협의 사업규모가 성장하면서 오히려 생산자들의 주체적 역할과 위상이 줄어들었다"며,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가 변하여 생산자 노릇하기가 힘들어진다면 생산활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강한 먹을거리를 안정되고 편리하게 구해 안심하고자 하는 사회구성원들의 욕구가 확산됐기 때문에 (친환경농산물)시장이 확대되고 생협이 성장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성장을 위한 효율과 경쟁은 생협의 물류별 계열화로 진행됐고, 생산자들을 계열화로 분화시켰다며 생협의 주체들(생산자, 소비자, 실무자)은 친밀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구성하고 유지해 왔는데 대중화되면서 그 관계의 긴밀함이 느슨해지고 밀도도 옅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생산자가 물품과 교류활동으로 소비자들과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하는 제도가 친환경농산물인증"이라며, "생산부문은 유기농의 관행화로, 소비부문은 건강보다는 안전성을 분석한 수치에 '안심'하는 경향으로 굳어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 인증제도는 결과중심(실험실중심), 위반행위접근(사후징벌), 부적합하면 퇴출한다는 관점에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우리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유기농 인증은 과정중심주의(현장중심), 리스크 접근(사전예방조치), 부적합사항은 개선한다는 관점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참여형 인증제도, 자주인증제도의 적극적 도입과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협이 성장해 규모가 커지면서 각 주체들의 역할 방식도, 수준도 다양해지고 관계도 많아지고 복잡해졌다. 모든 생협들은 역량과 경험에 따라 다들 나름대로 의미있는 방식과 체계들을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의 주체적 관계, 사업과 활동의 균형과 조합이 중요하다. 생협의 정체성 만큼은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변화되고 있는 생협 환경,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를 유지하고 혁신하기 위해 생산자들이 고민해 볼 과제로 ▲생산자, 생산자조직의 재조직화 ▲작은일의 도모와 제도의 혁신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 직거래원칙의 재확인 ▲끊임없는 생산자-소비자 만남, 교류활동 개발과 시도 등 4가지를 제안했다.

정은정, 먹거리와 농촌문제 선정적 이슈로 다루고 농민 범죄화하는 언론 보도 태도 문제 심각...소비자 이해와 태도변화를 위한 토론과 교육 활성화돼야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정은정 연구자는 농산물 관련 언론의 태도를 지적했다. 정 연구자는 "선정적인 이슈선점을 하는 데엔 먹는 문제만한 콘텐츠가 없고, 농민과 자영업자는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존재"라며, "농산물 관련 언론의 태도는 두 가지로 악의적이거나 무관함"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자는 "식품 관련 보도는 적은 비용으로 시청자 및 독자들을 확보하기에는 가장 좋을 뿐더러 교양프로그램으로 분류되어 방송심의를 받기에도 좋기 때문에 과할 정도로 넘쳐난다"며, "반면 농산물에 대한 보도는 원산지 표기와 관련한 보도가 가장 흔하고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일종의 '달력기사' 노릇을 하거나 '사건 사고'와 같은 부정적 기사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자는 농산물에 대한 언론보도 형태의 한 예로 최근 이슈인 살충제 달걀사건을 좋은 사례라고 소개했다. 정 연구자는 "살충제 문제가 발생하기 전(2015년) 양계협회와 양계업계에서 먼저 정부에 검역요청을 해왔지만 외면당했다"며 "하지만 올해 8월에 '피프로닐' 성분이 국내 달걀에서 검출되면서 언론이 살충제 달걀 사건을 앞다퉈  보도했다. 각 언론사마다 선정적 보도에만 열을 올리고, 농민의 '범죄'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를 했다"고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정 연구자는 "미디어가 식품 사건을 다룰 때 쓰는 방식은 사건의 원인을 찾아내고 대책을 논의하기 보다는 사건의 단순전달, 혹은 과잉전달을 하면서 보도에만 초점을 맞추는 형태를 보여왔다"며 "실제 생산현장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보도 행태는 생산자들을 범죄화 시키는 동시에  친환경 농업 전반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키는데 언론의 행태가 가장 크게 작동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자는 "살충제 달걀 사태에서 보듯이 결국 생협들이 각자 대응에 매달렸을 뿐 공동의 고민과 대응책 마련을 하지는 못했다"고 운을 떼며 "생협은 사실 '식품안전' 사건, 즉 식품위험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수혜자이자 피해자일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정 연구자는 "생산자의 환경과 소비자들의 상황도 많이 바뀌었다. 소비자 조합원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 수단으로 '토론'과 '교육'을 제안했다. 

왼쪽부터 김용래 두레생협 생산자회 부회장, 이재동 前 행복중심생협 생산자회 회장(성주 농민회장), 전민철 前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청년위원장, 김 우 前 울림두레생협 이사장, 정만철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 IFOAM 이사.

3명의 발제에 이어, 이진천 전국귀농운동본부 이사(前 춘천생협 이사장)을 좌장으로 김용래 두레생협 생산자회 부회장, 이재동 前 행복중심생협 생산자회 회장(성주 농민회장), 전민철 前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청년위원장, 김우 前 울림두레생협 이사장, 정만철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 이사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김용래 부회장은 "이근행 선임연구원의 발제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가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며 "현장사례의 생생한 설문조사를 통해서 이야기를 쏟아내기는 했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생산자들의 이야기만으로 발제를 진행한 것이 아닌가? 소비자 조합원 의견으로 충분히 보완이 되어야 이후 대안을 만드는데 있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대안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성장의 그림자가 지금의 관계악화(생산자 의사결정 구조의 소외) 그리고 더 나아가 생협운동을 위기로 내몰고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지않았나 생각을 한다"며 "생협이 생태환경농업의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생협 내의 의사결정 구조에 동등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생산자, 직원(실무자), 소비자 생협의 3대 주체가 대등한 입장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래, 생산자들만의 이야기는 아쉬워...생산자와 소비자 등 생협 주체들 대등한 관계돼야...이재동, 초심을 다시 회복해야...생산자와 소비자에 대한 교육 강화해야...전민철, 지속적인 상호 활동이 친밀한 관계 형성해...김우, 협동조합 하는 근본 이유 생각해야...시장논리 편승 경계 필요...정만철, 생산자와 소비자 참여하는 자주인증 신뢰 시스템 재구축해가야
     
이재동 회장은 "이런 고민들이 없었으면 이런 자리가 만들어 지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의 마음을 그대로 쭉 이어갔으면 이런 자리가 만들어 지지 않았을 것이다. 점점 시간이 갈수록 생산자조직이 의사결정 구조에서 멀어지고 있다. 생산자 조직이 '을'로 가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 회장은 "생협 간의 경쟁구도는 심해지고 이러한 과정에서 생산자 조직에 요구하는 것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소비자 조합원보다는 생산자의 부담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초심을 잃은 생산자와 소비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의식을 강화시키는 교육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민철 청년위원장은 "출발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조합원과 생산자의 관계가 다른 것 같다. 10년 전에는 (소비자가) 농촌과 농민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작용을 했다"며 "조합원이나 생산자나 활동하지 않으면 이 관계는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다. 활동하는 조합원과 생산자는 친밀도가 있다"고 말했다. 

전 청년위원장은 "지역에서 올해 전 필지 잔류농약 검사를 하기 위해 소요된 비용이 5천만원이 넘는다. 언제까지 생산자가 '건강'이 아닌 '안전' 패러다임 속에 빠져있어야 하는가? 농민들은 이 불안에 대한 걱정을 하며 농사를 지어야 한다. 안전에 대한 문제가 계속 강조되다보니 조직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 점검과 관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밖에 없다"며 "이 문제는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조합원이 해결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우 前 이사장은 '우리가 왜 생협운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를 정리했다. 김 이사장은 "'생협한다'와 '생협운동한다'의 차이에 대해서 한번 더 성찰하게 됐다. 지금은 운동과 교육, 활동보다는 사업에 치중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에만 매몰되어 있는데 그렇게 살아남는다면 그것은 이미 협동조합이 아닐 수도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며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논리와 전혀 다른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그런데 지금 생존이 어렵다는 이유로 시장논리를 지향한다고 하면 우리는 망하거나 기업화되는 상황에 처한다. 우리가 왜 협동조합을 하려고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생산자가 위상을 가지고 제 역할을 하고, 생산자회는 창구 역할을 하면서 연합회와 동등하게 동반자 역할을 하면서 같이 가기를 희망한다"며 "조합원들에게 유기농산물의 의미와 생산과정을 알려내는 것들은 임원과 활동가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안전', '안심'의 프레임 보다는 '생명에 깃든', '건강함' 먹을거리로 방향을 잡아서 알려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만철 이사는 "우리나라의 생협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공동체적 입장에서 출발했고, 가치와 운동이 결합돼 국내 유기농업 확대에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제목처럼 소비자와 생산자 관계를 어떻게하면 괜찮게 만드느냐가 오늘 이 자리를 만든 계기가 됐다"며 "직원(실무자)은 생산자를 더욱 생각해야 하고 생산자의 경우 소득도 중요하지만 유기농업을 한다는 '신념', '자부심', '자존감'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는 "사회의 가장 큰 안전망은 신뢰이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신뢰를 기반으로 해서 생산자·소비자 공동 참가형 자주인증제도가 필요하다. 또 낮은 단계부터, 될 수 있는 것 부터 같이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협동조합 간 협동의 시발점이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는 농어촌에 관한 전문적 연구를 통해 농어업을 육성하고, 도시와 농어촌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여 농어민의 인간적인 삶의 실현에 기여코자 설립된 민간 연구소이다. 1950년대 말 설립된 농업문제연구회와 1960년대 개편된 한국농업근대화연구회를 모태로 하여 1985년 12월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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